선수 부모 "기막힌 운동 환경...반드시 개선해 달라"
제45회 제주특별자치도민 체육대회가 마무리됐지만, 비인기 종목 선수를 자녀로 두고 있는 한 어머니의 가슴에는 아쉬움이 남았다. 열악한 운동 환경과 선수 처우 때문이었다.
제주시민 고모씨는 2일 제주시청 인터넷 신문고를 통해 '역도' 종목에 대한 행정의 무관심을 지적하며 운동 환경과 선수 처우의 개선을 주문했다.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일까지 치러진 도민체전 기간에 제주종합운동장 주경기장 자동차등록사무소 옆 외3문에 위치한 역도경기장을 찾아간 고씨.
고3, 고2 역도 선수인 두 딸을 응원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그는 경기에 앞서 옷을 갈아입으려는 두 딸을 따라 나섰다. 그런데 두 딸이 도착한 곳은 여자 탈의실이 아닌 남자 화장실이었다.
깜짝 놀란 고씨는 "왜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지 않고 남자 화장실로 가느냐"고 물었고, 두 딸은 "탈의실도 없고, 여자 화장실은 사용하지 못하게 자물쇠를 채워서 남자 화장실에서 옷을 갈아 있는다"고 답했다.
고씨는 "두 딸이 옷을 갈아입는 것을 기다리며 밖에 서 있었는데 남자들이 화장실을 들락날락 거렸다"면서 "너무나도 기가 막혔고 조마조마했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애들이 중1, 중2 때부터 역도를 시작했으니 5년 넘게 이런 생활을 해 왔다는 게 부모로서 미안해 얼굴을 들 수가 없었다"며 열악한 운동 환경을 지적했다.
열악한 것은 탈의실 문제만이 아니었다. 역도장 안에는 선수들이 벗어놓은 옷가지, 용품 등이 구석 한켠 나무평상 위에 수북히 쌓여 있었다고 고씨는 전했다.
고씨는 "햇빛 한 점 들지 않는 이런 작은 공간에서, 먼지 속에서 연습을 한다는 게 놀라웠다"며 "이런 환경 속에서 소년체전이나 전국체전에 나가 좋은 성적을 거둔 선수들이 참 대단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체육 관계자들이 직접 역도경기장을 찾아 어떤 환경인지 확인해봐야 한다"며 "최소한 이 곳이 역도장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역도장'이라는 현판이라도 설치해 달라"고 주문했다.
또 "남녀 탈의실을 따로 설치하고, 개인 사물함도 설치됐으면 좋겠다"며 "경기장을 넓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리모델링이 이뤄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역도를 좋아하는 소녀들의 엄마'의 입장에서 이같은 주문사항을 전달한 고씨는 "너무 많은 것을 부탁한 것도 아니고 선수들에게 꼭 필요한 것을 부탁하는 것이니 '예산 없다', '바쁘다' 말고 꼭 개선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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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원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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