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적자난에 예산절감 차원"...시민 "지금이 1970년대냐?"
서귀포시 성산읍 난산리 소재 16만여㎡ 부지에 조성된 청소년수련시설인 모구리야영장.
2003년 조성된 이곳은 취사장과 화장실 등의 부대시설은 물론 운동장, 극기훈련장, 서바이벌게임장, 오름산책로 등이 함께 어우러지며 수 많은 방문객들의 발걸음을 유도했다.
특히 성산일출봉, 섭지코지, 일출랜드, 산양해수욕장, 성읍민속마을 등 제주의 대표적인 관광지와 인접해 있고, 관광객이 머무르기 적격이라는 입소문까지 퍼지면서 연일 상종가를 달렸다.
그런데, 거침없던 행보는 지난해 10월을 기점으로 뚝 끊겼다. 성수기가 다가오는 시점이지만 얼마나 많은 야영객들이 찾아오게 될지 장담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올해 1분기 야영객은 2463명으로 지난해 같은시기에 3503명이 찾아온 것에 비해 현저히 줄었다.
운영난을 이유로 야영장의 전기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차단하면서 부터다.
# 적자난 예산절감 대책, "야영객 전기 끊어!"
모구리 야영장의 요금은 성인 1200원, 학생 1000원으로 저렴한 편이다. 운동장이나 강당, 시설 이용료는 별도로 받지만, 기본적으로 야영만을 원하는 방문객에게는 1인당 1200원을 받는다.
이용료가 싸다보니 연 수익은 2000만원 안팎으로 많지는 않다. 인건비나 시설유지비, 전기세 등으로 지출되는 비용이 만만치 않아 적자를 보면서 운영하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 모구리 야영장은 지난해 10월 예산절감을 위한 대책을 마련했다.
먼저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2인 1조로 시행하던 당직근무를 변경, 일직근무는 평상시 근무로 대체하고 숙직근무는 없애는 방안을 추진했다. 또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해 전기 이용료를 줄이는 방안을 강구했다.
이 예산절감 대책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과도한 전기세를 줄인다는 취지하에 야영객들이 이용하는 전기를 차단했다. 현재 모구리 야영장에는 사무실과 대피소 등의 일부 건물에만 전기가 통한다.
전기는 이제 막 공사를 발주한 태양광 시설이 완공될 때까지 끊긴다.
서귀포시에 따르면 이용자들이 전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던 지난해 여름, 성수기 기준으로 한달 전기세는 약 190여만원이었다. 그리고 이용객들의 전기를 제한하고 손님이 뜸한 최근의 전기세는 약 100만원이다.
한 달에 약 80~90만원의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지난 여름의 경우 방문객들이 많았고 그에따른 수익도 발생했다는 점, 야영장 내의 가로등이나 대피소 등 전기시설은 항상 가동되며 100만원 이상의 전기세가 소비되고 있다는 점에서 야영객들의 전기사용을 차단한 효과가 큰 지는 미지수다.
# "지금이 1970년대 캠핑 문화인줄 아는가?"
성수기를 마친 지난해 10월 조용히 추진된 전기차단 문제는 올해 성수기가 다가오자 다시 수면위로 올라왔다.
모구리 야영장을 방문하기로 마음먹은 관광객들에게 이 같은 상황이 그저 어이가 없을 뿐이다.
오는 5월말께 모구리 야영장을 방문할 예정이라는 최모씨는 "한국 관광을 대표하는 제주도에 현시대에 걸맞는 캠핑장이 왜 이렇게 없냐"며 "지금이 1970년대인줄 아는가"라고 질타했다.
최씨는 "최근에는 캠핑 문화가 옛날처럼 돗자리 깔고 석유버너 피워 라면 끓여먹던 1970년대가 아니다"라며 "생활에 불편없는 장비를 자동차에 싣고나가 가족과 함께 자연을 즐기는 고급레저활동"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렇다면 캠핑장도 그런 수준에 맞춰야 하는데, 유럽이나 일본의 캠핑장은 온갖 편의시설에 샤워장, 체육시설, 매점, 온수 등이 공급돼고 있는데, 제주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두고 오토캠핑장 하나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는가"라고 꼬집었다.
최씨는 "제주에 오면 이런저런 취향의 관광객들이 불편없이 누릴 수 있도록 기반을 갖춰놓아야 하는데, 제주도지사는 1970년대에 살고 있느냐"고 비꼬며 "눈을 뜨고 현실을 직시해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서비스를 보여라"라고 지적했다.
이어 "태양광발전이 설치되면 전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하는데, 기가 막힐 노릇"이라면서 "새 전기시설이 완공될 때까지 일단 기존의 전기를 공급하는 것은 상식 아니냐"며 질책했다.
최씨는 "육지부에는 수 많은 지자체가 서로 앞다퉈 오토캠핑장을 만들고 캠퍼들을 유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제주도가 돈이 없어 춥고 아쉬우면 차라리 전기료를 따로 받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뒤떨어진 제주의 캠핑 트렌드...다 조례 때문?
다음달 4일에서 7일까지 제주로 캠프를 떠날 예정이라고 소개한 강모씨도 "요즘 캠핑장의 추세는 전기 사용은 기본적인 것인데, 캠핑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강씨는 "어린 아이들이 있어 날씨의 변화가 심한 밤에는 전기담요 등을 이용한 난방이 필요한데, 제주도내 전기를 사용할 수 있는 야영장의 예약은 모두 끝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야영장을 검색하다가 모구리 야영장이 적자로 인해 사용이 불가능하다고 하는 내용을 봤다"며 "그렇다면 전기 사용료를 내고 일정 금액을 지불할 수 있도록 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강씨는 "많은 전기를 사용하는 것도 아니고 전기담요와 노트북 정도를 사용할 예정인데 전기 사용이 불가능하다고 해 가야할지 말아야할지 고민"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서귀포시 관계자는 "전기요금을 받는다던가, 이용요금을 올리는 것은 모두 '제주특별자치도 청소년수련시설 운영조례'에 걸려있어 임의로 바꿀 수 없다"고 토로했다.
서귀포시는 "현재 야영장 사용료의 현실화를 위해 조례개정을 요구한 상태"라며 "이용객들의 불편함을 모르는 바가 아니지만 조례가 통과될때까지 기다릴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오는 7월께 태양광 발전시설이 완공될 수 있을 것"이라며 "태양광 시설이 만들어지면 조례가 통과되지 않아도 이용객들이 전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적자를 이유로 이용객들의 전기까지 끊어버린 이번 모구리 야영장의 사례는 세계적 휴양도시를 지향하는 서귀포시가 '관광객 우선'이 아니라 '행정 편의'에 초점을 맞춘 행정을 했다는데 비판의 목소리가 더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박성우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세계적 후양도시. 명품도시 간판내려라
전기세 없어 그런 망신 자초하다니
시장님의 한계
조례 운운하고 법 운운하다보니 관광객과 시민은 뒷전으로 밀렸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