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 '질' 문제 잇따른 민원..."늦게 가면 아예 밥도 안줘"
학교급식과 관련해, 학부모와 학생들이 잇따라 급식 '질' 문제를 제기하고 나서면서 교육청 당국이 놀란 모습이다.
급식에서 제공되는 반찬 등의 식단이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추지 못하는가 하면, 양도 턱없이 부족하다는 학부모들의 호소가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AI) 파동 등으로 돼지고기와 닭고기 등 식재료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학교마다 식단을 긴축적으로 짜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인다.
물론 한끼당 급식비 지원단가는 지난해와 비교해 200-300원이 올랐다. 그러나 식재료 값의 오름폭은 더욱 커지면서 상당수 학교가 일주일에 두번 제공되던 고기류의 반찬을 1번으로 줄이는 등의 자구책을 펴고 있다.
이 때문인지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인터넷 게시판에는 최근 사흘 간 학교급식 관련 민원이 잇따라 제기됐다.
#"밥 반공기만 배식"..."늦게 가면 아예 밥도 안줘"..."양념국물만 먹어도 운수대통"
우선 학부모 K씨가 지난 10일 올린 하소연.
자녀 두명을 고등학교에 보내고 있다는 K씨는 "(아이들이) 중학교 때부터도 그렇고 각각 다른 학교로 진학해 다니고 있는 지금도 학교 급식의 문제를 입버릇 처럼 지적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일단 급식의 질은 둘째 치고 밥을 반공기만 배식을 한다든가, 육류 반찬은 꼬리, 목 밖에 못 먹어 봤다고 하더라"는 그는 "뭔가 문제가 있어도 아주 많이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어쩌다 조금만 늦게 가면 아예 밥을 주지 않는다고 하는데 도대체 학교 급식소는 학생들을 위한 곳이 맞느냐"고 반문하며, "혹시나 해 조카나, 아이들의 친구에까지 물어봤더니 똑같은 얘기를 했다"며 교육청 당국의 답변을 요구했다.
또 다른 학부모 K씨도 11일 이와 비슷한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아이들 말이 '어쩌다 좋아할만한 반찬이 나오는 날이면 양념국물이나 한조각만 먹어도 운수대통'이라며 투덜거린다"고 전했다.
"고생해 줄까지 서 가면서 급식을 뭐하러 먹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하던데, 아예 안먹어 버리는 아이들도 있다고 들었다"는 그는 "교육청에서 급식 문제 등을 제대로 관리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제기했다.
#"국그릇 없이 식사를 한다고요?"
또다른 학부모 K씨는 12일 급식소의 그릇 사용에 대한 부분을 문제 삼았다.
그는 "최근 아이를 전학보냈는데, 아이가 국그릇 없이 급식을 먹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급식에 국그릇은 따로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교사들은 국그릇에 식사하고, 학생들은 국그릇 없이 식사를 한다니 말도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사들만 대접받고 사는 세상인가? 누구를 위한 급식인지 알 수 없다"며 이에 대한 교육청 당국의 해명을 요구했다.
# 교육청 "음식 선호도 따라 부족함 발생...급식실태 조사하겠다"
이처럼 최근 잇따르는 민원에 제주도교육청의 급식 업무 관계자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제주도교육청의 급식업무 담당자도 잇따른 인터넷민원에 "최근 몇년 간 이런 경우가 없었다"면서 당혹해 했다.
그러면서 <헤드라인제주>와의 전화통화에서 민원이 제기된 부분에 대해 요목조목 해명했다.
우선 급식의 '양'이 모자라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학교 현장을 파악해 본 결과, 반찬을 넉넉하게 준비하고는 있는데 음식 선호도에 따라 부족한 음식이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학생들이 좋아할만한 음식은 갯수를 정해 주되, 남는 경우에 한해 더 먹기를 희망하는 학생에게 더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인원수가 많은 고등학교에서는 점심과 저녁 급식을 하기 때문에 저녁 준비를 위해 점심을 되도록 빨리 마무리하는 편"이라며 "점심 때 남는 반찬은 원하는 학생들에게 나눠주다보니, 급식실에 늦게 도착한 학생들은 원하는 반찬을 못 먹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국그릇이 없다는 지적과 관련해서는, "초등학교 1-3학년 등 저학년인 경우 보통 국그릇이 없어도 될 만큼 식판이 깊숙하게 제작돼 있다"면서, "하지만 학부모 입장에서 봤을 때는 (국그릇 없는 게) 안좋게 보일 수도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그는 "민원이 올라온 학교를 파악해 급식 상태를 조사하겠다"며 "민원을 제기한 학부모에 대해서는 양해를 구하는 글을 조만간 게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이같은 민원이 일부 학교에만 해당되는 사안일 수도 있지만, 이에대한 교육청당국의 실제 확인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식재료값 인상 등으로 식단구성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에 대한 종합적인 점검도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일련의 상황은 무상급식 문제와 더불어 급식의 질을 어떻게 담보시켜 나갈 것이냐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할 시점이라는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조승원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