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상토론'에 뿔난 농민들, "노루는 유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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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상토론'에 뿔난 농민들, "노루는 유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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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노루 관리방안 토론회'서 표출된 '보호-포획' 격론
"개체수가 얼마인지나 알아?"...'보호동물인가, 유해조수인가' 설전

제주 한라산을 비롯해 중산간 일대에 서식하며 농작물에 많은 피해를 주고 있는 노루.

농작물에 많은 피해를 주면서 '유해조수' 논란이 일고 있는 노루. <헤드라인제주>
한라산을 찾은 관광객들은 노루를 보게 되면 야생의 신비로움에 감탄을 자아내지만, 농민들에게는 그렇지 못하다.

노루에 의한 농작물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동안 노루를 최대한 보호하면서 피해보상과 예방시설 설치 등 두가지 측면에서 농작물피해대책을 추진해온 행정당국 역시 피해를 호소하는 농민들의 잇따른 호소에 난감하기만 하다.

급기야 노루를 '유해조수'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가운데 22일 오후 2시 제주시 구좌읍 주민자치센터에서 열린 '제주 노루 실효적 관리방안 도민토론회'에서는 격론이 벌어졌다.

제주야생동물구조센터(센터장 윤영민)가 주최한 이날 토론회에서는 행정당국과 농민대표, 학계인사 등이 패널의견과 방청석 의견을 수렴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주제발표 없이 막바로 7명의 패널들의 의견제시로 시작된 토론회는 금새 격론으로 이어졌다.

패널의 발표가 끝날 때마다 방청석에 자리한 농민들이 막바로 패널의견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며 분통을 터뜨렸기 때문이다.

제주야생동물구조센터가 개체수가 약 1만3000마리 정도 될 것으로 제시하자, 농민들은 "그 수치를 어떻게 믿을 수 있나?"라며 발표된 개체수에 의문을 제기했다. 2-3년전 제주도에서 발표된 노루 개체수와 비슷했기 때문으로, 이 개체수가 기준으로 한다면 최근 몇년간 노루가 거의 증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노루에 의한 피해를 호소하는 농민. <헤드라인제주>
노루 개체수 조사결과에 이의를 제기하는 한 농민. <헤드라인제주>

#"노루가 있어서 좋다는 말은 피해를 안본 사람 말이지, 우린 '꼴 보기'가 좋겠어?"

방청석의 한 농민은 곧바로 발언할 기회를 달라고 요구한 후, "(한라산연구소의 1만2800마리 추정 발표에) 무슨 근거로 1만2000마리라고 할 수 있나"라며 "아마 2-3만마리는 족히 될 것인데, 정확한 근거를 갖고 발언하라"고 핀잔을 줬다.

노루에 의한 농작물 피해를 호소하는 한 농민. <헤드라인제주>
지정패널로 나선 이재광 농업인단체협의회 사무처장은 "지금 1만2000마리라고 하는데, 만약 이 숫자가 맞더라도 암수를 구별해 암컷 80% 정도가 새끼를 낳는다고 가정하면 내년에는 1년사이 6000마리는 족히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노루가 있어서 좋다는 말은 노루에 의한 피해를 안본 사람의 말이지, 노루에 의한 피해를 본 사람이 '꼴보기 좋다'고 할 것 같으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의 발언이 끝나기가 무섭게 방청석 뒷좌석에 앉아있던 또다른 농민이 발언을 신청했다.

그는 "농민들은 많은 피해를 보고 있는데, 환경단체에서는 이해를 해달라며 포획에 반대하고 있는데, 이건 말이 안된다"며 "탁상 행정에서는 이해가 안되겠지만 농민들은 정말 속이 타는 일"이라고 울분을 토로했다.

#"노루가 '피임'을 하나? 어떻게 개체수 증가추이도 몰라?"

토론회를 개최하면서 사전에 '자료집' 하나 없이 패널들의 발표로 진행하려는 데 대해서도 불만이 터져나왔다.

"자료집 하나 없이 무슨 토론회냐"는 목소리들이 터져나오고, 패널 발언이 끝날 때마다 반론신청이 잇따르자 오후 3시20분께 급기야 '10분간 휴식'이 이뤄지기도 했다.

토론회가 잠시 중단되자, 못내 화가 풀리지 않는 듯한 농민들은 "노루들이 '피임'을 하나? 어떻게 개체수 증가추이를 그렇게도 모를 수가 있나"라며 일부 패널의 발언을 못마땅해 했다.

#노루 보호동물 지정, 농민 58% '반대'...환경활동가 80% '찬성'

농민들이 좀처럼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자, 주최측인 야생동물구조센터는 다시 자체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이해를 구했다.

노루 보호관리방안 토론회를 주최한 윤영민 야생동물구조센터장. <헤드라인제주>
이 설문조사는 노루개체수 변화에 대한 의견을 비롯해 노루에 의한 로드킬 사고 및 농작물 피해, 노루의 활용가치, 제주노루의 실효적 관리방안에 대해 농민, 환경활동가, 도민 등을 대상으로 해 이뤄졌다.

조사결과 특히 노루 개체수가 얼마나 된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조사도 이뤄졌는데, 환경활동가에서는 7000마리에서 1만5000마리 사이의 빈도가 가장 높았던 반면, 농민들은 2만마리 이상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개체수를 가늠하는 정도에 있어서부터 '차이'가 뚜렷했다.

노루를 제주도 지정 보호동물로 지정하자는 의견에 대해서는 농민 58%가 반대한 반면, 환경활동가 80%는 이 제안에 찬성해 대조를 보였다.

노루를 생태관광에 활용할 가치를 묻는 질문에 있어서는 농민 중 42%가 반대한 반면 역시 환경활동가에서는 80%가 찬성했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노루에 의한 농작물 피해 보상제도 및 예방대책을 알고 있느냐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보상금 제도는 농민 35%만이 알고 있다고 응답했다. 피해예방시설 설치사업에 대해서는 농민 75%가 알고 있다고 답했다.

노루 개체수 관리에 있어 농민 88%는 '현재 개체수 보다 줄여야 한다'는 의견을 보인 반면, 환경 활동가에서는 73%가 '현재 개체수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결국 이 조사결과만 놓고 보더라도 '농민'과 '환경활동가'의 생각은 극명하게 엇나가고 있는 것이다.

#농민회 "적정수준 개체수 넘으면 포획하는 방식 도입 필요"

지정패널로 나선 고성효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 사무처장은 호주의 캥거루 관리 방식의 도입을 제안했다.

그는 "호주의 경우 캥거루 관리에 있어 일정한 '적정 개체수'를 정해놓고 개체수가 그 일정수준 이하이면 그대로 놔두되, 그 이상이면 포획 라이센스를 받은 사람에 한해 포획하며 개체수를 조절하도록 하고 있다"면서 제주 노루에 있어서도 이 방안을 도입할 것을 권고했다.

고 사무처장은 "노루 개체수가 1만3000마리 정도라고 하지만, 지역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입장에서 보면 그 숫자는 확실히 조사결과보다 많을 것이라 생각된다"면서 "우선적으로 정확한 개체수를 파악한 후 과연 제주에 어느정도의 노루 개체수가 유지되는 것이 바람직한지를 먼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적정 개체수가 어느정도인지를 알아야 노루를 포획할 것인지, 아니면 보호할 것인지에 대한 결론이 나오게 될 것"이라며 "다만, 노루를 포획하더라도 막무가내의 포획 보다는 포획면허를 받은 사람에 한해 허용하는 방안이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제주도가 발표한 노루에 의한 농작물 피해액이 1억여원이라는 발표가 '탁상행정'의 극치라고 성토했다.

고 사무처장은 "피해를 주는 농작물은 감자, 콩, 무, 브로콜리 등 노루로 인한 피해가 없는 농산물이 없을 정도"라며 "특히 막 새싹이 돋아날 즈음에 어린잎을 먹어 치워 버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적정개체수 등에 대한 논의는 '도민 합의'를 통해 결정할 것을 제안했다.

토론회에서는 이 외에도 김양보 제주특별자치도 과장, 엄준철 한국폴리텍대학 제주캠퍼스 소장, 오장근 한라산연구소 박사, 서재철 자연사랑미술관 관장, 박찬열 국립산림과학원 박사 등도 지정패널로 나서 의견을 제시했다.

제주 노루 실효적 관리방안 도민 토론회. <헤드라인제주>
제주 노루 실효적 관리방안 도민 토론회의 지정 토론자. <헤드라인제주>

#'유해조수'인가, '보호동물'인가...쉽사리 내려지지 않는 결론

그러나 방청석 대부분을 차지한 농민들의 원성은 끊이지 않았다.

토론회장을 빠져나가는 한 농민은 "딱 바쁜데 토론회 한다고 오라고 하니, 농민들이 많이 올 턱이 있나"라며 "아마 노루 때문에 속상한 농민들 와보라고 한다면 대형 행사장 빌더라도 자리가 모자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루의 보호 및 관리방안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해 마련된 이날 토론회는 '생각의 차이'만 분명히 확인됐을 뿐, 공통적 분모까지 도달하지 못했다.

노루는 농작물에 많은 피해를 입히는 '유해조수'일까, 아니면 제주 생태환경에서 중요한 '보호동물'일까.

농민회에서 제안한대로 가장 근접한 개체수 파악, 그리고 적정 개체수에 논의가 먼저 이뤄지기 전에는 이에대한 답은 쉽사리 내려지기 어려울 듯 하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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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2011-02-22 22:07:08 | 49.***.***.250
노루는 무죄다
동물농장도 안보나?
오늘 토론자들이 농민분들의 격한 감정땜에할말 못하고 눈치 슬슬 보는 모습이 가관이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