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들의 억울한 일을 직접 듣고 이를 해결해주기 위해 대궐 밖에 달았던 북 '신문고'. 현재에 이르러서도 '신문고'는 시민들이 억울한 일을 호소하는 창구의 상징적인 의미로 쓰이고 있다.
제주시의 경우 시청 홈페이지를 통해 '인터넷신문고'를 운영하며 시민들로부터 온라인 민원을 전해듣고 있다.
그런데 분한 마음으로 제기한 민원이 제주시에 의해 임의로 비공개 되는 사례가 있어 시민들의 눈총을 사고 있다.
제주시는 특정 기관이나 단체, 개인에 대한 비방글에 대해 비공개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억울하게 당한 일을 일부러 많은 이들에게 알리고자 신문고를 울린 시민은 비공개 처리 방침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 국제영어마을..."이름 안 밝혔잖아요"
창원에 살고있다는 주부 B씨는 "제주시에 위치한 국제영어마을 캠프에 아이들을 보냈는데, 광고와는 너무 다르게 프로그램도 허술하고 시설도 좋지 않았다"며 "더 이상 다른 부모님들이 속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고발한다"고 인터넷 신문고를 울렸다.
그는 "제주 국제영어마을이 당초 자료를 통해 명시했던 프로그램을 어겼다"면서 "이에 대한 차액을 환불할 것을 요구했지만, 관련사측은 이를 무시했다"고 분한 마음을 토로했다.
B씨는 "제주라는 이름을 걸고 진행하는 캠프라고만 믿고 비행기 비용을 직접 부담하는 등 다른 영어캠프보다 비싸게 보냈는데, 이제 사기당했다는 기분까지 든다"고 민원을 제기했다.
이 글이 비공개 처리된 것은 3시간이 지나서였다. 제주시는 해당 업체가 피해를 입을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글의 내용에는 해당업체의 정확한 명칭이 거론되지 않았다.
또 해당 업체는 불법적으로 운영되던 시설이라는 것이 적발된 실정이다. 이미 무허가 시설이라고 알려진 마당에 굳이 이를 감춰야 할 이유가 있느냐는 지적도 일었다.
# "이 글도 남아있네?...애매모호한 기준
제주시 관계자는 "비공개 처리되는 글의 경우 특정 대상에 대한 비방의도가 있기 때문"이라고 답변했다.
그러나 수 많은 글들이 올라온 인터넷신문고를 조금만 관심을 갖고 찾아보면 위 사항보다 더 적나라하게 대상을 명시한 글들이 많다. 물론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은 공개된 글이라는 뜻이다.
사안의 경중을 떠나서 몇월 며칠 어디서 있었던 일에 누가 문제였다고 까지 제보한 글이 있지만 이 글은 공개된 채로 남아있고, 위와 같은 사안에 대해서는 비공개 처리되는 것에 대해 의문이 일고 있다.
또 제주시의 경우 비공개로 글이 전환되는 기준이 상대적으로 까다롭다는 의견도 전해진다. 가까운 예로 제주도나 서귀포시에 올라온 민원글보다 제주시 인터넷신문고에 올라온 민원은 자물쇠로 잠긴 글의 비율이 상당히 높다.
비공개 처리된 글을 올린 이들의 주 목적은 행정의 조치를 원하는 부분도 있겠지만, 많은 이들에게 억울함을 알리고 싶은 목적이 다분하다. 하지만 기회를 얻지 못한 일부 시민들의 억울함은 여전히 남아있다.<헤드라인제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