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쓰린' 정기인사, "특징이 뭐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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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 쓰린' 정기인사, "특징이 뭐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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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논단] '인위적 배려'에 희석된 '맨 파워' 구축

민선 5기 우근민 제주도정이 야심차게 준비해왔던 조직개편에 따른 첫 대규모 정기인사가 19일 단행됐다. 행정시 5급 이하 공무원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전날 사전 예고된 탓에 분위기는 상당히 가라앉아 있었다.

인사는 사상 최대 규모 수준으로 이뤄졌다. 제주도 본청 998명, 제주시 714명, 서귀포시 472명 등 총 2184명에 이른다. 승진자는 제주도 본청 78명, 제주시 55명, 서귀포시 31명 등 164명이다.

민선 5기 공약사업의 성공적 추진과 제주발전을 위한 맨파워 구축에 초점을 맞춰 인사를 했다는 것이 제주특별자치도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번 인사에서 제시된 원칙과 기준을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승진임용에 있어 제주자치도는 능력 우수자를 우선 발탁했고, 특히 여성공무원과 현업부서에 있는 공무원을 배려했다고 설명했다.

서기관급은 기존 직무대리자 중에서 능력 우수자를 우선적으로 발탁했다고 밝혔다.

사무관 승진 의결에 있어서는 경쟁력이 있는 중견간부를 선발하기 위해 승진후보자 명부 순위 보다는 종합적인 관리자 능력 검증에 중점을 두고 종합적인 업무 수행능력을 중시했다고 밝혔다.

6급 이하 하위직 공무원의 경우 승진후보자 명부 순위를 기준으로 삼아 현직급 임용일 등을 고려해 승진임용했다고 말했다.

결국 5급 이상은 '능력 위주'로, 6급 이하는 '승진후보자 명부 순위'를 기준으로 했다는 설명인데, 5급 이상 승진임용에서 '수행능력' 평가가 제대로 이뤄졌느냐 하는 점에서는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 부분이 많다.

함께 근무했던 직속상관들이 평가한 근무평정 점수가 절대적이라고 할 수는 없으나, 객관적 평가의 잣대가 불명확했다는 점에서 여러가지 오해를 낳고 있다.

승진후보자 명부 순위보다 종합적 업무 수행능력을 중시했다는 승진기준 설명은 오히려 앞순번 후보대열에 끼고도 탈락한 이들에게 허탈감을 주고 있다. '수행능력'을 평가했다면 어떤 어떤 점들을 기준으로 해서 평가했는지 명확한 설명이 뒤따라야 한다.

다만, 제주도의 이번 승진인사에서는 '여성'에 대한 배려, 그리고 현업부서에 대한 배려가 두드러졌다는 점에서는 긍정적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인위적 배려'가 정말 일을 제대로 잘 하기 위한 '맨 파워' 구축을 했는가 하는 점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일 잘하는 공무원을 대거 전진 배치시킨다는 맨 파워 구축과 특정층을 배려해주는 것은 동시에 충족시키기는 어렵다고 하지만, 부차적 원칙에 지나치게 집착한 나머지 큰 틀의 원칙이 희석화된 느낌이다.

전보인사에 있어서는 2년 이상 동일부서 근무자에 대한 순환 발령이 두드러졌다.

물갈이 폭이 그만큼 컸다는 것이다. 하지만, 얼마나 잘 적재적소에 배치했는가에 대해서는 고개를 절레절레 할 수밖에 없다.

우선 사전에 예고된 실.국장들이 함께 근무하겠다며 추천한 4급과 5급 공무원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 '갖다 맞추는' 방식의 편성이 이뤄진 모양새다.

'2년 이상'이라는 전제가 있었지만, 지난해 8월 정기인사 때 발령받은 사람들 중에서도 상당수가 이번에 또다시 자리를 옮겼다. 4개월만에 원래 있던 부서로 되돌아간 사례도 있다.

물론 지난 수개월간의 근무평가 속에서 적재적소라는 측면에서 다시 고민을 했을 터이지만, 이러한 급속한 회전속도는 업무의 전문성이나 연속성을 크게 저해하는 역작용이 나타날 개연성이 크다.

결론적으로 이번 인사는 물갈이 폭과 전체적 규모 면에서는 상당히 큰 인사였지만, '맨 파워' 구축이란 인사기조의 뚜렷한 특징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 한계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어쨌든 민선 5기 제주도정 조직개편이 이뤄짐에 따라 새로운 조직시스템에서의 업무는 시작됐다.

민선 5기 출범 후 지난 6개월은 조직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던 '허니문 기간'이었다면, 이제부터는 '실전'이다.

이번 정기인사의 '큰 그림'이 잘 그려진 것인지, 그렇지 않은 것인지에 대한 평가는 앞으로 업무를 추진해 가는 과정 속에서 정확히 나올 수 있을 것이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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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평 2011-01-19 21:44:21 | 49.***.***.13
정상급 수준이라는 것은 인정한다
그러나 발로뛰는 기사는 더필요하다
빠르기와 분석기사만으로 다른 목소리 내기에는 한계가 있다
진보적 목소리는 좋으나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폭넙게 담아내야 한다
그게 진정한 언론상임

역시 믿음 2011-01-19 21:19:50 | 1.***.***.2
헤드라인제주. 가장 존경스런 신문입니다 꾸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