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군기지와 관련한 신문 사설의 담론과정에서 초기에는 '비판' 중심으로, 그리고 말미에는 '용인'으로 변화하는 경향이 뚜렷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영윤씨(제주도민일보 이정원 기자)는 최근 제주대학교 대학원 사회학과에 제출한 석사학위논문 '지역언론의 담론 및 생산구조 분석-제주지역 신문의 제주해군기지'에서 이같은 담론구조의 형성을 결과로 제시했다.
이 논문은 제주 최대 현안인 '제주해군기지 건설' 담론을 소재로 지역언론이 생산한 담론 및 담론이 생산되는 구조를 분석하고 있다. 연구를 위해 제주지역을 대표하는 일간지인 제주·제민일보의 사설을 분석대상으로 삼았다.
분석을 위한 시기는 세 개로 나눴다. 화순항 해군부두 개발계획이 발표된 2002년을 제1시기, 해군기지 건설계획이 부활된 2005-2006년을 제2시기, 강정마을을 해군기지 입지로 확정해 건설 논의가 본격화된 2007-2009년을 제 3시기로 정했다.
시기별로 해당되는 각 신문사의 주요 사설을 ‘분석대상’으로 제시해 각 사설의 문단 속에 담긴 ‘거시명제’를 추출, 분석했다. 명제에 대한 분석을 통해 시기별로 언론사가 취하는 해군기지에 대한 입장을 규명했다. 또한 각 시기별로 담론을 생산하면서 차용한 주요 이데올로기도 분석했다.
이를 통해 시기별로 제주·제민일보의 해군기지에 대한 담론변화를 확인했다. 또한 담론이 변화하게 된 지역사회의 구조를 분석했다.
분석결과 지역언론은 시기별로 해군기지 건설에 대한 다른 실천·관점이 담긴 담론을 생산했다.
특히 시기가 흐르면서 담론을 과거에 비해 적게 생산하거나, '비판' 담론에서 점차 해군기지를 '용인'하는 담론의 변화를 파악할 수 있었다.
이에 지역언론이 해군기지 본질보다는 현상에 초점을 맞춰 해군기지 건설의 본질을 ‘왜곡·오인’하는 경향이 심화됨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담론변화에 대한 사회구조적 원인을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었다. 이의 내용을 보면 △매체환경 변화에 따른 공론장 구조의 변동 △언론내부 운동동력 상실에 따른 매체견제력 약화 △주체의식의 물신성(物神性) 강화에 따른 자발적 예속이다.
연구자는 “해군기지가 2002년 이후 다시 2005년에 와서 재논의됐을 때 이미 각 언론사는 해군기지 건설에 대한 정보습득과 해석을 과거에 비해 수월하게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2002년에 비해 좀 더 폭넓고 본질에 가까운 담론생산 및 논의가 가능했다"며 "하지만 이미 해군기지 건설과정을 잘 알면서도 언론은 예년보다 비교적 담론을 적게 생산하거나, 현실을 왜곡.오인하는 담론을 생산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에 대한 지역사회 구조적 원인을 찾는 것이 이 논문의 주요 목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해군기지 건설에 있어서 언론사는 민주적인 절차와 주민들에 대한 정확한 보상을 강조하고,‘경제 활성화’라는 화두를 내세우며 도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주장한다"며 "반면 현실 뒤에 감춰진 해군기지가 갖는 평화와 상반되는 정체성, 검증되지 않은 군사기지의 경제적 효과, 주민들 삶의 폐해 등을 제대로 폭로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지역 언론사가 생산하는 담론에 대한 분석은 지역현안의 본질을 은폐하는 '이데올로기적' 특성을 규명하고, 현안을 더욱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하는 의미를 지닌다”며 “지역언론의 이데올로기 재생산에 따라 지역현안에 대한 지역민들의 여론형성, 정책결정 흐름.방향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확인할 수 있다”고 연구의의를 설명했다. <헤드라인제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