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를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불안'이라고 한다. 일자리불안, 시험성적불안, 진로불안, 주거불안, 전쟁불안, 질병불안 등 온 국민이 불안 속에서 살고 있다.
그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 대다수의 국민은 각종 민간보험에 가입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빌딩들 중 하나가 보험회사 건물이다. 그런데 민간보험회사의 지급률은 우리의 예상보다 상당히 저조하다고 한다. 문제는 저소득층에게 보험료는 수입의 상당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이다. 국가와 사회가 개인의 불운에 대한 안전망을 충분하게 제공한다면, 서민들이 불필요한 지출을 멈추고 삶의 질을 향상하는 곳에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장애인복지 분야에서 일을 하고 있다. 장애인처럼 서비스비용이 많이 드는 복지영역은 없을 것이다. 평생을 돌보아야 하고, 재활치료비, 특수 차량구입비, 특수교육비, 편의시설설치비, 의약품비, 수술비, 생계비, 취업지원비, 각종 할인혜택 등이 필요하다.
그런데, 지금의 대한민국은 장애인직업재활사업에 있어서는 효율성의 잣대로 사업의 성과를 가늠하고 있으며, 장기요양보장제도에서는 비용부담 때문에 장애인을 배제할 정도로 장애인의료복지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패자부활전이 가능한 나라를 꿈꾸며"
이 나라의 국민이면 누구나 입고, 먹고, 자고, 치료받고, 교육받을 권리! 즉 주거, 소득, 의료, 교육이 보장되는 나라이기를 국민들은 바라고 있다. 그러나 극심한 양극화는 패자부활전을 불가능하게 만들었고, 그러다 보니 가치관의 기형화가 만연하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사람들이 이러한 병폐를 문제 삼기보다는 오히려 부러워하며 경쟁적으로 따라 할 도로 대한민국의 의식은 병들어 있다. 하루빨리 건강한 의료, 교육, 주거, 복지제도를 통해서 사회를 치료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과거 독재자에 의한 ‘정치독재’에서 민주운동을 통해 ‘정치민주화’를 이루었다. 이제는 자본가들에 의한 ‘경제독재’에서 복지운동을 통해 ‘경제민주화’를 이루어야 할 때이다. 즉 ‘분배의 정의’를 통해 국민의 기본권을 쟁취해야 한다.
# "가난한 집의 아이는 있어도, 가난한 아이는 없다"
그런데, 현대의 자본독재와의 싸움은 과거 정치독재와의 싸움 보다 훨씬 힘들 것 같다. 왜냐하면 정치독재자는 소수와 함께 ‘억압’이라는 도구를 사용했기 때문에 국민들의 ‘분노’가 동력이 되었다. 그러나 자본가들은 세계화를 등에 업은 불특정 다수일 뿐만 아니라, 특히 ‘돈의 단맛’이라는 매력적인 도구를 사용해서 지식인조차 중독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과거 민주화 운동은 '80년대' 대학생들이 주도했다. 그러면 이러한 복지국가운동을 지금은 누가해야 할 까?! 지금의 대학생들은 경쟁의 논리에 세뇌당해서 옆을 보지 못한다. 우리의 자식들은 이렇게 저항조차 못할 정도로 안타까운 모습으로 자라고 있는 것이다.
제안한다! 민주화운동을 통해 세상을 바꾼 '486세대'와 그 이전세대가 그때 쟁취한 바로 그 ‘민주주의의 힘’을 가지고 평생을 ‘정글의 법칙’ 속에서 불행하게 살아갈 지도 모르는, 사랑하는 우리 자식들을 위해서 다시 한 번 일어서야 한다.
‘가난한 집의 아이는 있어도, 가난한 아이는 없다!’ 사교육과 사보험이 필요 없는 나라를 만들어 보자!
새해를 시작하며...
<정석왕 제주장애인요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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