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훈 지사 "제주의 수출입 물류 환경, 획기적 개선"
연 52회 운항...적자 운행 불가피, '물동량 확보' 최대 관건

제주와 중국 칭다오를 잇는 컨테이너 화물선이 16일 취항해 본격 운영을 시작했다. 제주항이 무역항으로 지정된 후 57년만에 처음 개설된 해상 국제직항로 취항이다.
16일 중국 산둥성 칭다오시 국제크루즈부두에서는 '제주-칭다오 간 신규항로 취항식’이 열렸다.
산둥원양해운그룹주식유한공사가 주최한 취항식에는 오영훈 지사를 비롯한 제주도와 제주테크노파크, 제주상공회의소 등 제주 방문단과 린우 산둥성 서기, 정짠릉 칭다오시 서기, 훠고우웬 산둥항구그룹 대표, 류창수 주칭다오대한민국총영사 등 중국 측 주요 인사 100여 명이 참석했다.
오영훈 지사는 축사에서 “대한민국의 변방이 아닌 대한민국의 미래를 선도하는 제주가 세계로 나아가는 기회를 갖게 됐다”며 “제주와 칭다오 항로의 연결은 양 지역의 교류 협력 강화뿐만 아니라 제주가 칭다오항을 통해 중앙아시아와 유럽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새로운 세계화의 계기를 확보한 것으로, 제주가 새롭게 도약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국 당나라의 역사서인 ‘당서’와 대한민국의 역사서 ‘삼국사기’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서기 666년 제주 탐라왕국의 사신들이 당 고종 황제가 거행한 태산 봉선제에 참석했던 기록이 남아있다”며 “이는 천년의 항로를 탐라 해상왕국과 당 제국이 함께 운영해왔던 사실을 확인해주는 것으로, 우리는 이 천년의 항로를 21세기에 들어 새롭게 복원해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첫 화물선에는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먹는 샘물인 제주 삼다수의 페트병 원료인 페트칩이 26개 컨테이너나 선적된다”면서 “이는 삼다수가 한중 협력의 결과로 생산되고 유통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직항로 개설로 물류비용이 절감되고, 운송 기간도 크게 단축돼 제주의 수출입 물류 환경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며 “앞으로 컨테이너 항로를 넘어 카페리 취항까지 확대되는 교류 발전을 기대하며, 산둥성과 제주도 간 긴밀한 협력이 더욱 강화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린우 산둥성 서기는 축사에서 “이번 칭다오-제주 국제항로 개통은 한중 양국 간 협력을 실천하는 실질적 조치이자, 양국의 지방정부가 공동으로 추진한 소중한 결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제주와 산둥은 진나라 서복이 동쪽 바다로 건너가 제주도에 도착해 서불과차(徐市過此)라는 비문을 남긴 오랜 교류의 역사가 있다”면서 “고대의 서복이 제주로 향했던 그 마음처럼, 오늘 우리는 새로운 시대의 항해를 시작한다”고 말했다.
이어 “항로 개통을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아 각 분야 교류를 한층 강화하고, 항로 운영 관리체계 강화와 전 과정 서비스 최적화로 국제 화물노선의 모범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양측의 공동 노력으로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가 더욱 발전하고, 칭다오-제주 항로가 순조롭게 운항하며 번영하기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훠고우웬 산둥항구그룹 대표는 환영사에서 “제주와 칭다오를 연결하는 해상 물류망 구축은 양 지역의 경제 발전에 큰 촉매제가 될 것”이라며 “안정적인 운항과 최상의 서비스로 한중 교역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칭다오를 출발한 선박은 이틀 뒤인 18일 제주항에 입항한다. 이날 오후 2시 제주항국제여객터미널에서는 첫 입항을 축하는 입항식이 개최될 예정이다.

제주항이 1968년 무역항으로 지정된 이후 57년 만에 처음으로 국제 컨테이너 화물선이 정기 운항의 결실을 맺은 것이다.
이번에 취항한 화물선은 ‘SMC 르자오’호로, 2023년 12월 인도된 산둥항만장비그룹이 맞춤 제작한 컨테이너선이다.
이 선박은 길이 118m, 폭 20.8m로, 712TEU(20피트 표준 컨테이너 712개) 적재 능력을 갖췄고 냉동 콘센트 109개를 보유해 신선식품과 냉장화물 운송에 적합하다.
새 항로는 매주 월요일 칭다오를 출발해 수요일 제주에 도착하고, 토요일 다시 칭다오로 복귀하는 일정으로 운영된다. 연 52회 운항을 계획하고 있다.
제주도는 이번 국제화물선 취항으로 기존의 부산항 경유 시보다 운송 기간이 2일 정도 단축되고, 기상이나 통관 지연 등 물류 불확실성도 크게 줄어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페트칩·건축자재·생필품을, 제주는 용암수와 농수축산물 등 청정 특산품을 보다 안정적으로 교역할 수 있게 됐다. 신선도 유지가 중요한 제주산 농수산물의 수출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여기에 도내 수출 기업들의 물류비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기존에는 부산항을 거쳐 중국으로 수출할 경우 컨테이너(1TEU) 당 204만 4000원이던 비용이 직항을 이용하면 119만 4000원으로 85만원(41.6%) 절약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를 바탕으로 연간 수출 물동량 절감액도 △2500TEU 처리 시 21억원 △8400TEU 처리 시 71억원 △1만400TEU 처리 시 88억원으로 제시했다.
운송시간도 부산항 경유 대비 최소 2일 이상 단축된다. 날씨로 인한 운송 중단이나 통관 지연 등의 불확실성도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소규모 물량을 가진 중소기업들도 제주항에서 다른 화물과 함께 묶어서 수출할 수 있게 돼 수출 진입장벽이 낮아지는 효과도 기대했다.
그러나 문제는 손익분기점에 근절할 물동량 확보가 현실적으로 어려워 적자 운항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현재 운항 계획로 연간 52회 운항한다고 가정한다면 연간 최대 3만6400TEU(회당 700TEU 선적)의 물량을 처리할 수 있는데, 손익분기점을 맞추려면 최소 1만400TEU 이상 물량이 확보돼야 한다.
그러나 취항 1~2년차 제주도가 선적할 물량은 연간 3000TEU 내외로 추산되고 있다. 현 화물선사와 계약된 기간(3~4년)에는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손실액도 연간 40억원 이상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제 이번 첫 항차에 실린 물량은 페트칩, 가구, 기계장비 등 약 40TEU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우여곡절 끝에 칭다오 노선 취항은 성사됐지만, 장기적이고 지속적 운항을 위해서는 물동량 확보가 최대 과제로 남아 있다. <헤드라인제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