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개최했지만 준비 부실과 운영 미숙을 드러낸 채 마무리된 서귀포 K-POP 콘서트(2023서귀포 글로컬 페스타)에 대해 내년에도 10억원을 투입키로 해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 행사에 수상한 공동 수급이 이뤄졌다는 주장이 제주도의회에서 제기됐다.

29일 열린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제422회 제2차 정례회 회의에서 국민의힘 강하영 의원(비례대표)은 "행사의 주관사도 중요하지만 공동 수급사 역시 중요하다"며 "그런데 공동 수급사인 모 회사에 대해 찾아보니, 주소지는 과수원 밀감창고"라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우선 "서귀포시는 이번 행사에 대해 어떻게 평가했나"라고 물었고, 오 부시장은 "과정상의 매끄럽지 않은 부분은 있지만, 가능성을 보였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어 "K팝 행사 대행사와 수급 업체들이 어떤 회사인지 알고 있는가"라며 "같이 회의 정도는 진행하지 않았나"라고 물었다.

이에 오임수 서귀포시 부시장 "제가 주재한 회의는 안전 관련이나 교통, 서귀포시가 지원하는 부분 관련된 것"이라며 "주관사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파악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그러자 강 의원은 "이 회사에 대해 찾아보니 소프트웨어 개발, 귀금속.악세사리 제조, 도소매, 예술품.골동품 소매, 온라인 전자상거래 등"이라며 "자산이 4400만원에 자본금이 1000만원, 2022년 매출이 4000만원에 순이익은 마이너스 5200만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오 부시장은 "업체의 구체적인 정보까지는 파악하거나 숙지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행사가 매끄럽지 않은 부분들이 있었고, 이런 업체가 어떻게 행사를 진행했는지 의문"이라며 "이 행사에 투입된 10억원이라는 예산 때문에 노인, 장애인 등 관련 소액 예산들이 많이 삭감됐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오 부시장은 "행사가 잘 진행되지 않았다는 부분에는 동의하지 못한다"면서 "소외계층이라든지 이런 부분에 대한 예산 삭감보다는 우리 축제라든지 행사 예산을 구조조정해 K팝에 담은 부분이 있다"고 답했다.

이에 강 의원은 "케이팝에 몰방하면서 문화예술 분야가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고, 오 부시장은 "시 단위 행사를 축소하며 (예산을 편성)한 것이지, 나머지 부분은 전체적으로 고통분담 차원에서 조정된 것이다. K팝 때문에 다른 예산이 덜 갔거나 소외된 것은 아니다"라고 거듭 항변했다.

이에 강 의원은 "지난해 이 행사를 기획한다고 했을대 서귀포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정말 기뻤다"라며 "그런데  이 행사를 진행하는 걸 보면서 정말 너무 실망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 현재 서귀포 예술의 전당에서 10년째 해오던 서귀포 오페라 페스티벌 공연 이런 같은 경우도 (내년 예산이)0원"이라며 "우리가 생각할 때는, 글로컬 페스타 행사를 하느라 다른 행사에 예산이 책정이 안 된 게 아닌가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또 "이 회사(수급사)가 시장님의 지인인가"라며 "(설립된지)오래되지도 않았고, 전문업체도 아닌곳과 관계를 맺었는데 (서귀포시는)잘 모르고 있다"고 질타했다.

한편 강 의원은 최초 질의에서 문제의 공동수급 업체가 농업회사법인이며 대행사로부터 '하수급'을 받았다고 발언했으나, 확인 결과 광고대행업체로 대행사와 '공동수급' 형태로 계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귀포시는 강 의원이 제기한 해당 업체의 주소지 문제와 관련해서는 "수급사의 사업장소재지 확인 의무는 없는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헤드라인제주>

홍창빈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