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배정, 노쇼, 지연 문제 속출" vs "큰틀의 성공, 관객들 만족"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개최했지만 준비 부실과 운영 미숙을 드러낸 채 마무리된 서귀포 K-POP 콘서트와 관련해, 서귀포시가 내년에도 동일한 수준의 예산을 편성한 것에 대해 제주도의회에서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위원장 이승아)는 15일 제422회 제2차 정례회 회의에서 서귀포시 등을 상대로 내년 예산안 심사를 진행했다.
도의원들은 서귀포시의 각종 문화공연 등 사업은 대부분 감액됐음에도 이 사업은 기존과 동일한 10억원이 편성된 것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국민의힘 강상수 의원(정방.중앙.천지.서홍동)은 "이번 페스티벌을 처음부터 끝까지 빠짐없이 봤고, 관람객들이 나가는 순간까지 확인했다"라며 "첫날 야호페스타는 취지에 맞게 잘 진행됐지만, 전야제에서 문화예술공연이 이어지면서 공연이 지연돼 관객들이 지루해 했다. 기획을 잘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이어 "본공연의 경우, (관람하러 온)청소년들에게 물어보니 '생각보다 수준이 떨어진다'고 한다"라며 "청소년들이 원하는 진짜 케이팝 톱 가수들이 올 줄 알았는데, 수준에 다소 못 미친다는 이야기들을 주변에서 한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강경택 서귀포시 문화관광체육국장은 "이번 공연 출연진 전체가 최상위팀이 아닌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일부는 서울에서도 표가 매진된 팀이다. 나름대로 각각의 특색이 있거나 팬클럽이 있는 점 등을 다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강 의원은 "관람객을 2만명으로 예상했지만 예매율이 70%에 불과했고, 노쇼(예약부도)도 많다"라며 "여러가지 잘못된 점이 있으면서도 예산을 또 올렸고, 소규모로도 잘 진행되는 사업들의 예산은 삭감했다"고 꼬집었다.
강 의원은 "일몰 사업으로 진행하면서, 이 케이팝 콘서트를 계속 진행해 나갈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라며 "(서귀포)시장이 진행하는 사업이니 그냥 진행하려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강 국장은 "지적하는 부분들에 대해서는 인지하고 있다"며 "저희들은 큰 틀에서는 대성공이라 생각하고 있지만, 일정과, 갑자기 사람들이 몰리며 문제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강 의원은 "성공이라는 표현은 잘못됐다고 지적하고 싶다"며 "대성공이 아니다. 대성공은 주최측이 아닌 관객들이 결정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질의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박두화 의원(비례대표)도 "김정문화회관 기획공연이 70%가 감액되는 등 각종 행사가 전부 감액됐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로벌페스타는 원래와 동일하게 10억원이 편성됐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박 의원은 "경제적으로 지금 예산이 부족한 건 사실로, 다른 예산들이 일몰이 되거나 잘 되고 있는 것들도 일몰이 되거나 그렇지 않으면 전부 감액이 됐다"며 "서귀포시는 공연이 성공적이라고 했지만, 공연 가수들이 아쉽다는 이야기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가수 숫자 보다는, 적게 오더라도 더 유명한 가수를 초청했다면 더 많은 관람객이 올 수 있었을 것"이라며 "서귀포 지역 경제만이 아니라, 제주지역 경제에도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박 의원은 "대형 콘서트를 마련한 것은 좋다. 서귀포시민만이 아니라 제주도민 문화향유 기회를 주신 것"이라며 "문화 교육은 단기간이 성과를 내는 영역이 아니기에 지역 기획 공연이라든가 문화예술 교육을 지속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국장은 "근본적으로는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며 "꼭 k팝만이 아니고 기존에 있는 이벤트라든가 같이 살려야 된다는 건 충분히 동의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정된 예산에서 이렇게 편성하다 보니까 이렇게 어쩔 수 없이 감액된 부분도 있고 K팝은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이 정도의 수준을 유지하려면 최소한의 10억원이 필요했기 때문에 이렇게 반영했다"고 답했다. <헤드라인제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