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과거 제주특별자치도로부터 부지를 무상으로 양여받아 설립한 국제학교의 민간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이 과정에서 아직 제주도와는 제대로 된 논의를 거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제주도의회에서 제기됐다.

특히 제주도는 JDC의 국제학교 민간 매각이 결정되고난 뒤에야 자세한 내용을 인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열린 제주도의회 제421회 임시회 행정자치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한동수 의원(이도2동을)은 "제주도민의 땅을 JDC에 무상으로 줬는데, JDC는 무상으로 받은 땅을 갖고 부동산 자치를 벌이는 모습에도 제주도는 가만이 있다"고 질타했다.

JDC는 정부의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에 따라 지난해 말부터 국제학교 매각을 검토해 왔고, 올해 하반기 매각 절차를 본격화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 의원은 "매각대상 학교 부지의 73.5% 정도가 제주도가 무상양여한 땅"이라며 "제주특별법에 따르면 사업 시행자는 무상양여를 받은 공유재산 등을 매각이나 분양할 때 미리 제주도지사와 협의하도록 돼 있다"며 협의가 진행됐는지 물었다.

이에 대해 허문정 제주도 기획조정실장은 "JDC는 2012년 (JDC자회사인)제인스에 해당 부지 매매계약을 체결할 당시 제주도와 사전 협의 절차를 완료했다는 입장"이라며 "(제주도는)그 이후에 현재 시점에 협의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한 의원은 "제가 충격을 받은 부분은, JDC가 국제학교를 매각하려는데, 제주도는 구체적인 현황이나 무상양여 도유지 시설 내역 등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는 것"이라며 "제가 질의를 하자 그제서야 JDC에 자료를 요구하겠다고 했다"고 꼬집었다.

한 의원은 "국제학교 매각 추진 과정을 보면, 2022년 12월 JDC가 자회사 사업부 매각 주관사 사전 입찰 공고가 이뤄졌고, 올해 7월 매각 주관사가 선정돼 매각이 결정됐다"라며 "그러면 이전부터 제주도가 협의를 하셨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제주도와 JDC가 영어교육도시 도유지 무상양여 당시 협약서에도 '무상양여된 땅을 매각할 경우 제주도와 협의해야 한다'라고 돼 있다"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주도는 협의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에 허 실장은 "매각이 완료되지 않은 시점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 지속적으로 협의를 해 나가는게 맞다고 본다"고 밝혔다.

한 의원은 "법률 규정에도 불구하고 이런 상황까지 방치됐다"라며 "제주도민의 땅을 JDC에 무상으로 줬는데, JDC는 무상으로 받은 땅을 갖고 부동산 자치를 벌이는 모습에도 제주도는 가만이 있다"고 질타했다.

이어 "그동안 의회는 지속적으로 제도개선을 통해 (JDC와)협의를 구체화하라고 수년간 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제주도 담당부서는 국제학교 면적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도유지 현황도 파악하지 못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제주도가 강력하게 나가서 소송도 불사하더라도 매각 절차에 대해 적극적으로 개입해 달라"라며 "그 과정에서 제주도의 이익을 최대한 이끌어낼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JDC관계자는 <헤드라인제주>와의 통화에서 "작년 10월 nlcs때문은 아니나, 영어교육도시 학교용지 매각과 관련해 협의시점에 대해 제주도에 문의를 했었다"라며 "당시 공문을 통해 받은 답변은 '교육청에 학교설립 인허가를 받기 전'이었고, 이를 기존 학교 매각에 대입했을때는 '학교 설립자 변경인가' 전이라는 내용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매각 공고가 나가고 응찰자는 있지만 우선협상 대상자가 선정되지는 않은 상태"라며 "우선협상 대상자가 선정된 뒤 협상이 구체화되고 매각 조건이 명확해 지면 제주도와 협의를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헤드라인제주>

홍창빈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