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왜곡.모욕에 대한 형사처벌은 극단적 방식...사회적 공감대 필요"

14일 제주를 찾은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제주4.3 당시 억울한 옥살이를 한 희생자에 대한 직권재심에서 군사재판 수형인에 비해 일반재판 수형인에 대한 공판 진행이 늦어지는 것과 관련해, "속도가 늦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저희는 이것을 반드시 제대로 해내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약속했다.
한 장관은 이날 오전 제주4.3직권재심 합동수행단을 찾아 기자들과 만나 진행한 질의응답에서 이같이 말했다.
한 장관은 "4.3 사건은 제주와 국민의 비극"이라며 "그 과정에서 억울하게 희생된 분을 옥석을 가려서 그 부분의 명예를 회복시켜 준다는 것이 직권 재심의 취지"라고 말했다.
이어 직권재심 청구 대상을 군법회의 수형인뿐 아니라 일반재판 수형인까지 확대하기로 결정한 이유에 대해 "직권재심 취지가 4·3으로 억울하게 희생된 분들을 가려 명예를 회복시켜 드리기 위한 것으로, 군사재판과 일반재판 수형인 간 차등을 둘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런데 일반 수형자들, 군법회의 군사 재판이 아니라 일반 재판을 통해서 억울한 일을 당하신 분들에 대해서는 4.3특별법이 그 내용을(직권재심) 포함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제주도민들께서 굉장히 그것(직권재심)을 바라고 있고, 제가 취임한 이후 제주도민들의 여러 말씀을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연치 않게 이원석 검찰총장이 제주지검장을 하면서 제주에 대해 여러 이해가 있던 분이어서 저와 이 부분(일반재판 수형인)에 대해 깊이 논의했다"며 "논의 결과 군사재판에서 수형된 분과 일반재판에서 수형된 분이 다를 게 없다는 것으로, 누가 덜 억울하고 국가의 보호를 덜 받아야 하는 이유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한 장관은 "과거 정부가 이 것을(일반재판 직권재심) 안했던 이유를 분석해 보면 한 가지이다"라며 "군법회의 수형인과 달리 일반재판은 수형인 명부가 없어 재판 기록을 하나하나 전수조사해야만 해 손이 많이 가고 어렵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과거 한자로 기록된 1950년대 60년대 재판 기록을 우리 검사들과 수사관들이 하나하나 전수조사를 해야만 가능하다"라며 "지금처럼 엑셀작업이 돼 있는 것이 아니고, 고어체에 한자로 돼 있어 해독이 굉장히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지만 국민의 억울함을 푸는 일은 정부와 공직자들의 손이 많이 간다고 해서 차등을 둘 수 있는 일은 아니다"라며 "정부는 국민의 억울함을 해소하고 해결하는 데 있어 감성적인 말을 앞세우기보단 실질적이고 실용적인 행동을 통해 돕는 것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금 제주지검에서 총 검사의 15% 가까운 분들이 여기(4.3직권재심) 전담하는 팀으로 상설기구로 만들어 그 작업을 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 장관은 "지금 이 작업이 이뤄지고 있고, 최근 30명에 대해 직권재심을 청구했는데, 속도가 느린 이유는 이렇게 하나하나 찾아가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라며 "늦을 수 밖에 없지만, 이것을 반드시 제대로 해 내겠다. 많이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한 장관은 직권재심 합동수행단 인력증원 여부와 관련해 "검사나 수사관 한명을 늘리려고 해도 국회에서 해주지 않는다"라며 "인력을 늘리면 세금이 많이 들어간다. 그 부분을 여러가지로 고려해야 할 부분이 있어서 이 조직을 상설화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전문성이 늘어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속도가 날 것이라 생각하고, 필요하다면 인원 증원을 고려할 것"이라며 "이 문제에는 저 만이 아니라 이원석 검찰총장도 열정을 갖고 있다. 정확하고 끝까지 지치지 않고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이어 일반재판 수형인들이 4.3당시 재판을 받았던 광주와 마산 등에서 재심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 대해서는 "사법시스템 전체를 흔드는 방식으로 이 제도가 운용될 수는 없다"며 "현재 2023년에 사법시스템 안에서 억울함을 푸셔야 더 정당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제주4.3을 왜곡하거나 모욕하는 경우 형사처벌을 할 수 있도록 4.3특별법 개정 논의를 하는 것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한 장관은 '개인적인 입장'을 전제로 “어떤 사안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다양할 수 있다”면서 “과도한 역사적 평가에 대해서 비난하고 정화하는 시스템이 이뤄지는데, 이렇게 평가하지 않고 저렇게 평가했을 때 형사처벌까지 간다고 하는 것은 극단적인 방식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 부분에 대해서는) 사회적 공감대가 필요하지 않나"라며 "우리가 역사의 질곡에 걸쳐서 여러 가지 지금 역사적인 판정 역사적인 판단이 이루어진 많은 사안들, 그리고 아픔을 겪었던 사안들이 있는데, 그 하나하나 전부 역사적 평가에 반하거나, 그에 대해서 사실 모욕이라는 게 좀 애매한 영역"이라고 말했다.
또 "성격 규정이나 형사처벌까지 이어지게 할 경우에 나올 수 있는 부작용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점까지도 충분히 고려해야 되고 사회적 합의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저희가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만 모든 공적인 영역에서의 작업은 국민들이 보시기에는 부족할 것"이라며 "저희가 시작한 일이고, 실제로 우리가 보면 '더 할 게 없다'라고 할 때까지 (재심청구를)계속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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