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녹지국제병원, 국내 병원에 매각...영리병원 사실상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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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녹지국제병원, 국내 병원에 매각...영리병원 사실상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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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측에 지분 75% 넘기고 합작법인 설립
"내국인 대상 암 관련 줄기세포 치료 병원으로 운영"
시민사회단체 "국내병원에 지분 80% 매각은 조례 위반"

 

[종합] 국내 첫 영리병원으로 추진되다 허가 취소를 받아 제주특별자치도와 법적 소송을 이어가고 있는 중국 녹지그룹의 녹지국제병원이 영리병원 운영을 사실상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에 따르면, 국내 의료재단인 우리들 의료재단측은 이날 JDC를 방문해 중국 녹지그룹 자회사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 유한회사와 합작법인을 설립했다고 밝혔다.

이 합작법인의 지분은 우리들병원측이 75%, 녹지측이 25%인 것으로 확인됐다. 최종적으로 우리들측에서 5%를 더 매입하기로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최종 지분은 80%(우리들) 대 20%(녹지그룹)의 비율이 될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합작법인은 이러한 비율로 녹지제주가 소유하고 있는 녹지국제병원의 건물 등을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고, 인수금액은 540억원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합작법인이 인수한 녹지국제병원은 우리들측이 맡아 암 환자 관련 줄기세포 치료와 건강검진 등을 담당하는 비영리병원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우리들측은 국내 척추 치료 전문 병원에서 쌓아온 노하우를 의료관광에 접목시킨다는 구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녹지제주 측은 전문 치료를 원하는 중국 관광객을 유치하는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이번 합작병원 설립이 이뤄지면서 녹지그룹측에서 영리병원 계획을 완전히 포기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JDC 문대림 이사장은 27일 우리들병원측을 면담했다고 밝힌 후, "(합작법인측은) 비수술 폐암치료, 여성암, 전립선, 갑상선암, 그리고 줄기세포 치료, 그리고 양성자 증입자까지 말기암치료를 위한 시설을 도입한다는 그런 의욕을 갖고 있다"면서 "저는 힐링아일랜드 제주를 지향하는 헬스케어타운 입장에서 매우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그런 내용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민들이 또는 시민사회단체에서 걱정하는 영리병원관련해선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반면, 시민사회단체는 이번 녹지국제병원의 80% 지분 매각과 관련해 현행 조례 위반이자 우회투자로 바라보며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제주도내 시민사회단체 및 의료단체 등으로 구성된 '의료영리화 저지와 의료공공성강화를 위한 제주도민운동본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녹지국제병원의 지분 80% 국내병원 매각은 조례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제주특별자치도와 소송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속사정은 알 길이 없지만, 녹지병원이 지분의 상당 부분을 매각한 국내병원은 우리들병원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우리들병원은 2010년 초반 영리병원을 추진했던 병원이기도 한데, 이처럼 병원 지분의 80%를 매각이 사실이라면 사실상 소유권이 국내병원에 넘어간 셈"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현행 '제주특별자치도 보건의료 특례 등에 관한 조례'에 따르면 제주에 설립할 수 있는 영리병원은 주식회사와 유한회사로 특히 법인의 외국인투자 비율은 50%를 넘어서야 한다"고 전제, "만약 국내병원인 우리들병원이 영리병원 운영 주체인 녹지 제주헬스케어타운의 지분 80%를 인수했다고 하면, 이는 국내 영리병원을 허용하지 않는 현행 영리병원 설립 근거 법률인 제주특별법 307조와 제주 보건의료 특례 등에 관한 조례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설립 시에만 외국 법인으로 개설 인허가를 받고, 향후 국내병원에 매각하는 것은 현행 외국인 영리병원만 허용한 제주특별법의 취지를 악용한 것이며, 사실상의 우회 투자 논란이 되풀이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녹지국제병원은 제주도의 외국의료기관 개설허가 취소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는데, 1심에서는 "이의 처분은 정당하다"는 제주도정 승소 판결이 나왔으나, 항소심에서는 "처분은 위법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항소심 판결에 대해 제주도가 상고하면서 현재 대법원 심리를 앞두고 있다. 

한편, 우리들병원측은 이 보도가 나간 후 공식 입장자료를 통해 “우리들병원은 제주 녹지국제병원을 인수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우리들병원측은 <헤드라인제주>와의 전화통화에서 "우리들병원이 녹지국제병원의 지분을 인수했거나 합작법인을 설립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면서 "분명한 것은 우리들병원은 제주 녹지국제병원과 관련해서는 어떠한 인수 관련 논의를 해본 사실이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문대림 이사장이 면담했다고 밝힌 인사와, 지분계획 업체는 우리들병원이 아닌 제3의 업체인 것으로 나타났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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