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출장 여비', '간부공무원 활동비 전유'..."정말, 이래서야"

원희룡 제주도지사 주재로 9일 제주도청 4층 탐라홀에서 열린 '업무추진비, 여비 집행행태 개선 혁신 토론회'에서는 그동안 부서별로 관행적으로 이뤄지던 업무추진와 여비 집행 백태가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이날 토론회는 원 지사가 설명절을 비롯해 연중 공무원 간, 기관 간, 직무 관련자들간 선물 안주고 안받기 실천으로 청렴한 공직분위기를 확산시키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이 주제를 설정한 이면에는 부서업무추진비와 여비 집행에 대한 공무원들의 뿌리 깊은 불신이 자리하고 있었다. 이번 기회에 부적절한 집행 관행을 개선하자는 취지에서 토론회는 시작됐다.
토론에는 제주특별자치도공무원노동조합과 전국민주공무원노동조합 제주본부, 전국공무직노동조합 제주본부 등 노조소속 공무원 등 소속의 지정토론자 23명, 그리고 부서별 주무담당 및 회계담당 공무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비공개 토론이 시작되기 전 이뤄진 주제발표에서는 현재 제기되는 업무추진비 및 여비 집행실태에 대한 '고백'이 있었다.
지금까지 많이 개선됐지만, 아직도 조금은 남아있는 문제들 가운데서는 국장.과장 등 부서장들이 이들 예산을 전유하는 것처럼 집행되는 문제가 집중 제기됐다.
먼저 출장여비의 문제.
실제 공직자들이 출장을 하고도 출장한 만큼 실제 여비를 지급받지 못하는 문제가 부지기수인 것으로 전해졌다. 출장여비 중 일부가 부서 공통경비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출장이 없었는데도 부서 공금을 마련하기 위해 일명 '가라출장'으로 불리는 거짓출장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부서장들은 이들 출장여비 등의 공금을 갖고 자신의 중앙부처 등 개인적인 네트워크 관리에 사용하거나, 일부는 명절 선물 등 개인활동비로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언론사 행사 찬조금 마련을 위해 공무원 여비를 현금으로 지출해 사용하는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출장여비 문제와 함께, 부서 업무추진비도 당초 목적에서 변질돼 집행되기는 마찬가지.
문제는 대부분의 부서에서 업무추진비가 부서장의 전유 예산인 것처럼 변질돼 사용하고 있다는 것.
일반 하위직 공무원들은 사용할 수 없고, 부서장만이 집행하는 것이 관례로 자리잡아 있는 실정이다.
간부공무원들의 사적인 식사나 명절 개인 선물을 구입하는데도 사용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공무원들의 경우 공무원 행동강령 규정에 따라 보통 3만원 이상 선물을 보내는 것은 금지돼 있으나, 고액의 선물을 보내면서 개수를 허위로 조작하는 일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예를들어 한 사람에게 보낼 12만원 상당의 선물을 구입하면서, 서류상으로는 3만원 어치씩 4명분을 구입한 것으로 수량을 조작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감사원의 지방의회 업무추진비 감사에서 적발됐던 것처럼 심야시간에 술집에서 법인카드를 집행했던 사례도 적지 않았다.
심야시간대와 자택인근에서는 법인카드를 집행하지 못하도록 돼 있음에도 자정이 가까운 시간에 주점에서 술값 계산 사례가 상당부분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토론에서 허법률 협치정책기획관은 앞으로의 업무추진비와 여비 혁신방향과 관련해 관련 규정과 기준을 철저히 지켜 집행할 것을 주문하면서, 여비의 경우 '거짓출장'을 없애고 실제 출장한 공무원 개인에게 지급할 것을 제시했다.
출장비 지급은 계좌이체를 원칙으로 하고, 여비를 공금으로 모아서 부서경비로 운영하는 관행도 없앨 것을 제안했다.
또 부서업무추진비는 부서장 개인 전용이 아닌, 공무원들도 집행 가능하도록 개선해 나갈 것을 제안했다.
허 기획관은 "변화와 개혁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낡은 사고방식을 버리고 새로운 사고 받아들여야 한다"며,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내고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지 않으면 그 조직은 죽을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금기시 됐던 속살을 제가 돌을 맞을 각오로 꺼냈다. 청렴도 평가에서 제주도가 정말 깨끗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지혜를 모을 수 있도록 협조와 참여를 부탁한다"고 전했다.
이후 공무원 간 토론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헤드라인제주>

<오미란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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