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들 아무렇게나 협치 갖다붙이기...진짜 협치가 통곡"
새로운 도정운영 시스템으로 '협치(協治)'를 전면에 내세웠던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협치의 시행분야로 마을만들기나 문화등에 국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는 새도정준비위원회(인수위원회)에서 발표했던 내용과도 큰 차이가 있는 것은 물론, 그동안 발표되어 온 내용과도 거리가 있는 것이어서 '입장 바꾸기' 논란의 소지를 주고 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지난 4일 제주MBC '시사진단'에 출연해 협치의 시행대상을 정리해 밝혔다.
원 지사는 협치의 용어 배경과 관련해, "관치, 민치가 있는데, 관과 민이 함께 다스리면 협치가 된다"며 "그러나 지금 민이 훨씬 앞서나가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관치는 이미 한계에 다다랐다. 이제는 민에게 주도권을 주자. 의사결정과 집행의 과정에서 표결권이나 결정권을 갖고 민간이 참여하게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원 지사는 "그러나 지금 오해를 하는 것을 보면, 공무원들의 경우 작성하는 공문서에 전부 협치라는 것을 갖다붙이고, 민원들을 들고 오면서 이걸 들어줘야 협치 아니냐고 하는데, 이렇게 갖다 붙이면 협치는 설자리가 없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모든 걸 협치, 정책이나 보조금 요구하는 것에도 협치를 갖다 붙이면 원래 협치가 알면 통곡할 것"이라고 말하며 '협치'의 의미전달이 왜곡되는 경향이 있음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원 지사는 협치의 시행대상이 한정적으로 이뤄질 것임을 밝혔다.
그는 "진짜 협치는 하루아침에 갑자기 다 이뤄지는 것도 아니고, 모든 분야에서 협치가 이뤄져서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도 아니다"면서 "이해관계가 첨예해 평행선을 긋는 부분도 협치가 당장에 갈 수가 없다"고 말했다.
또 "전문가가 밀고 나가야 하는 부분도 협치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협치가 적절한 부분은 관보다 민이 훨씬 앞서 나가는 부분으로, 마을만들기나 문화, 원도심 활성화 등 이런 것은 상인들과 관광객 등이 더 잘안다. 이런 부분을 관이 가져가면 토목공사밖에 안된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구체적으로 '산지천 재생, 무근성 살리기, 새로운 것을 만들기 위해 여러 사람들이 머리를 맞댈 수 밖에 없는 것' 등을 협치의 대상으로 꼽았다.
이날 원 지사의 발언을 정리해 보면 협치의 적용 대상은 마을만들기와 문화, 원도심 재생과 같은 민이 관보다 훨씬 앞서나가는 분야에 한정한다는 것이다.
역으로 이해관계 대립으로 논란을 빚는 사안, 전문가가 필요한 사안 등은 부적절하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러한 협치의 적용범위 축소는 지난 6.4지방선거 과정에서 나왔던 얘기나, 지난달 새도정준비위원회의 발표내용과 비교할 때 크게 축소된 것이어서 '입장 바꾸기' 논란의 소지를 남겼다.
새도정준비위는 도정 전체적인 협치위원회를 비롯해 부서별, 읍.면.동별, 그리고 강정마을 문제를 비롯한 사안별 협치위원회를 조직해 운영하겠다는 내용을 제안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도정 전 분야에 걸친 협치의 시행을 의미한다.
원 지사도 선거기간 중 대학생 특강에서 취업문제 질문에 답하면서 협치의 개념을 '공동정부'에 준하는 것으로 설명, 도정 전 분야에 걸쳐 적용될 것임을 이해시킨 바 있다. <헤드라인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