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도의회 인사권 갈등 속에서 도의회 서기관(4급)급 전문위원들이 우근민 제주지사로부터 단단히 눈 밖에 나면서, 의회와 도청 사이에 '압박'을 당하고 있다.

의회 내부에서는 도청과의 연결고리를 의심받으며 눈칫밥을 먹고, 도청으로부터는 이번 갈등문제의 일정부분 책임을 추궁당하는 처지에 몰린 것이다.

도의회 '인사권 부여' 제안을 하면서 4급 이상 공무원에 대해서는 인사교류를 하지 않겠다고 못박은 우근민 지사는 28일에도 "제안한 내용에 따라 앞으로 도의회는 의회 내에서 인사를 해야 할 것"이라며 원칙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27일에는 간부공무원들과 티타임을 하는 자리에서 현 도의회 전문위원 등 4급 공무원을 향해서는 쓴소리를 던졌다.

우 지사는 "도의회에서 전문위원 전문성 강화를 위해 외부에서 채용하겠다고 하는데, 전문위원으로 있는 4급 공무원들이 어떻게 했으면 이런 말이 나오겠나 하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어떻게 일을 했으면 외부 인사로 바꿔서 전문성을 강화하겠다는 말이 나오겠느냐는 지적이다.

현재 도의회 사무처에서 4급 이상 공무원으로는 이사관급인 사무처장을 비롯해, 서기관급 총무담당관, 의사담당관, 입법정책관이 포진해 있다.

전문위원은 총 8명인데, 이중 교육청 소속의 교육위원회 전문위원과 별정직인 복지안전위원회 전문위원을 제외하면 6명이다.

그러나 우 지사의 진짜 속내는 도의회 전문위원을 직접적으로 겨냥했지만, 실질적으로는 사무처장 이하 4급 이상 공무원들의 '처신'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도의회가 인사권 문제를 들고 나올 때 4급 공무원들이 왜 적극적으로 만류하며 원만한 조정 분위기를 유도하지 못했느냐는 질책성이다.

그런데, 우 지사가 인사권 부여 제안을 하면서, 4급 이상 공무원들에 대한 인사교류를 전면 중단하겠다는 것이나, 일련의 갈등상황의 책임을 전문위원으로 돌리면서 애꿎은 공무원들을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5급 이하 일반직 공무원에 대해서는 단 한번의 1대1 인사교류 계획을 밝히면서도, 4급 이상 간부공무원에 대해서는 이러한 기회마저도 주지 않겠다고 하면서 상당히 난처한 입장에 처했다.

의회 일반직 공무원들은 의회 내부로부터 눈치를 먹고, 도청으로부터도 처신에 의심을 사는 처지에 몰리면서 그야말로 좌불안석이다.

이번 일련의 파문은 시간이 지나면서 가라앉는다 하더라도, 내년 상반기 정기인사에서 인사교류 등에 있어 불이익을 받을 우려가 커 보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도청 소속의 공무원 사이에서도 "도의회 소속된 일반직 공무원들의 경우 의장을 중심으로 의견을 집약시키는 과정에서 '제 목소리'를 내기 힘든 상황이라는 것을 우 지사 역시 뻔히 알고 있으면서, 압박을 가하는 것은 다소 지나친 점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 우 지사는 지난 26일 '앞으로 제주도와 도의회의 인사는 분리해 운영한다'는 것을 기조로 해, 올해 9월 현재 정원.현원 내에서 채용, 전보, 일반직, 승진요구 등 인사권 독립을 부여한다는 내용을 도의회에 제안했다.

이사관(2급)급인 사무처장의 경우에도 도의회에서 자체 승진 임용하고, 공석 직위는 의회에서 충원하도록 했다.

대신 제주도와 도의회간 정례적 인사교류는 없다는 점이 전제됐다. 4급 이상은 지금부터 인사교류가 없음을 명시했다.

다만, 5급 이하 일반직 공무원의 경우 집행부와 의회간 전출입 인사교류 희망자에 한해 2013년 1월 정기인사시 1대 1 교류원칙에 따라 협의 반영 후 인사교류를 종결하자고 돼 있다. <헤드라인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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