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부상 불구, 의식회복에 '안도의 눈물'...공권력에 '분개'
오랫동안 제주해군기지 반대운동을 펼쳐온 '길 위의 신부' 문정현 신부가 6일 추락사고를 당해 큰 부상을 입었다는 소식에 한걸음에 병원으로 달려온 서귀포시 강정 주민들.
저녁 7시가 넘었을 즈음, 응급실에는 강동균 회장을 비롯한 주민들과, 해군기지 반대 활동가 오두희씨, 천주교 제주교구의 고병수 신부, 배기철 제주주민자치연대 대표, 홍기룡 군사기지 저지 범도민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 등이 있었다.




강 회장 등이 응급실을 방문했을 당시 문 신부는 진통제를 맞고 안정을 취하는 중이었다. 강 회장이 문 신부의 손을 잡으면서 안부를 물었지만 추락 당시의 충격이 커서인지 문 신부는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말 한마디 하는 것조차 힘겨워하는 문 신부를 보면서 강 회장은 눈물을 흘리며 "죄송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이를 지켜보던 배기철 대표와 홍기룡 위원장 등도 눈시울을 붉혔다. 주민들도, "하느님이 지켜주실 것"이라며 큰 부상이 아니길 간절히 기원했다.
얼마없어 2차 검진결과가 나왔다.
서귀포의료원에서의 소견과 마찬가지로, 추락 당시의 충격으로 허리뼈(요추) 3, 4, 5번의 횡돌기가 부러지는 골절상을 입었다는 의료진의 설명이 이어졌다.
1차 검진에서 골절상을 입은 것으로 나왔던 다리는 큰 충격을 받기는 했으나 다행히 골절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의료진은 "요추의 횡돌기가 부러지기는 했으나 다행히 신경까지 다치지 않았기 때문에 3개월 정도 치료를 받으면 나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한 2주가량 치료를 받으면 그때부터는 통증은 있지만 스스로 걸을 수 있을 정도로 상태가 호전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의료진은 "5번 요추의 횡돌기가 조금 심하게 부러져 한동안 통증이 있을 수는 있지만 다행히 수술까지 필요한 정도는 아니다"면서 "상황을 지켜보면서 추가 부상부위가 있는지 여부를 확인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부상정도가 심하지만 다행히 치료를 받으면 호전될 수 있다는 말에, 온종일 마음을 졸였던 주민들은 끝내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강동균 회장은 수차례 의사에게 재확인을 한 후, "정말 다행이다. 천운이다. 강정과 구럼비를 지키기 위해 애쓰시는 신부님을 하느님께서 지켜주신 것"이라면서 눈물을 흘렸다.
# 해경과 대치 중 '추락'...30분만에 구조돼 병원 후송
문 신부가 이날 사고를 당한 것은 오후 1시30분께.
사고당시 문 신부는 강정항 서방파제 위에서 천주교 신부 및 신도 등 30여명과 함께 부활주간을 맞아 제주해군기지 공사중단을 기원하며 사순시기 성금요일 십자가의 길 기도를 드리던 중이었다.
미사가 진행되던 중 평화활동가 2명이 구럼비 해안에서 기도를 올리겠다면서 바다로 뛰어들 준비를 하자, 해양경찰이 저지하고 나서면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문 신부는 해경에 "기도를 하는데 왜 방해하느냐"며 호통을 쳤고, 해경은 "나가달라"고 요구를 하면서 실랑이가 벌어지던 중 오후 1시30분쯤 문 신부가 테트라포트 사이로 추락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한 주민은 "방파제 위에서 실랑이가 벌어지던 중 문 신부님이 '위험하니까 나가라'며 해경을 막아섰는데, 그 해경이 몸을 확 틀었고, 그러자 신부님이 테트라포트 아래로 추락한 것"이라고 말했다.
추락한 문 신부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에 의해 약 30여분만에 구조돼 서귀포의료원으로 긴급 후송됐다.
X-레이와 CT검사를 받은 결과 문 신부는 허리뼈(요추) 3, 4, 5번이 골절되고, 팔과 다리에도 부상을 입은 것으로 확인된 후, 다시 제주대학교병원으로 이송됐다.
# "문 신부님은 해경의 과잉대응 때문에 추락한 것"
문 신부가 검진을 받으러 이동하자, 잠시 병원 밖에 나온 강정주민들과 활동가들은 이날 문 신부의 추락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추락 당시 현장에서 지켜본 활동가 오두희씨는 해경의 과잉대응 때문에 문 신부가 추락을 한 것이라며 격분했다.
그는 "당시 미사가 처음 시작된 후 서방파제로 이동하는 내내 경찰이 감시를 하더니 방파제에 올라간 후에도 따라오면서 미사를 방해했다"면서 "서방파에서 가진 기도가 이날 사순시기 성금요일 십자가의 길 기도의 마지막 기도였는데 당시 활동가 김모 씨가 구럼비에 가서 기도를 올리는 것으로 행사를 마무리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김씨가 방파제를 내려가기 시작하자 이를 지켜보면 해경이 막으려 했고, 이를 우리가 말리자 추가로 동료들을 부르며 김씨를 잡으려 했다"며 "이에 문 신부님이 테트라포트 위에 올라가 막으니까 해경도 테트라포트 위에 올라가면서 그 좁은 장소에 신부님과 해경 2명이 함께 서 있는 아찔한 상황이 연출됐다"고 말했다.
이어 "좁은 테트라포트 위에 2명이 서있으면서 가뜩이나 아슬아슬한 상황이었는데 김씨를 잡지 못하도록 문 신부님이 막자 해경이 이를 뿌리치고 바로 옆에 있는 테트라포트로 옮겨갔다"며 "갑작스런 움직임으로 인해 문 신부님은 해경에 끌려가는 형태가 됐고, 결국 테트라포트 사이로 추락했다. 아래쪽 테트라포트에 잇따라 부딪히면서 떨어졌는데 정말 그때는 정말 돌아가시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자리에 함께한 고병수 신부는 "해경이 지금 문 신부님이 스스로 떨어졌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는 해경 스스로의 잘못을 가리기 위해 물타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현장에 상황을 목격한 목격자가 수십명이 있는데도 해경은 자신들의 잘못을 감추기 위해 발뺌을 하고 있다"고 분개했다.
특히 고 신부는 "잘잘못은 나중에 따지더라도 일단 사람이 다쳤는데 어떻게 병원에 한번 오지 않을 수 있느냐"며 "적어도 문 신부님에게 그런 상황이 발생한 것에 대해 사과를 해야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고 신부는 "문 신부님과 의논을 해봐야겠지만 해당 해양경찰관에 대한 법적대응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추락사고 소식에, 민주통합당과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전국대책회의 등에서는 성명을 내고, 이번 추락사고의 원인을 경찰과 해경의 과도한 대응 때문이라고 일제히 규탄했다. <헤드라인제주>








<김두영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보호하는 의무가 목적인데. 거꾸로 권력자들이 탄압수단으로
동원 한다면 이나라는 누구를 위하여 존재 하고 있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