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개인별 실적평가 아닌 시책평가...반영 여부 미정"
제주특별자치도가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 투표와 관련, 각 읍면동의 '동전투표기'를 통한 투표 실적을 하반기 평가에 반영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제주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장동훈)는 19일 2010회계연도 제주도 일반회계 및 특별회계 세입세출 결산 및 예비비 지출 승인의 건을 심사했다.
이날 심사에서 박주희 의원(국민참여당)은 7대 경관 동전투표기를 통한 투표실적을 읍면동별 평가에 반영한다는 제주도 당국의 계획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제주도는 이번 추경안에 7대 경관 범도민추진위원회 지원 예산으로 4억원을 책정했는데, 그 속에는 동전투표기 설치 및 운영비가 약 8000만원 포함돼 있다.
범도민추진위원회는 이를 통해 읍면동주민센터 및 주요 관광지에서 동전투표기를 활용한 범도민 투표참여 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박주희 의원이 공개한 문서를 보면, 이 문서에는 동전투표기의 원리와 투표방법, 정산방법 등이 상세하게 소개돼 있다.
동전투표기는 휴대폰과 같은 원리로 개별 기기마다 휴대폰 전화번호가 부여돼 동전 투입 시 자체감지 시스템에 의해 문자투표가 이뤄진다.
1회 투표요금은 165원으로 잔액은 반환되지 않고 누적돼 사용된다. 충전 시 5시간을 사용할 수 있어 각종 단체 행사 시 야외에서도 투표가 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정산의 경우 KT가 월 1회씩 각 읍면동에 구성된 7대 경관 추진위원회에 고지서를 발송하면, 추진위원회가 요금을 납부하게 된다.
박 의원이 문제 삼은 부분은 문서 말미에 있는 '협조사항'.
담당자 및 민원실에는 교환용 동전을 항시 비치하고, 통장 및 자생단체장 등 방문 시 동전투표기를 이용한 투표를 독려하도록 했다.
또 '매일 부지사님께 일일실적보고 및 하반기 평가에 반영될 예정이오니 많은 협조 부탁드립니다'라고 적혀 있다.
'하반기 평가에 반영될 예정'이라는 말 속에는 '평가'를 근거로 해, 공무원들을 7대 경관 투표에 참여하도록 강요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박 의원은 "행정시나 동사무소 등에서 평가가 잘 나오면, 그 평가가 잘 나오도록 추진한 공무원들의 근무평가에도 영향이 있는 것 아니냐"면서 문서 속의 '협조사항'을 문제 삼았다.
답변에 나선 강성후 제주도 세계자연유산관리단장은 "여기에서 말하는 평가는 개인별 실적평가의 취지가 아니라, 읍면동 시책평가를 의미한다"고 답했다.
강 단장은 이어 "읍면동 시책평가 항목 20개 가운데 하나가 '7대 경관 투표실적'"이라며 "평가 결과에 따라 읍면동별 시상금을 등수로 메기게 된다"고 말했다.
이같은 답변에 박 의원은 "평가 결과가 잘 나오면 그것을 추진한 공무원들의 근무평가에 플러스가 되지 않겠나? 하반기 평가에 이 부분이 반영될 것이냐"고 물었다.
또 "확정도 되지 않았는데 이 말을 내려 보내면 일선 공무원들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느냐"고 추궁했다.
이에 강 단장은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라며 "조만간 반영 여부를 확정 짓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같은 언론보도를 접한 제주도 관계자는 이날 오후 <헤드라인제주>에 전화를 걸어 와, "이 문서는 제주도나 행정시에서 만든 게 아니라, 읍면동 자체적으로 직원 공람용으로 돌려 보기 위해 만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시책 평가는 '돈 문제'와 얽혀 있는데 어떻게 투표 실적을 평가에 반영하겠느냐"고 반문한 뒤, "평가에 반영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헤드라인제주>
<조승원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