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기존 조사결과 전량 폐기...문항 재구성해 새로 추진"

제주특별자치도가 지난 달 18일부터 30일까지 온라인을 통해 진행한 '제주형 압축도시 조성을 위한 고도관리방안' 도민 설문조사는 결국 없던 일이 됐다. 조사 문항의 구성에 있어 불공정 논란이 제기되면서, 사실상 신뢰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어렵게 됐다는 판단 때문이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이미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전량 폐기하고 설문 문항을 재구성해 새로운 설문조사를 추진한다고 1일 밝혔다.
제주도는 "이는 제주참여환경연대에서 제기한 설문조사 일부 문항이 찬성반대에 대한 중립적 선택지가 없었던 점과 설문 설계 과정에서 발생한 시스템 설정 오류에 대한 지적을 수용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설문이 고도관리 방안에 대한 도민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취지로 시행했으나, 일부 미비한 문항 구성으로 도민 혼란을 야기한 점에 대해 사과한다"고 밝혔다.
또 "설문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를 무겁게 받아들인다"면서 "오해의 소지를 최소화하고 신뢰도 높은 정책 수립을 위해 후속 조치를 취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새롭게 진행될 설문조사는 엄격한 사전 검토와 전문가 자문을 거쳐 도민 의견이 폭넓게 반영될 수 있도록 설계하고, 재설문 결과는 정책 결정 과정에 적극적으로 반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주도 관계자는 "앞으로도 도민 의견 수렴 과정의 신뢰성과 투명성을 확보하여 보다 더 다양하고 객관적인 도민 의견을 바탕으로 한 합리적인 고도관리 방안을 마련하고 차질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앞서 제주참여환경연대는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설문조사 문항구성의 편향성 문제를 지적하며 "도민을 기만하는 사기 행정인 고도완화를 백지화하라"고 촉구했다.
이 단체는 "오영훈 도정은 고도완화 관련 도민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이를 도민의견 수렴의 근거로 활용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며 "설문문항을 보면, 고도완화 추진에 대해서 만족스럽다는 의견을 내도록 유도하고 있다는 점이 명확히 보인다"고 지적했다.
유도성 설문문항 구성의 근거로 7번 문항을 예로 제시했다. 고도관리 방안 불만족 이유에 대한 선택지로 ⓛ제2종·3종·준주거지역 45m 높이가 낮음 ②상업지역 55m높이가 낮음 ③제2종·3종·준주거지역 및 상업지역 높이가 낮음 ④기준높이 설정 불필요 ⑤기타를 제시하고 있다.
이 단체는 "이 문항의 선택지는 모두 오영훈 도정이 추진하는 고도완화보다 더 완화를 원하는 차원의 선택지로 구성되어 있는 한편, 고도완화가 불필요하다는 의견을 선택할 설문지가 없다"며 "진정 도민의 의견을 수렴하려는 설문조사라면, 고도완화 방안에 대해 중립적인 선택지를 제시해야 함에도 고도완화를 찬성하는 문항만 선택하도록 되어 있다"고 꼬집었다.
2번 문항에서 현재의 고도관리방안에 대해서 ‘매우 만족스럽다’라는 선택지를 선택했으나, 2-1번 문항에서 만족스럽지 않은 이유를 선택하라고 하고 있다는 점도 공정성을 의심하게 한는 질문으로 들었다.
이 단체는 "2-1번의 선택지를 선택하지 않으면 설문조사를 완료할 수 없는데, 이는 단순한 실수로 절대 볼 수 없다"며 "전반적인 문항의 구성이나 내용이 오영훈 도정의 고도관리방안(고도완화)에 찬성하도록 구성돼 있기 때문으로, 설령 단순 실수라고 하더라도 이 설문조사는 무효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헤드라인제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