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화북1동 화북천 중계펌프장 관련 월류수 처리시설 설치 공사에 대한 감사위원회 감사 결과 문제가 있는 것으로 결론이 나자 거센 후폭풍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역주민들과 환경단체는 행정당국의 사과를 촉구하는 한편 잘못된 시설에 대한 즉각적 철거를 요구하고 나섰다.

화북 곤을동 청정마을을 만드는 대책위원회와 사단법인 제주참여환경연대는 20일 공동 성명을 내고 "제주도 상하수도본부는 화북 주민들에게 사과하고, 부당시설을 철거하라"고 요구했다.

이는 참여환경연대가 지난 8월 제주도 감사위원회에 청구하면서 이뤄진 화북중계펌프장 합류식 하수관거 정비공사 관련 감사 결과, 많은 문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된데 따른 것이다.

실제 감사 결과, 상하수도본부는 지난 2013년부터 2017년 사이 4차례에 걸쳐 합류식 하수관로를 분류식으로 교체하는 정비사업을 시행했음에도, 이 과정에서 합류식 하수관로 3676m가 남아있는 구간에 대해 교체.정비하지 않고 방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로 인해 빗물이 펌프장에 대량으로 유입됐고, 이로 인해 정화되지 못한 하수가 월류돼 해안으로 방류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인근 화북공업단지 내 145가구에 대해 배수설비 설치 등 하수관로 정비를 시행해야 함에도 이를 누락해 악취발생 등 민원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화북 지역에서 그동안 진행된 하수관거 정비사업을 통해 설치된 분류식 하수관로를 통해 빗물 등이 대량으로 유입돼 화북중계펌프장 처리용량 초과의 원인이 되고 있는데도, 대책마련을 위한 기술진단 등을 한 차례도 실시하지 않고 방치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2013년부터 2017년까지 4차례 오수.우수관로 정비공사를 시행하며 사업시행 고시를 하지 않는 등 행정절차를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감사결과에 대해 대책위와 참여환경연대는 "결론적으로, 상하수도본부는 149억원의 혈세를 들여 화북중계펌프장으로 유입되는 월류수를 방지하고자, 하수관과 우수관을 분리하는 하수관거 정비사업을 진행했음에도, 다시 월류수를 처리하기 위한 시설을 화북중계펌프장에 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상하수도본부는 월류수처리시설을 만드는 과정에서도 화북주민들에게 ‘빗물에 섞여 있는 담배꽁초 등을 걸러내기 위한 시설’이라고 속여 주민들의 동의를 얻었다"면서 "공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월류수가 빗물과 하수가 섞인 물이라는 것이 확인되면서 주민들이 공사를 막아서자, ‘공무집행방해’니 ‘손해배상청구’니 으름장을 놓으면서 공사를 강행했다"고 힐난했다.

또 "심지어 공사 과정 중에 용천수가 솟아나와도 매립하고 공사를 진행하였고, 태풍경보가 발효된 날도 공사를 강행하는 비상식적인 막장 공사를 벌였다"면서 "그런데 이번 감사결과로 상하수도본부가 149억원의 혈세를 들여 공사한 것은 월류수 발생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것이었고, 이를 제대로 시행하였다면 다시 화북주민을 속이면서 월류수처리시설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는 결론이 내려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화북 주민들은 상하수도본부에셔 이제껏 보여 온 여러 차례의 거짓말과 과거의 잘못을 덮으려는 월류수처리공사로 인해 행정에 대한 신뢰가 완전히 사라졌다"면서 "제주도정이 절대적이고, 가장 우선적으로 지켜야 할 ‘도민의 행정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민들과 참여환경연대는 "제주도정이 심각성을 인식한다면, 상하수도본부장은 즉각 화북주민에게 사과하고, 사실상 하수처리시설인 월류수처리시설을 즉각 철거해야 한다"면서 "만약, 도정이 바로잡지 않는다면  행정소송을 통해서 불법으로 만들어진 화북중계펌프장과 월류수처리시설의 철거 및 이로 인한 손해에 대한 배상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헤드라인제주>

홍창빈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