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가족의 힘으로 치유...'72주년 4.3가족문화제' 성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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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 가족의 힘으로 치유...'72주년 4.3가족문화제' 성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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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어버이상을 수상한 변춘화 어르신 72주년 4.3가족문화제에서 벅차오르는 감정을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4.3어버이상을 수상한 변춘화 어르신 72주년 4.3가족문화제에서 벅차오르는 감정을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다소 쌀쌀한 날씨, 4.3의 기억을 대를 이어 나누고 4.3유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아픈 기억을 서로 치유해주는 자리가 마련됐다.

제주4.3평화재단(이사장 양조훈)이 주최하고 사단법인 제주민예총(이사장 이종형)이 주관하는 '제주4.3 72주년 가족문화제'가 지난 24일 제주4.3평화공원 위령광장에서 열렸다.

이날 가족문화제에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4.3어버이상을 수상한 어르신과 4.3장학생 가족 등 100여명의 관객들만 초청돼 진행된 가운데, 양조훈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 이종형 제주민예총 이사장, 강철남 제주도의회 4.3특위위원장, 김춘보 4.3희생자유족회 상임부회장, 강민철 제주도 4.3지원과장, 허영선 4.3연구소장 등이 참석했다. 

관객 중에는 지난해 열린 4.3희생자추념식 당시 1만여명 참석자들의 눈시울을 붉게 만들었던 사연의 주인공 김연옥 할머니의 가족 3대와 4.3후유장애인 오태순 할아버지의 가족 4대 등이 참여해 의미를 더했다.

가족문화제는 가족사진 촬영을 시작으로, 문화제에 참여한 4.3희생자 가족에 대한 특별 영상이 상영됐다.

4.3어버이상을 수상한 변춘화 어르신의 딸 김복희씨와 4.3생존희생자 강순덕 어르신의 손녀 고유정 학생은 편지낭송의 대표자로 각각 나서 4.3 당시 힘들게 살아온 어르신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4.3어버이상을 수상한 변춘화 어르신의 딸 김복희씨가 편지낭송을 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4.3어버이상을 수상한 변춘화 어르신의 딸 김복희씨가 편지낭송을 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김복희씨는 "제가 어머니 뱃속에 있을 때 발생한 4.3이후 남편과 친정아버지는 돌아가시고 농사일 등 안해본 게 없다던 어머니, 저도 그 덕분에 자녀를 낳고 행복한 삶을 살았다"며 "이제까지 고생하신 어머니를 위해 제가 평생 모시겠다. 딸의 사랑을 듬뿍 받고 항상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말해 관객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고유정 학생은 "제가 어렸을 때 할머니가 가진 팔, 다리의 장애의 원인이 4.3 당시 산에서 군인들에게 맞아서 된 것이라는 것을 몰랐었고, 진실을 알았을 때는 너무나 마음이 아팠다"며 "이제는 제가 할머니의 손과 발이 돼 드리겠다. 사랑합니다"라고 말했다.

편지 낭독 이후엔 '가족', '제주', '4.3'이라는 주제로 한 '가족퀴즈쇼'와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는 가수 조명섭, 십센치(10cm)의 무대가 진행돼 분위기를 한껏 고취시켰다.

한편, 제주4.3평화재단은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따른 사회적 상황을 감안해 행사장에 오지 못한 도민들을 위해 유튜브로 온라인 실시간 중계를 진행했다. <헤드라인제주>

4.3생존희생자 강순덕 어르신의 손녀 고유정 학생이 편지낭송을 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4.3생존희생자 강순덕 어르신의 손녀 고유정 학생이 편지낭송을 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지난 24일 제주4.3평화공원 위령광장에서 열린 '제주4.3 72주년 가족문화제'. ⓒ헤드라인제주
지난 24일 제주4.3평화공원 위령광장에서 열린 '제주4.3 72주년 가족문화제'.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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