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 해군기지 반대주민회 "본말 전도된 사과쇼와 굴욕적 상생협약 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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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 해군기지 반대주민회 "본말 전도된 사과쇼와 굴욕적 상생협약 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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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석종 해군참모총장이 지난 31일 서귀포시 강정마을을 찾아 민군복합형관광미항(제주해군기지) 건설 과정에서 발생한 갈등에 대해 사과하고 민.관.군 상생협약을 체결한 것과 관련해,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주민회(회장 강동균)는 1일 성명을 내고 "본말이 전도된 해군과 강정마을회의 사과쇼와 굴욕적인 민군상생협약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반대주민회는 부 총장이 해군–강정마을회 간 ‘민군상생협약서’를 발표하고 제주해군기지 건설과정에서 발생한 주민들의 불편과 갈등에 대해 사과와 위로의 뜻이 밝힌 것에 대해 "듣기 얼마나 좋은 미사여구인가"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는 피해당사자를 배제한 채, 손을 잡기 쉬운 상대끼리만 모여 이루어진 협잡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제주해군기지 건설 갈등으로 반대투쟁을 했던 주체들은 처음부터 사과의 대상이 아니었다. 그렇기에 이를 통해 미래로 나가자는 구호는 메아리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반대주민회는 "‘사과’라는 것은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하는 행위를 말한다"면서 "어제 이루어진 사과는 피해당사자가 배제됐다는 점에서 그 ‘진정성’이 크게 의심되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나아가 사과는 가해자의 양심적 고백이자 자발적으로 이뤄지는 행위여야 한다"며 "그러나 어제의 부석종 참모총장의 사과의 경우, 강희봉 강정마을회장의 화답 내용에 적시됐듯, 강정마을회가 부 참모총장에게 사과를 요청하고, 부 참모총장이 받아들인 것으로 확인된다"며, 어제 부 총장의 사과를 '본말이 전도된 사과'로 규정했다.

반대주민회는 "누차 주장하지만 제주해군기지 건설과정에서 연행 700여건, 사법처리 690여건, 구속 37건, 벌금 총액 3억 여원의 피해가 발생했다"며 "그러나 어제 부석종 해군참모총장은 이러한 사법적 피해에 대해 단 한 차례의 언급도 없었다"며 부 총장의 사과가 '반쪽자리'라고 강조했다.

또 국방부의 군관사 행정대집행 직권취소에 대해 "이는 2019년 5월 경찰청 인권침해 진상조사 보고서의 권고사항"이라며 "이는 그동안 강정마을 주민들의 투쟁의 정당성이 확인된 결과이며, 작지만 그간 투쟁의 성과 중 하나"라고 말했다.

반대주민회는 "재차 강조하지만, 제주해군기지 건설 갈등의 발단은 민주적 절차를 무시하고 추진된 사업이기 때문"이라며 "현재 해군은 제주해군기지 진입도로 사업의 환경영향평가에서 천연기념물 담팔수 위치와 멸종위기종 솔잎란 위치를 고의적으로 오기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으며, 천연기념물 원앙새의 서식실태조사를 누락하는 등 절차적 정당성 없는 사업추진을 반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주해군기지 건설 추진으로 야기된 갈등을 사과하는 부 총장에게 단 한 치의 진정성이 있었다면, 이 진입도로 환경영향평가부터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으로 재실시하고 나서 사과해야 했다"며 강정천 하류 배락맞은소 부근 용천수에서 오탁수가 발생해 중단된 해군기지 진입로 공사를 강행하려는 해군을 비판했다.

반대주민회는 "해군은 더 나아가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전체를 군사기지 보호구역으로 지정하려는 의도를 멈추지 않고 있다"며 "이는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을 순수한 해군기지로 변경하려는 해군의 욕심이 여과 없이 드러나는 사안"이라고 꼬집었다.

또 민군상생협약에 대해 "이 협약은 해군에게 주도권이 있으며, 해군 위주의 협약"이라며 "‘국방부 소관 강정마을 지역발전계획 추진’이 그 핵심인 협약이기에, 예전에 제주도와 강정마을이 애써 마련한 ‘강정마을 공동체회복을 위한 조례’를 사문화시키고, 해군박물관사업이나 함상공원사업, 진입도로 등 해군사업들이 지역발전사업이라는 명목으로 추진되는 협약"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사과 방문의 시기가 대한민국 전체가 코로나 19의 전국적 지역감염이 폭발적으로 증가해 2.5단계 방역조치가 이루어지는 시점"이라며 "해군은 국민들의 생명안전에 불감증이라도 걸린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반대주민회는 "강희봉 강정마을회장과 부석종 해군참모총장은 어제를 상생과 화합의 첫발을 디딘 날이라고 자평했지만, 우리는 어제를 치욕과 수치의 날로 두고두고 기억할 것"이라고 밝혔다.<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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