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 지사 면담 합의 실패..."종전 시뮬레이션 결과 확인만 가능"
정부가 제주해군기지 공사를 일시적으로 보류하고 15만톤 크루즈항 설계 선박시뮬레이션 검증을 해달라는 제주특별자치도의 요청에 대해 전면 거부했다.
임종룡 국무총리실장은 16일 오후 6시께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날 오후 1시40분께 부터 우근민 제주지사 등과 제주해군기지 문제에 대해 협의를 나눴던 사항에 대한 결과 및 정부 입장을 발표했다.
기자회견에는 임 실장을 비롯해 이용걸 국방부 차관보, 이경옥 행정안전부 차관보, 황기철 해군참모차장 등이 참석했다.


임 실장은 우선 제주도로부터 재검증을 요청을 받은 것과 관련해, "추가 시뮬레이션을 통해 재검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는 첫재, 다시 검증을 한다고 하더라도 결과가 달라지지 않을 것이며, 둘째, 재검증을 하는데 필요한 소요시간이 최소 7개월 정도가 걸리고, 세번째, 이렇게 해서 계속 공사가 지연되고 늦춰지면서 갈등이 연속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검증요구는 수용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임 실장은 "그러나 지난해 12월부터 시작해 2월24일날 끝난 시뮬레이션에 대해서는 기술검증위원회의 요구대로 수행한 것이기 때문에, 이의 모든 자료를 공개하고, 제주도가 추천한 전문가들이 와서 시뮬레이션 내용에 대해 검증하겠다고 하면 이를 적극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앞으로 전문가들간에 토의나 진지한 검증이 이뤄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면서 "그런 과정을 이루기 위해 정부도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사중단 요청을 받아들일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지난 14일 제주도내 일간지를 통해 밝힌 '호소문'의 내용과 거의 맥을 같이 하며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임 실장은 "공사중단을 수용하기 어렵다"면서 "첫번째, 그동안 시작할 때 5년에 걸친 오랜 기간이 있어서 공사 자체가 굉장히 늦어져 국책사업이 적기에 이뤄지지 못한 문제가 있고, 두번째로는 이로인해 국가 예산이 낭비되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또 "(공사가) 자꾸 지연되다보면 갈등과 소모적 논쟁이 커질 수밖에 없고, 이러한 것들이 과연 제주도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냐 하는 점에서 정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공사 자체는 중단하지 않을 것이고, 계속해 나갈 것"이라며 "다만 이 과정에서 도민들이 우려하거나, 궁금하거나, 지적하듯 시뮬레이션에 대한 여러가지 검증이 필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기존 시뮬레이션 자료를 바탕으로 해서 충분히 검증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재검증 하더라도 공사는 계속 강행"
이어 만약 기존 선박시뮬레이션 재검증을 하는 동안에도 공사를 계속 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공사는 계속할 생각"이라고 잘라 말했다.
임 실장은 "현재 진행중인 공사는 육상에서 하는 기초 공사이고, 정부에서 판단할 때는 더 이상 늦춰선 더 많은 비용이 들고, 도민들이 불편하기 때문에 공사를 계속 진행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사정지 명령 내려지면 법률에 따라 대응할 것"...거부 시사
만약 제주도가 오는 20일 청문절차를 거쳐 공사정지 명령을 내린다면 어떻게 할 생각인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아직 제주도로부터 직접적으로 들은 적이 없고, 보도에 의해 발표된 것만 알고 있는데, 나름대로 법률적 검토를 많이 했다"면서 "법제처 도움도 받아 수차례 검토했는데, 현 단계의 상황에서 중지명령 내리는 건 입법적으로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법률적 근거 없이 명령 내리는 것이라 판단한다"며 "만약 (공사정지명령이) 내려진다면 법률이 정한 절차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 실장은 "단, 이런 과정까지 이르지 않게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공사정지 명령을 거부할 것임을 분명히 하고 나선 것이다.
#"검증위 권고사항 시뮬레이션 결과 모두 반영...주관적 판단 개입여지 없다"
총리실 기술검증위가 검토결과보고서를 채택한 것은 2월14일인데, 정부에서 판단근거로 삼은 국방부의 단독시뮬레이션은 지난해 12월부터 2월23일까지 한 것으로 돼 있어서, 검증위 권고대로 시뮬레이션을 했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질문에 대해서는, "검증위에서 제시한 조건들이 모두 반영됐다"고 답했다.
임 실장은 "풍속이나 횡풍압면적 등등의 변수들을 집어넣어 진행했고, 최종 시뮬레이션 결과보고서는 이런 조건들을 반영한 결과로 보고 있다"며 "필요하다면 자료를 드리겠다. 추가 시뮬레이션 자체는 검증위가 요구했던 조건을 충실히 반영해서 나온 결과"라고 설명했다.
검증위 변수값만 문제가 됐던 것이 아니라, 시뮬레이션을 하는 과정에서 주관적 판단이 개입될 수 있기 때문에 제주도에서는 공동으로 해야 한다고 했던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운항 검증을 빼고는 주관적 판단이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시뮬레이션에서는 제어도 검증, 근접도에 대한 검증, 주관적 운항 검증을 했는데, 제어도나 근접도 검증은 정량적 계산에 의해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달라질 수가 없다"고 말했다.
임 실장은 "다만 주관적 운항 검증은 사람에 따라 편차가 달라질 수 있다"면서 "때문에 편차를 없애기 위해 이번에 한 시뮬레이션에는 참여인원을 대폭 늘렸고, 그 결과 북동풍 바람이 14미터 정도 불면 2개 케이스 정도는 운항이 어렵다는 지적이 있어서 서측 돌제부두와 항로법선을 조정하겠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주도에서 추천한 사람이 오면 그 내용에 대해서도 전부 검증할 수 있도록 개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2008년 9월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종전 제주해군기지에서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으로 정책결정이 이뤄진 후, 항만설계의 내용에 있어 그 이전과 이후에 실제 변화가 있었는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해군측 관계자가 설명에 나섰다.
류즙희 해군제주기지사업단 부단장은 "방파제 구조가 완전히 달라졌고, 케이슨이 최신 공법으로 인해 달라졌다"고 말했다.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의 항만설계가 종전 제주해군기지 설계와 비교할 때 방파제 옆에 계류시설을 확충한 것 말고는 크게 달라진게 없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고 말하면서도 구체적으로 설계가 어떻게 변경됐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류 부단장은 다만, "크루즈가 될 수 있도록 기능 만들 수 밖에 없었다"며 "크루즈 시설이 들어가는 시설이 추가돼 항만설계는 완전히 틀리다. 기본적으로는 흔히 말하는 보통 방파제를 매립하는 공법, 케이슨 57개를 만들어서 하는 특수공법으로 전반적으로 설계변경하고, 그에 따라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부 주민들의 반대, 외부세력 개입으로 어려움 많다"
기자회견에서 임 실장은 기존 '호소문'에서 밝혔던 입장을 다시한번 강조했다.
임 실장은 "정부는 대한민국의 안보와 제주도 발전을 위해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2007년 해군기지로 추진돼 오던 공사를 현 정부 들어서 제주발전을 위해 2008년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으로 추진키로 결정한 바 있다. 공사와 관련해 주민 여론조사나 환경영향평가, 문화재 조사 등 적법한 절차를 최대한 준수하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15만톤 크루즈 입출항의 경우 보다 안전하고, 원활하게 입출항이 가능하도록 보완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건설이 강정마을을 중심으로 제주발전 계기될 수 있도록 1조원 규모의 지역발전계획 수립했다"고 말했다.
임 실장은 "그러나 이러한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부 주민들이 공사추진에 반대하고 있고, 특히 외부세력의 개입으로 공사를 진행하는데 많은 어려움 있는 게 사실"이라며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을 둘러싼 논쟁과 소모적 갈등은 국가안보와 제주 발전에 결코 도움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정치적 이해나 외부세력의 불법행위로 인해 제주도의 평화롭고 아름다운 이미지가 훼손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와 제주도가 갈등관계로 비춰지는 점을 의식한 듯, "정부는 제주도정과 갈등관계가 아닌 상호 도움을 주고받는 원만한 협력관계가 지속되길 바란다"며 "이를 위해 오늘 도지사와 제주도 관계관과의 만남이 매우 유익했다고 본다. 특히 강정마을 주민 대표를 만난 자리는 진솔한 얘기들을 수 있는 의미 있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대화와 소통을 더 넓고 깊게 해나갈 것"이라며 "아울러 2015년 아름답고 훌륭한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을 건설하고, 이 관광미항이 제주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제주도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과 관심을 갖고 제주발전을 뒷받침해 나갈 것"이라며 "도민들의이해와 협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답답해 하는 우 지사, "일단 할 말은 다했다"
이날 정부 당국자의 기자회견의 입장은 제주도와는 사전에 조율되지 않았다. 제주도 관계관들은 이날 면담결과가 못내 불만족스러운 듯, 답답해 하는 모습을 보였다.
면담이 끝난 후 '합의점'이 돌출될 것이란 얘기도 나왔지만, 결국 아무런 합의 없이 정부의 입장발표 만으로 끝이 났다.
김방훈 제주도 기획관리실장은 "우 지사께서는 (정부측에) 할 말은 다 했다. 공정한 검증 및 공사일시 보류 요청을 했으므로, 돌아가면 뭔가 논의된 결과를 알려주지 않겠느냐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우 지사는 이날 임 실장과의 면담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정부에 제주사회의 크루즈항 검증요구를 전향적으로 검토해 수용해줄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우 지사는 "지금까지 제주도와 도의회 등이 뜻을 같이 해서 강정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에 대한 15만톤 크루즈선이 자유로운 입출항에 대한 객관적이고 공정한 검증을 요청하고 있다"면서 "이는 강정마을과 제주도, 해군 3자간 모두 윈윈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고 제주도로서는 최소한의 요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정한 검증을 요구하는 제주도의 입장을 정책에 반영하는 정부의 전향적인 판단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에대해 돌아온 답은 기존 국방부 시뮬레이션을 갖고 확인하자는 내용 뿐이었다.
우 지사는 검증 문제가 논의되고 있는 상황에서 케이슨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은 맞지가 않다면서 이를 중단해줄 것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헤드라인제주>

<조승원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