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 지사 "대한항공 빙상팀 제주연고 유치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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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지사 "대한항공 빙상팀 제주연고 유치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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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치 못한 파격적인 것 필요"...경빙장 논란 촉발

우근민 제주지사가 20일 "현재 창단 진행중인 대한항공 빙상팀의 연고지를 제주도로 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라며 빙상장 건설 추진의사를 밝혔다. 직접적으로 빙상장을 건설하겠다는 언급은 하지 않았으나, 빙상팀을 유치하는 자체가 빙상장 시설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이는 일부 시민단체들로부터 반발을 사고있는 제주지역 경빙장 사업과도 연관된 것으로 보여져 논란의 여지를 남기고 있다.

우근민 제주지사는 이날 오후 5시 서귀포시 표선면주민센터에서 지역주민 7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주민과의 대화를 가졌다.

우근민 제주지사. <헤드라인제주>
우근민 제주지사가 20일 표선면주민센터를 방문해 주민과의 대화 시간을 갖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이 자리에서 한 주민이 정체된 표선면 인구에 대한 걱정을 토로하자 우 지사는 "돈벌이가 된다면 자연스럽게 인구는 늘어나게 돼있다"며 "표선면이 기회를 잡게 될 것"이라고 달랬다.

우 지사는 인구가 증가하는 것과 관련해 "돈벌이가 된다면 서울사람들도 얼마든지 찾아오게 될 것"이라며 이전에 도지사로 재직했을 당시의 이야기를 풀었다.

그는 "예전에는 제주도가 전국체전에 나가기만하면 항상 꼴찌를 했다"면서 "해결할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수원에서 수영 선수들을 영입해오고 금메달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금메달을 받아서 기분이 좋다고 해야하는데 언론에서는 수원사람을 데려다가 금메달을 따는게 무슨 소용이냐며 기사를 썼더라"라며 "이런 생각을 하면 안된다"고 피력했다.

우 지사는 "마음을 너그럽게 가져야지 제주도 사람이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은 틀렸다"며 "메달을 따면 제주도가 좋은 것이고, 제주도 사람이 아니면 대한민국이 좋은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항공 빙상팀을 제주에서 유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우 지사는 "제주에 스케이트 타는 곳이 아무곳도 없는데, 이런 환경에서 제주가 빙상 금메달을 따면 어떻겠나"라고 물으며 "평소에 생각하지 않았던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예전에 삼다수에 탁구팀을 만들었는데, 운영이 어려워 결국 농심에 줬다"면서 아쉬움을 드러내며 "이번에 빙상팀 연고를 제주도로 유치하면 올림픽에서 우승한 모태범 선수도 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 지사는 "빙상하면 모두 강원도나 서울을 생각하지 제주도가 빙상한다고는 생각치 못했을 것"이라며 파격적인 발상이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날 우 지사가 언급한 빙상팀 연고지 유치 계획이 원활히 추진된다면 빙상장 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은 제주지역의 사정상 새로운 빙상장 시설이 들어설 것이 유력해 보인다.

이와 관련해 빙상장이 건설되면 평상시의 활용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경빙사업'이 추진될 가능성은 클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날 우 지사의 발언은 제주특별법이 통과된 후 경빙장사업과 관련한 논란이 본격화될 것을 암시케 했다.

민주당 김재윤 의원 등 20명은 지난 1월 '제주특별자치도 경빙사업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하고, 다음달 초 제주에서 도민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공청회를 가질 계획이다.

관광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해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기여할 것이라는 긍정적 시각과, 또 하나의 사행산업이 탄생해 도민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부정적 시각이 표출되고 있다.

제주참여환경연대는 "경빙이라는 또 다른 사행산업 도입 논의가 현 시점에서 제주사회에 등장하는 것이 적절한 지에 대해 치밀한 논의가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이의 철회를 주장해 왔다.

반면 김재윤 의원은 "경빙 도입을 위해서는 도민의 공감대 형성이 우선돼야 하기 때문에 이번 공청회를 통해 관련 전문가와 도민의 중지를 모으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한항공 빙상팀 연고요청은 경빙사업에 대한 논란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우근민 제주지사가 20일 표선면주민센터를 방문해 주민과의 대화 시간을 갖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표선면 주민과의 대화에 참석한 주민들. <헤드라인제주>

# "가시리 유채꽃길 전신주만 없었어도..."

이어진 주민과의 대화에서 표선면 가시리의 한 주민은 "가시리 유채꽃 길이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 100개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데, 전신주가 설치돼있어서 아쉽다"고 말했다.

이에 우 지사는 "전신주를 없애는 방법은 땅 속에 전선을 심는 지중화 방법밖에 없는데, 도에서 지중화를 해주기 시작하면 다른 지역도 다 해줘야 한다"며 어려움을 표했다.

우 지사는 "마을 내부적으로 자금을 만들어 해결을 짓는 것이 바람직 하기는 한데"라면서 재검토를 약속했다.

또 다른 지역주민은 "표선도서관이 지역 청소년들의 우범지역이 된다"고 호소하며 CCTV를 설치해달라고 건의했다. 이에 우 지사는 교육감과 논의한 후 설치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우 지사는 표선면 주민과의 대화에 앞서 표선면 지역 소재의 백약봉영농조합을 방문해 애로사항을 전해들었다. <헤드라인제주>

의견을 피력하는 표선면 주민. <헤드라인제주>
표선면 직원과 악수를 나누는 우근민 지사.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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