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워케이션'의 최적지 제주, 아직도 갈 길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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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워케이션'의 최적지 제주, 아직도 갈 길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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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워케이션 최적지 제주] (3) 워케이션 활성화, 향후 과제는?
기업수요 부응한 인프라 확장, 차별화 전략, 여가 프로그램 활성화 필요

제주도가 국내 '워케이션(workation)'의 최적지로 부상하며 국내.외 기업들로부터 큰 관심을 끌고 있으나, 워케이션 관련 사업을 체계적으로 육성하고 산업화 하기 위해서는 과제도 적지 않다. 

 근로자가 휴가를 즐기면서 동시에 일상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형태의 제주지역의 워케이션은 관광 관련 새로운 패러다임의 산업화는 물론, 지역상생 모델로서도 그 가능성이 확인되고 있다. 

특히 민선 8기 제주도정 출범 후 워케이션을 핵심 공약 중 하나로 제시하며 인프라 구축 및 대외적 홍보를 선제적으로 추진한 결과 선점 전략은 일단 성공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제주도가 국내 워케이션의 최적지라는 이미지를 국내.외 기업에 널리 전파한 것이 주효했다고 볼 수 있다.

워케이션의 '최적지', '성지'라는 평가는 이어지고 있으나, 아직 갈 길은 멀었다. 이를 산업화하기 위해서는 현재까지의 상황은 극히 초기 단계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워케이션 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과제가 한 두가지가 아니다.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과 더불어 차별화 전략이 요구되고 있다.

지난 5일 서울에서 열린 '2023 제주 워케이션 설명회 in 서울' 행사.
지난 5일 서울에서 열린 '2023 제주 워케이션 설명회 in 서울' 행사.

첫 번째로 워케이션 인프라의 체계적 확장이 요구되고 있다. 이미 국내 지자체마다 워케이션 기업 근로자를 유치하기 위해 경쟁에 나서고 있기 때문에, 마냥 안주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현재 하드웨어 부분에서 워케이션 기업 유치를 위한 오피스는 공공형과 민간형으로 나눠 조성되고 있다. 공공 오피스는 3곳이 준비 중이다. 서귀포시 혁신도시 내에 9월 중 혁신도시피스 W3609를 재오픈하는 한편, 11월에는 제주시 원도심 내, 내년 중에 함덕 해변에 각각 조성할 예정이다.

기본적으로 업무 데스크를 제공하고 회의실 또는 세미나실, 휴게공간, 식당 또는 카페를 부대시설로 운영하면서, 기업이 제주도에 직원을 내려보낼 경우 이 오피스 공간에서 본사와 동일한 업무를 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민간 오피스의 경우 현재 14개소가 꾸려졌다. 그러나 공유업무시설과 숙박시설의 인프라에 대한 전반적 재점검과 함께 보완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제주연구원이 최근 진행한 '제주 워케이션 활성화 방안'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제주의 워케이션 인프라는 공공영역뿐만 아니라 민간영역에서도 활발하게 구축되고 있으나 주로 제주시, 서귀포시 도심 지역에 분포돼 있다.  
   
제주시 구좌읍 세화리 마을공동체에서 운영하는 '질그랭이센터'와 같은 모범적 운영 사례가 있기는 하지만, 읍.면지역의 워케이션 인프라는 상대적으로 극히 열악한 실정이다.
 
읍.면지역 공유업무시설은 인근지역 숙박시설과 미스매칭이 발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때문에 워케이션에 나선 근로자들이 숙박지역에서 업무지역으로의 이동하는 과정의 불편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무공간 선택시 숙소와의 접근성은 매우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때문에 읍.면지역에서는 공유업무시설을 중심으로 인근 숙박업소와의 연계 강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부분에 따른 보완과 함께, 숙박시설을 호텔.리조트가 아닌 농어촌민박, 휴양형펜션, 생활형 숙박 등으로 할 경우 적극적인 서비스 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둘째 수요자 요구에 부응한 전략 재설정이 요구된다.

이는 제주연구원의 '제주 워케이션 활성화 방안' 연구에서는 제주 워케이션에 대한 도외 기업 인식조사 결과를 통해 잘 드러나고 있다. 이 조사는 도외 지역의 기업 워케이션 관련 관계자 93명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조사 결과 응답기업의 94%가 목적지로서의 제주를 ‘매우 긍정(61.0%)’ 또는 ‘긍정적(33.0%)’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직원들의 제주 선호도 역시 ‘매우 그렇다(68.7%)’ ‘그렇다(22.2%)’로 90.0%가 제주를 직원들이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 워케이션 선호지역으로는 59%가 제주시, 서귀포시 등 도심지역, 27%는 ‘한적한 제주 농어촌 마을’, 17%는 ‘유명관광지’를 택한 점이 주목된다. 또 중요하게 생각하는 인프라로는 ‘숙박시설(4.73)’을 가장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편의시설 등 생활인프라(4.44)’, ‘전용 오피스(4.40)’ 순으로 중요하게 꼽았다. 

선호하는 숙박시설로는 호텔(37.6%)과 리조트.콘도(37.1%)를 가장 선호한 반면, 농어촌 민박.펜션(10.2%)와 지역 게스트하우스(6.6%) 공유숙박(5.1%)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이 부분은 읍.면지역 워케이션 인프라 설계에서 고려해야 할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제주 워케이션 활성화를 위해 보완되어야 할 사항으로는 84%가 ‘정확한 정보제공(전용 홈페이지 등)’을 꼽았다. 업무공간 숙박시설 관광프로그램 등 워케이션을 연결해주는 현지중개 서비스에 대해서도 86%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화 질그랭이센터. ⓒ헤드라인제주
세화 질그랭이센터. ⓒ헤드라인제주

셋째, 근로자가 업무 종료 이후 여가시간 활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의 적극적 개발이 필요하다. 인근 지역과의 교류 프로그램, 지역 기업과의 교류 프로그램, 또는 힐링여가 프로그램 등 저녁시간을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 

워케이션 활성화 방안에 대한 연구를 수행한 제주연구원 고선영 연구위원은 "제주에 위성 오피스를 설치하거나 기업을 이전할 수 있는 효과까지 염두에 둔 ‘상생-체류형 워케이션’이 필요하다면서, 이를 위해 △전략적 수요 확대 방안 △상생적 공급여건 조성 △효율적인 지원 인프라 구축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함을 강조했다.

전략적 수요확대를 위해서는 제주에서 운영되는 워케이션을 유형화하고 유형별 지원프로그램을 운영을 제안했다. 또 제주 출향 기업인 대상 우선 홍보 및 적극적 인센티브 지급, 무비자 여건 활용 해외기업 대상 워케이션 집중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상생적 공급여건 개선을 위해 도내 유휴업무시설 활용 인프라 확충을 지원하고 효율적 운영을 위한 인력양성과 전담인력으로서 워케이션코디네이터 육성·지원을 제안했다. 읍면지역 숙박시설 연계를 위해 읍면지역에 위치한 숙소를 특정 기간동안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는 숙박구독서비스도 필요하다고 했다.

제주워케이션 지원기능을 강화해 '원스탑 지원체계'를 만들고 전체적인 공급-수요기업관리와 홍보, 데이터관리, 예약-결제가 가능한 '통합관리플랫폼' 구축을 제안했다. 

고 연구위원은 "근로자들의 워케이션 실태와 현장에서 운영실태조사를 통한 모니터링을 주기적으로 실시하여 정책 수립과 워케이션 운영업체들에게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가운데, 제주특별자치도는 '비즈니스 모델'로서 워케이션 활성화 방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검토해 다양한 지원정책을 펴 나갈 계정이라고 밝혔다.

1일 경기도 판교에서 열린 제주도 워케이션 설명회. ⓒ헤드라인제주
지난 6월 경기도 판교에서 열린 제주도 워케이션 설명회. ⓒ헤드라인제주

최명동 제주도 경제활력국장은 "제주는 국내 워케이션의 최적지로서 환경을 갖추고 있는 만큼 향후 워케이션 인구가 늘어날수록 새로운 사업모델 발굴과 사업기회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워케이션은 단순히 관광이 아닌 지역에 오랫동안 체류하는 생활인구의 개념에 가깝기 때문에, 도내 생활 인프라와 관광 인프라를 접목해 장기체류 워케이셔너들을 위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한다면, 향후 우리나라 근무형태의 변화에 따라 제주에도 새로운 먹거리 산업으로써의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주도정 차원에서 기업을 위한 최적의 워케이션 시행을 위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지원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드웨어에서는 오피스 시설 확대 구축,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는 제주의 다양한 민간 오피스와 연계한 워케이션 경비를 지원하는 오피스 바우처 지원사업과, 제주에서 워케이션을 하는 동안에는 업무시간 외에는 충분히 여가와 휴식을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제도적 지원근거도 마련하기로 했다. 투자유치 지원조례 개정을 통해 전국 최초 분산근무 및 원격근무 시행 기업 지원 근거 등을 마련하는 한편, 기업이 제주에서 독립적으로 분산 오피스를 구축 또는 임차하여 운영을 계획하는 경우 기업유치의 일환으로 제주도에서 재정적 ·행정적 지원 인센티브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헤드라인제주>

*이 기사는 제주특별자치도의 지원과 취재협조를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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