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인정이 많은 서귀포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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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인정이 많은 서귀포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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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고타니 츠네히로 / 일본 기노카와시 파견공무원

고타니 츠네히로 / 일본 기노카와시 파견공무원. <헤드라인제주>
처음 서귀포에 왔을 때 깨끗하고 아름다운 꽃으로 가득한 도로를 보면서 도시미관에 상당히 힘을 기울이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기노카와시와 유사한 점이 많은 서귀포시는 낯설기보다는 오히려 그리웠던 곳에 다시 온 듯한 느낌이었다. 처갓집이 성남인지라 음식 등 서귀포에서의 생활은 큰 불편은 없었지만 언어는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커다란 장애가 되었다.

상대가 말하는 의미는 알아듣겠는데 대답하는데 자신이 없다보니 대화가 자주 끊겼다. 그래도 주변에서 열심히 말을 걸어주고 단어를 설명해 준 덕분에 지금은 서툴게나마 동료들과 많은 얘기를 나눌 수 있었다.
 
이곳 근무를 통해 인상 깊었던 점은 마음의 여유 없이 일하는 일본과 달리 서귀포시 공무원들은 상호 협조 하에 업무를 할 뿐 아니라 업무 외 시간에도 직원 간은 물론이고 주민과 함께하는 시간을 통해 친밀한 정을 쌓으며 가족처럼 지낸다는 것이었다.

또 기노카와시가 종이문서와 서류결재방식인데 반해 서귀포시는 전자문서와 전자결재시스템으로 되어 있는 것을 보면서 기노카와시에 도입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주민만족도 향상을 위한 서귀포시의 민원 응대법을 배우고 싶다. 적어도 내가 근무한 기간 내 찾아 온 민원인 중 볼일을 마치고 돌아갈 때에는 모두가 "감사하다"고 말하며 돌아갔다.

그것은 직원들이 어떤 경우라도 "불가능합니다"라고 하기보다는 민원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주민만족도 향상을 위해 매년 수차례의 연수를 하고 있는 기노카와시가  서귀포시의 민원 응대법을 배우게 되면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약간은 불편한 점도 있었다. 가장 불편했던 것은 너무 다습(多濕)하다는 것이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양복과 벨트에 곰팡이가 핀 것을 봤다. 일본에서는 식품이외에 곰팡이가 생기는 것을 본적이 없어 상당히 놀랐다.

그리고 일본과는 다른 통행방법에 당황했다. 일본에서는 '직진', '멈춤'이 뚜렷이 구분되고 신호체계가 많은데 비해 이곳에는 녹색과 적색, 적색일지라도 우회전인 차의 통행이 가능하며 서행하지 않거나 차선과 신호를 지키지 않는 오토바이가 있어 사고우려가 있었다.

또 공공교통수단인 버스 노선이나 정류소의 버스시간표가 보기 힘들게 되어 있고 어느 방향의 노선인지 잘 알 수가 없었다. 특히 택시 기사의 경우 손님이 타고 내릴 때 인사를 하는 경우가 드물었는데 최소한의 인사는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약간의 불편함은 있었지만 나는 아름답고 풍요로운 자연과 더불어 인정이 많은 이곳 서귀포가 너무도 좋다. 그동안 따뜻하게 대해준 직원과 시민 모두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앞으로 자주 만날 수 없어 무척 서운하지만 서귀포에서의 생활은 나의 일생에 있어 최고의 보물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추억을 안겨 준 서귀포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일본에 돌아가면 서귀포시에서 온 직원이 '기노카와시에 와서 정말로 좋았다', '또 오고 싶다',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도록 최대한 지원하겠다.
 
제주가 세계 7대 자연경관에 꼭 선정되길 바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교류로 서귀포시와 기노카와시 양시가 더욱 우호 발전해 가기를 바란다.

<고타니 츠네히로 / 일본 기노카와시 파견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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