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 기념사업위, '삼양동 4.3유적지 실태조사 보고서'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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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4.3 기념사업위, '삼양동 4.3유적지 실태조사 보고서'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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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기념사업위원회는 '삼양동 4·3유적지 실태조사 및 자원활용 방안' 보고서를 발간했다.

기념사업위는 지난 2022년부터 제주특별자치도의 예산지원을 받아 봉개동을 시작으로 '우리마을 4·3이야기 보고서'를 발간했고, 삼양동은 두 번째 보고서다.

삼양동은 일제강점기까지 삼양리와 도련리로 구분되다가 1955년 제주읍이 제주시로 승격되면서 삼양1·2·3동, 도련1·2동 5개 법정동으로 나뉘었다가, 1962년 통합돼 현재의 삼양동으로 정착됐다.

기념사업위는 과거 '설개'라고 불렸던 삼양1동에서는 불탑사와 원당사, 명진모루, 돌숭이를 조사했다. 삼양2동은 '가물개'라는 옛명칭이 있는 마을로 삼양초등학교, 삼양지서 옛터, 삼양지구대 내 순직비석들, 삼양지서 앞밭, 삼양교회 옛터를 조사했다. 그 결과 삼양지서를 중심으로 무장대와 토벌대의 보복학살이 많아 관련 유적지가 다수 확인됐다. '벌랑'이라 불렸던 삼양3동에서는 벌랑4·3성, 벌랑뒷동산궤를 조사했다.

도련1동은 '도련드르'라 불려 넓은 들판이 있는 지형으로 삼양동 행정구역 중에 한라산과 가장 가까운 마을이다. 삼양동에서 유일하게 4·3희생자위령비(제단)이 있고, 도련1구 4·3성, 도련 귤나무, 항골, 웃새질 등의 유적지를 조사했다. '멘촌'이라고도 불렸던 도련2동은 솔쳉이왓, 원지모르, 강전이굴까지 3곳의 잃어버린 마을과, 멘촌 공회당 앞밭, 4·3송덕비까지 조사했다. 이밖에도 4·3역사와 맞닿아 있는 삼양동의 조작간첩 피해에 대한 내용까지 포함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는 김경훈 전 제주4·3사업소 전문위원이 책임연구자로 참여했고, 제주4·3희생자유족, 4·3시민단체인 사단법인 제주다크투어의 상근자까지 다양한 영역이 참여했다. 각 유적지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고증하기 위해 마을별로 1~4명의 희생자 유족 및 증언자를 만나 조사된 내용을 검증했으며, 기존에 기록되지 않았던 유적지인 삼양교회 옛터, 항골, 웃새질 등까지 조사했다. 

이번 조사에서 증언을 한 삼양1동 김하종씨는 "이제는 4·3 당시 마을의 역사를 증언해줄 사람이 거의 없다. 이번 기회에 자세히 기록에 남기고, 유적지를 알릴 수 있게 되어 매우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도련1동 강병우씨는 "나는 소위 '4·3성둥이'다. 토벌대에 의해 마을이 초토화되고, 4·3성을 쌓아 재건했는데, 그 성 안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지금은 아파트가 생겨 성의 흔적이 거의 없다"고 자신의 기억을 전했다.

삼양과 도련 2개의 4·3길(안)에는 4·3유적지뿐 아니라, 각 마을의 전통과 역사가 담긴 유적지를 포함하고 있다. 삼양동은 불탑사·원당사, 설개감낭하르방당, 샛도리물, 제주초가 강운봉 가옥 등을 포함했다. 도련동은 도련드르 당밧개당, 도련 귤나무, 수상한집 광보네를 포함하고 있어 조금 더 풍부하고 의미있는 역사를 기억하고, 알리는 데 이바지할 것으로 보인다.

기념사업위 강호진 집행위원장은 "봉개동과 삼양동 보고서가 나오기까지 김경미 도의원의 관심과 지원이 많았다. 김경미 도의원은 우리가 전한 보고서를 바탕으로 제주도와 협의하여 봉개동의 몇몇 유적지에 안내판을 세우기도 했다. 그리고 2024년에는 삼도동을 조사할 예정"이라며, "본 보고서가 실제 마을단위의 4·3역사를 기록하고 알리는 데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헤드라인제주>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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