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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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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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강승훈 / 제주특별자치도 대변인실
강승훈 / 제주도 대변인실. ⓒ헤드라인제주
강승훈 / 제주도 대변인실. ⓒ헤드라인제주

걷고 싶은 길이 있다. 덕수궁 돌담길이 그런 길이다. “덕수궁 돌담길엔 아직 남아 있어요~ 다정히 걸어가는 연인들”

이문세가 부른 ‘광화문 연가’의 가사처럼 함께 걸은 연인은 없었지만, 그 길을 좋아한다. 언제 가도 좋지만, 단풍이 아름다운 가을에는 마냥 걷고 싶어진다.

이국적인 풍경이 좋은 담양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삼다수숲길, 오름을 넘고 바다를 벗하며 제주의 숨겨진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올레길도 그런 길이다.

함께 걷고 싶은 사람이 있다. ‘마지막 남자’가 그런 사람들이다. 그들과 같이 한 달에 한 번 올레길을 걷는다.

‘마지막 남자’는 ‘마지막 남제주군 자치행정과 모임’이다. 2006년 4개 시군이 통합되기 전에 근무했던 직원 8명이 회원이다.

무더위에 힘겹게 걸었던 3코스, 소나기를 맞으며 걸었던 5코스, 그들과 쌓은 추억이다. 27개 코스, 437km 완주를 목표로 걷는다. 언젠가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자는 약속도 했다.

‘까미노에서 만난 흰수염고래’의 저자는 “까미노에 가면 만나고 싶지 않아도 나의 내면과 만나게 된다”고 했다. 그들과 걸으며 나의 내면과 만날 생각에 벌써 설렌다. 

영어 속담에 ‘축복을 세어보라(Count your blessings)’는 말이 있다. 내가 누리는 축복을 세어보니 ‘마지막 남자’도 있다. 같이 걷는 그들이 있어 행복하다.

‘걷는 사람, 하정우’를 쓴 배우 하정우처럼, 나는 기도한다. 내가 앞으로도 계속 걸어 나가는 사람이기를. 그 길에 ‘마지막 남자’도 함께하기를. <강승훈 / 제주특별자치도 대변인실>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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