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시장 직선제 '유보'...왜 방향 선회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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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시장 직선제 '유보'...왜 방향 선회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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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우근민 지사 '행정시장 직선제' 논의유보 배경과 전망
"도민 뜻 포기 못해"...그러나 정치권이?...책임공방 향방은?
행정시장 직선제 '유보' 결정을 발표하는 우근민 제주지사. <헤드라인제주>

'행정시장 직선제' 도입에 대한 강력한 추진의사를 밝혀온 우근민 제주지사가 7일 전격 '논의 유보' 선언을 하면서 민선 5기 제주도정에서의 행정체제 개편은 사실상 무산됐다.

우 지사의 이날 기자회견은 행정시장 직선제에 대한 논의를 유보한다는 것, 그러나 도민들의 열망이 큰 만큼 앞으로 정치권을 설득해 나가며 이의 도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즉, 비록 논의는 유보하나 현재 반대입장을 밝히고 있는 정치권 등을 설득해 나가며 이의 추진을 지속해 나간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지난 추석연휴 기간 부터 줄곧 논의돼 온 행정시장 직선제 추진을 위한 주민투표는 실시하지 않는 것으로 최종 결론이 났다.

이날 기자회견의 내용을 살펴보면 우 지사는 시종 '도민의 뜻'과 '정치권의 입장' 간에 큰 괴리가 있었던 부분을 시종 강조했다.

지난 언론3사 여론조사 결과 '85.9%'가 이 제도 도입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또 도민의견 수렴 결과 상당수 도민들이 행정시장 직선제 도입을 추진해야 하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나타난 점이 강조됐다.

도지사가 임명하던 행정시장을 주민이 직접 선출할 수 있는 권리를 도민 여러분께 되돌려 드리고 싶었는 점도 피력했다.

"85.9%나 되는 도민들이 행정시장 직선제 도입을 바라고 있다는 것이 증명되었기에 이러한 도민들의 여망을 저버리고 싶지 않았다"는 말로 우 지사는 이날 발표하는 '논의 유보' 발표가 자신의 뜻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결정임을 밝혔다.

우 지사는 또 "저는 행정시장 직선제를 지지해준 85.9%의 도민들을 포기하지 않겠다"며 "도의회 등 정치권을 대상으로 행정시장 직선제의 도입을 위해 모든 마음을 비우고 다시 설득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 표현 속에서도 현재의 '유보' 결정이 도민들의 '뜻'이 아니라, 도의회를 비롯한 정치권의 요구에 따른 것이란 입장을 분명히 담고 있다.

우 지사는 "역사는 훗날 오늘의 행정시장 직선제 논의 유보가 지닌 진정성을 반드시 평가해 주리라 믿는다"며 "도민 여러분들께서도 이제는 지역발전을 위한 역량을 하나로 모아 주시고, 특별자치도의 완성을 위해 행정시장 직선제가 반드시 도입될 수 있도록 동참해 줄 것을 간곡하게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결국 이날 우 지사는 논의 유보를 선언하게 된 첫번째 이유로 '도의회를 비롯한 정치권의 반대'라는 상황에 기인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우 지사는 "행정시장 직선제에 관한 결정을 다음 도정으로 넘기라는 정당과 도의회의 의견도 제주 발전을 위한 고언으로 생각한다"면서 "이러한 여러 의견과 조언 앞에 도정을 책임져야 하는 도지사로서 '유보' 결정을 내리기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또 이러한 계속되는 정치적.소모적 논쟁은 제주 미래를 위해서 결코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는 점도 언급했다. 지금의 행정시장 직선제 논의가 다분히 '정파적 논쟁'으로 변질된 측면을 빗댄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일련의 발언은 행정체제 개편 무산 배경에 정치권의 '책임'이 적지 않음을 꼬집은 것이다.

제주도정 입장에서는 도민들의 뜻에 따라 행정시장 직선제를 임기 중에 도입하려 했으나, 도의회와 정치권에서 차기 도정에 넘겨야 한다고 촉구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했다는 것이다.

이 '정치권'에 화살을 겨냥한 책임론은, 앞으로 정치권을 대상으로 다시 설득에 나서겠다는 말로 더욱 선명하게 드러났다.

소나무 재선충 확산 등 당면한 민생현안 문제도 이유로 제시되기는 했으나, 결론적으로 행정시장 직선제 도입을 유보하게 된 결정적 이유는 정치권이 지지를 해주지 않았기 때문으로 귀결됐다.

우 지사는 제주특별자치도호를 이끌고 있는 도백으로서 제주사회의 통합을 위해 모든 것을 품고 가겠다고 밝혔다.

우 지사는 또 '유보 선언'을 한 또다른 이유로, "내년 지방선거를 통해 행정시장 직선제가 이슈화될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선거 후 도민의 단합된 힘으로 의견을 모으는 길이 현명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는 내년 지방선거 과정에서 '행정시장 직선제'에 대한 도민 선택을 받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결국 우 지사는 이날 행정시장 직선제 유보 입장을 밝히면서도 이는 도정의 의지에 의한 것이 아니라 정치권 요구 내지 압력에 의한 것이었음을 분명히 함으로써, 내년 선거과정에서는 이의 책임론과 관련한 공방이 예상된다.

그러나 정치권의 명분과 논리와는 별개로, 이번 유보입장이 도민사회 민심이 어떤 방향으로 표출될지는 미지수다. '도민 불편'에서 출발해 시작돼 2년6개월간 진행돼 온 행정체제 개편 논의가 종국에는 '정치적 논리'에 의해 수포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도민 합의'가 아니라 정치권 중심의 논쟁에 휘말려 내려진 '유보'라는 결정에 대해 도민사회는 어떻게 바라볼까. <헤드라인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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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 2013-10-08 12:15:45 | 175.***.***.202
제주도에 우지사 박희수 고희범만있고 도민은 없나?
왜 자기들끼리 북치고 장구치고 해?
박의장님 고희범님 정말 도민 뜻 거스르지않았다고 자신할수 있나?
당신들의 입장은 중요하고 도민뜻은 물인가?

도르믁 2013-10-08 09:14:19 | 112.***.***.141
다나스태풍과 함께 우근민시대는 종말을 고하고 마는군요.
조용히 도정 마무리는 재선충 작업 으로...

도두봉 2013-10-07 19:39:55 | 112.***.***.141
집이가기전에 조래로 이양할거 있는데로 행정시장에게 넘겨 줍서게..더이상 못할건디...

명석 2013-10-07 16:13:53 | 119.***.***.22
내 잘못은 없고 다 남 때문에 어쩔수 없는 선택을 했다? 참으로 낮두꺼운 도정의 논리구만...
도의회나 민주당 측의 영혼없는 대책도 문제지만 과연 우님의 잘못은 정녕 어쩔수 없는걸로
입닫을 수 있을까?

ㅋㅋㅋㅋㅋ 2013-10-07 15:36:44 | 112.***.***.11
도의회 의장님 고희범 위원장님 뜻대로 되셨네요
나중에 그런적 없다고 말바꾸기 없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