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천만원 의장차', '1억 돌하루방'...의회 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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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천만원 의장차', '1억 돌하루방'...의회 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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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창남 의원 "25km 달린 의장 전용차 교체돼야"
"미국 대통령도 가져 간 돌하루방 왜 못세우나?"

제주특별자치도의회가 지난 제주도의 새해 예산안 편성과정에서 지나친 '품위예산' 요구로 구설수에 올랐던 것과 관련해, 안창남 의회 운영위원장이 26일 이에대해 해명하고 나서 눈길을 끌었다.

안 의원은 이날 오후 속개된 제301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 도정질문에서 본 질문에 앞서 이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당초 도의회가 제주도에 예산편성을 요구했던 예산 중 논란을 빚은 일명 '품위 예산'은 약 20여억원.

현재 의장 전용차량은 쌍용 '체어맨 CW-500'의 최고급 세단인데, 이를 같은 차종에서 'CW-700' 모델로 등급을 상향해 교체해달라는 요청이 이뤄졌다.

예상되는 차량구입비는 8000만원으로, 도의회는 현 의장차량이 구입한지 4년밖에 되지 않았으나 주행거리가 과다하면서 잦은 고장이 발생하는 이유를 들었다.

그러나 제주도는 이를 불승인했다. 이유는 행정안전부가 지난해 12월 마련한 관용차량 교체시기를 결정하는 내구연한이 아직 도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도의회 정문앞에 돌하루방을 세우겠다며 1억2000만원을, 도의회 의사당 리모델링 비용으로 1억7000만원의 편성을 요구했다.

옥상 세미나실 설치 15억7800만원, 의원회관 현관 교체 3000만원 등의 예산도 요청됐었다.

그러나 논란이 됐던 사업예산 중에서 최종적으로 예산에 편성된 것은 도의회 청사 리모델링 비용 1억5000만원 뿐이다.

의장전용 차량 교체요구는 내구연한이 도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최초 반영되지 않았으나, 이에대한 논란이 거세자 도의회가 최종 보완 요구서를 제출하지 않으면서 편성이 이뤄지지 않았다.

의회회관 옥상에 세미나실을 설치하겠다는 것 역시 현재의 관련지침으로는 '증축'이 불가능해 반영이 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고급세단의 교체요구는 물론 의회 청사 내외부를 다듬질 하는 '겉치레' 예산으로 무려 20억원을 편성하면서 이 구설수 파문은 확산됐다.

그러나 안창남 의원은 이 각각의 사업비들이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다고 항변했다.

안창남 의원. <헤드라인제주>
안 의원은 "의장전용 차량과 돌하루방 문제, 세미나실 문제, 이 부분에 대해 집행부는 예산편성권을 갖고, 의장전용차량은 내구연한이 5년이 안됐다는 이유로, 돌하루방과 세미나실 문제는 시급하지 않다는 문제로 예산 편성하지 않았다"면서 "이 부분은 예산편성권을 갖고 의회 길들이기를 하는게 아닌가"라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각각의 사안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우선 의장 전용차량 교체문제와 관련해서는, "현재 차량 주행거리가 25만km나 탔다. 일반 개인이 1년에 2만km 정도도 타기 힘들다. 열심히 활동했기 때문이다"며 "그런데 수리비가 1000만원 이상 들었고, 운행정지 일수가 20일이 넘는다. 그래서 교체를 요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도의회 정문 앞에 돌하루방 설치와 관련해서는, "이제 개원 60주년인데, 의회 상징물 하나도 없다"면서 "그래서 정문에 돌하루방 설치하겠다는 예산을 올린 것"이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특히 돌하루방은 장인이신 장공익 선생님께 의뢰하려 했다"며 "이분 연세 70세가 넘어서 가능하면 이분이 살아계실때 명품을 만들어서 의회에 설치하자 생각해서 예산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어 "돌하루방은 고르파초프(전 러시아 대통령)도 가져갔고, 미국 대통령, 중국 주석도 가져갔다. 캐나다 벤쿠버에도 설치돼 있고, 여러 나라에 설치돼 있다"며 "다른 나라 정상들이 더러 가지고 가는 상징적인 돌하루방을 의회에 세우는데 그게 그리 큰 잘못이냐"고 되물었다.

세미나실 설치비용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안 의원은 "정책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고, 세미나실이 필요해서 예산을 신청했다"며 "그런데 예산을 반영해주지도 않으면서 언론에 흘려서 의회가 염치없이, 몰염치하게 예산을 요구한 것처럼 한게 누구인지 모르겠지만 염려가 된다"고 말했다.

제주도당국이 이들 사업예산들을 실제적으로 반영해주지 않으면서 언론에 흘려서 구설수에 오르게 만들었다는 우회적인 질책인 것이다.

그러나 언론 등에서 제기됐던 다른 측면의 지적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의장 전용차량 교체 문제의 경우 행정안전부의 지침에 따른 내구연한의 문제로 허용되지 않은 점, 다른 하나는 교체하더라도 지나치게 높은 등급을 고수하고 있는 점에서 논란이 일었다.

또 최초 의장전용 차량 교체를 요구했다가 제주도에서 불가 입장을 밝히자, 이번에는 의전용 차량 교체라며 다분히 즉흥적이고 주먹구구식 요구를 했던 부분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았다.

돌하루방 상징물 설치 부분에 있어서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 사업 추진이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의회 내부에서조차 충분한 논의없이 요구됐던 예산인 것으로 확인됐다.

심지어 도의원 중에서도 상당수 의원들은 이런 예산이 요청된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의회 정문앞에 상징물을 세우면서, 충분한 공감대 없이 추진된 점에 대해서는 이날 언급되지 않았다.

안 의원은 나름대로 '억울함'을 갖고 해명은 했지만, 추진 과정상 미흡했던 부분에 대한 언급은 없이, 일련의 일을 제주도당국에 화살을 돌리려는 모습은 다소 의아스럽게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헤드라인제주>
 
<박성우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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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하루방 2012-11-30 13:17:53 | 211.***.***.28
연간 차량수리비가 천만원인가요, 그러면 감사위원회에서 확인하세요]
어떻게 차량수리 했길에, 도저히 이해가 안갑니다. 예산낭비 감시를 누가하나요. 이해가 안갑니다

석굴함 2012-11-27 17:05:32 | 27.***.***.40
도 의회의원으로 당연히 품위유지비 필요합니다 도민 개인도 경조사 축.조의금 품위유지비 어러운 경제에 많은고충속에 절약하여 땜질사용 하는데 도의원
세비(월급)에서 절약하여 사용해주시길 바라며 구구절절한 변명은 도민의세금낭비은 도의원 품위에맞지않읍니다

초짜 2012-11-26 23:29:53 | 119.***.***.95
해명수준이 완전 초짜수준. 차라리 입다물고 있었으면 이등이라도 할걸. 운영위원회가 이정도니 미래가 걱정될 수 밖에

유구무언 2012-11-26 21:52:08 | 59.***.***.81
차라리 입을 다물고 있으면 도민들이 이젠 좀 잊어가는 시기라 좋았을텐데,

긁어 부스럼을 만들고, 도의원 스스로 반성하기는 커녕, 제주도에 책임을

돌리고 구구절절 변명하는 모습, 참 아름답습니다. 이러면서 수당 올려달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