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의 나무를 송두리째 뽑았던 초대형 태풍 '매미'의 공포. 이번에는 비켜갈 수 있을까.

초속 48m의 '역대급' 강풍을 동반한 제15호 태풍 '볼라벤(BOLAVEN)'이 제주에 접근하고 있는 가운데, 27일 오후부터 태풍의 한반도 전역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 2시를 기해 제주도앞바다에 발효됐던 태풍주의보를 태풍경보로 대치하고, 오후 3시를 기점으로 제주도와 남해서부먼바다에 발효됐던 태풍주의보를 각각 태풍경보로 격상시켰다.

중심기압 935hpa, 최대풍속 초속 48m의 강풍을 동반한 볼라벤은 오키나와 북서쪽 약 250km 부근 해상에서 시속 20km의 속도로 북상하고 있다. 오후 9시께 서귀포 남서쪽 약 240km 부근 해상까지 접근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예상되는 태풍의 강풍반경은 530km. 이 시점부터 실질적인 영향권에 접어드는 셈이다.

최대고비는 이날 늦은 밤과 28일 새벽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볼라벤은 28일 새벽 3시에는 서귀포 서북쪽 약 80km 부근 해상까지 접근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태풍 볼라벤의 최대 풍속은 그동안 한반도를 거쳤던 태풍 중 가장 위협적이었던 태풍 '매미'의 강도를 방불케 하고 있어 우려를 더한다.

지난 2003년 한반도를 덮친 태풍 매미는 초속 60m의 강풍을 동반하면서, 수 많은 인명피해와 재산피해를 입혔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것은 제주도를 비롯한 한반도가 태풍의 눈 우측에 위치하고 있다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태풍은 좌측보다는 우측에 위치한 쪽에 큰 피해를 입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미 특보가 발효된 해상에는 최고 초속 25-30m의 강한 바람과 함께, 6-9m의 매우 높은 파도가 일고 있다. 또 육상에서도 바람이 점차 강해지면서 접근해오는 태풍의 위력을 실감케 한다.
 
기상청은 제주도를 비롯한 남해안과 서해안에는 최대순간풍속 초속 50m 이상의 매우 강한 바람이 불겠다고 예보했다.

또 시간당 30mm 이상의 강한 비와 함께, 제주도 등에는 최고 300mm 이상의 많은 비, 그리고 제주 산간에는 500mm 이상의 비가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 하늘길-바닷길 전면 통제...기상청 해일피해 대비 당부

태풍이 인접함에 따라 제주를 기점으로 한 항공편과 배편은 모두 결항됐다.

제주한국해운조합 제주운항관리실은 제주 인근 해상에 태풍경보가 발효됨에 따라 이날 오전부터 제주와 연결된 여객선 운항을 전면 중단됐다.

이로 인해 부산과 완도, 목포, 인천 등의 지역은 연결하는 항로는 물론, 마라도와 추자도, 우도 등 제주도내 부속섬을 잇는 연안항로의 뱃길도 모두 운항이 중단됐다.

이날 오전까지는 운항되던 항공편도 오후에 접어들면서 결항이 속출하고 있다.

한국공항공사 제주본부 공항운항팀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10분 제주에서 출발해 김포로 향할 예정이었던 제주항공 7C110편과 오후 1시 50분 김포공항을 출발해 제주로 향할 예정이었던 아시아나항공 OZ8927번 등이 잇따라 결항했다.

오후 2시까지는 총 3편의 항공기만이 결항됐지만, 오후 3시께부터 운항될 예정인 모든 항공편들의 결항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기상청 관계자는 "이번 태풍은 올해 발생한 태풍 중 세력이 가장 강하고,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의 초속 50m 이상의 강한 바람을 동반하고 있는데다, 폭우까지 동반하고 있어 많은 피해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밤부터 내일 아침 사이 태풍이 제주도 서쪽으로 가장 근접해 통과하면서 해안가에는 매우 높은 너울과 함께 강한 바람으로 폭풍해일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해안가 저지대 주민들의 경우 사전에 대피할 것을 당부했다. <헤드라인제주>

<박성우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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