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서 숨진 채 발견된 여고생...학교폭력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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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서 숨진 채 발견된 여고생...학교폭력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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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말 자살 여고생 학부모 '학교폭력' 의혹 제기
학교측 "학교폭력은 없었다"...해경 수사 확대

지난해 말 바닷가에서 제주도내 모 고등학교 여고생이 숨진 채 발견된 것과 관련, 이 여고생의 학부모가 "학교폭력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이같은 의혹이 제기되자, 이 사건을 수사 중이던 제주해경이 수사를 확대키로 했다. 

지난해 12월25일 오후 1시50분께 새벽 2시20분께 제주시 이호테우해변 동쪽 해안에서 제주도내 모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H양이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H양이 발견된 곳이나 가방이 놓였던 곳 등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아 남자친구 문제로 인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됐었다.

하지만 H양의 어머니 K씨는 제주도교육청 홈페이지 내 게시판을 통해 딸이 지난 6개월 동안 학교폭력에 시달렸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K씨는 "지난해 6월 딸이 학교 친구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이후 남학생이 전학가는 조건으로 이를 덮기로 했었다"며 "그러나 이 문제는 덮어지지 않았고, 남학생을 거짓말로 전학가게 만들었다며 딸이 선배들로부터 추궁을 받아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딸의 친구조차도 '넌 왜 징계도 안 받느냐', '넌 왜 전학을 가지 않느냐'는 등 계속 시달림을 당해 왔었다"면서 "참다 못해 딸이 개인 홈페이지에 억울함을 호소하는 글을 올렸었는데, '왜 소설 쓰느냐'는 등 입에 담을 수도 없는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고 말했다.

K씨는 "진학 후 같은 반이 되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협박성 말에도 학교는 딸에게 전학가라는 말 밖에 하지 않았다"며 "딸은 학교에서 점점 소심해지고, 스트레스로 결석하는 일이 늘기 시작했다. 병원약을 달고 살았다"고 말했다.

그는 "딸이 '왜 남자애는 전학가서 잘 살고 있는데 나만 이렇게 힘들어야 하느냐, 학교생활이 죽을 만큼 힘들다'고 자주 얘기했었다"면서 "그러던 중 남자친구마저도 선생님과 선배들이 헤어지라고 추궁하며 딸과 멀리하자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주장했다.

학교측이 이 문제를 덮으려 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K씨는 "학교측에 그 문자 메시지에 대한 것을 밝히고 사과를 받겠다고하자, 그걸 발히면 처음 성추행사건까지 밝혀야 한다며 덮자고 했다"면서 "억울한 학생이 이유없는 협박까지 당하고 못 참아서 자살까지 선택했는데 학교 이미지가 그렇게 중요했느냐"고 성토했다.

이에 학교측은 성추행 사건은 있었지만, 따돌림 등 학교폭력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 학교 교장은 <헤드라인제주>와의 전화통화에서 "성추행 문제는 원스톱신고센터에 신고돼 본인 의사대로 남학생을 전학시키는 것으로 처리됐다"면서 "하지만 따돌림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경찰에서 수사를 확대하기로 한 만큼, 그 결과를 기다려 봐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청 관계자도 "학교측과 만나 조사를 해봤지만 학교폭력은 발견되지 않았었다"며 "학교폭력으로 인한 자살인지는 경찰 수사 결과가 나와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제주해경은 단순 자살로 사건을 마무리 지으려 했지만, 학교폭력 의혹이 제기되자 수사를 확대하기로 했다.

해경은 특히 딸이 받았다는 욕설문자를 발신했던 휴대폰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냈고, 휴대폰 주인인 A양을 다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헤드라인제주>

<조승원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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