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석이 좋다", 시민의견 결과해석 '입맛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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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이 좋다", 시민의견 결과해석 '입맛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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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서귀포시 시민의견 조사결과의 '자기만족 해석'
"모른다" 등 의견 쏙 빼고, '긍정평가' 위주 홍보

서귀포시가 25일 발표한 시민의견 조사결과의 내용은 "꿈 보다는 해몽이 좋다"식의 긍정적 평가 위주로 '포장'한 성격이 짙다.

실제 얻어진 결과에서 현 실정을 냉철하게 생각하고 앞으로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를 생각하는 계기로 삼기 보다는 '시정 성과' 홍보자료로 활용하려는 기색이 역력하기 때문이다.

이 조사는 서귀포시 시책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통해 시정발전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이뤄진 것으로, 미래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4일까지 17개 읍.면.동 거주 19세 이상 시민 510명을 대상으로 해 1대 1 면접조사 방법으로 실시됐다.

조사결과 주요시책 및 현안에 대한 구체적인 평가가 이뤄졌다.

하지만 이날 서귀포시의 언론브리핑은 "서귀포시, 시민의견 조사결과 시정평가 긍정적"이란 타이틀로 해 서귀포시민들이 시정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는데 포커스를 맞췄다.

구체적 내용에서도 주로 '긍정적' 측면의 결과를 중심으로 해석해 재정리했다.

#교육발전기금 뭐래요? 68%..."자세히 안다" 3%

첫째, 명품교육도시로 거듭난다는 취지아래 전개되고 있는 교육발전기금 모금과 관련한 내용만 보더라도 그렇다.

이 질문은 크게 4가지 차원으로 구성됐다.

교육발전기금 모금에 대해 알고 있는지에 대한 인지여부, 모금활동 평가, 교육발전기금 1계좌 갖기운동 효과, 교육발전기금 사용처 등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단연 '인지도'다. 교육발전기금에 대해 인지여부에 따라서 그 다음 질문인 모금활동 평가나 1계좌 갖기운동 효과, 기금 사용처 등에 대한 제대로운 응답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귀포시는 "교육발전기금 모금활동의 일환인 시민 1계좌 갖기 운동이 교육발전에 도움(79.8%)이 될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라는 점을 우선적으로 제시했다.

인지도 부분은 뒤에 잠깐 언급됐으나, 이 역시 주관적 해석이 가미됐다.

"기금 모금활동을 알고 있는 시민은 전체의 32.0%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시민 3500명 참여, 6억6700만원이 모금된 것을 보면 앞으로 다양한 시민참여 방안을 마련한다면 더욱 파급효과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인지도가 낮은 부분은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해석이다.

그럼 실제 인지도 조사결과는 어떻게 나타났을까.

조사결과 "처음 들어본다"는 응답자가 무려 68.0%에 달했다. "얘기는 들어봤다"는 낮은 인지정도 응답자도 18%에 달했다.

"조금 알고 있다"는 11%, "자세히 알고 있다"는 3%로 나타났다. 즉, 정말 교육발전기금의 내용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다는 응답자는 3%에 불과한 것이다.

조금 알고 있다는 내용을 합하더라도 14%다.

그런데 서귀포시는 "얘기는 들어봤다"라는 응답자까지 합해 인지정도를 32%로 해석한 후 브리핑자료에서는 이 부분을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교육발전기금 모금운동이 당면 과제라고 한다면, 이 인지도 조사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앞으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척도로 삼으려면 좋았으련만, 부정적 측면을 의도적으로 배척시킨 점이 눈에 띈다.

인지도는 극히 낮으나 기금 모금활동 평가와 1계좌 갖기운동 효과에 있어서는 긍정적 평가가 주를 이뤘다. 교육발전기금이 뭔지도 잘 모르고 있으나 평가는 좋게 한다는 것이다.

양진철 미래리서치 소장은 "1대 1 면접조사이기 때문에 인지하지 못하는 응답자들에 대해서도 교육발전기금에 대해 설명한 후 그 평가를 얻은 것"이라고 말했다.

#'책읽기 운동' 인지도 결과는 쏙 빼고, '긍정평가'만 내놔

두번째 서귀포시가 지난해부터 주요시책으로 선정해 추진 중인 '책읽기 릴레이' 등의 독서운동에 대한 평가 역시 마찬가지다.

서귀포시는 브리핑 자료에서 "마을별 찾아가는 책읽기 운동이 독서분위기 조성에 기여할 것이라는 긍정적 인식은 61.6%에 해당하였다"고 설명했다. 다른 차원의 설명은 전혀 없이 독서운동과 관련해서는 이 한문장이 유일하다.

그러나 실제 조사결과 데이터를 보면 이 역시 서귀포시민들이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있음이 확인된다.

인지도 조사결과 "처음 들었다" 62.8%, "얘기는 들어봤다" 16%, "조금 알고 있다" 15.7%, "자세히 알고 있다" 5.5%로 나타났다.

조금 알고 있거나 자세히 알고 있다는 응답은 21.2%에 불과하다. 하지만 서귀포시는 이 부분은 아예 언급조차 하지 않은 후 그 다음 질문인 책읽기 운동의 기여도에 대한 평가결과만을 집중 부각시켰다.

결국 이 2개 시책과 관련한 조사결과는 인지도가 극히 낮음 속에서 추가설명을 통해 얻어진 '긍정평가'인 셈이다.

물론 이번 조사에서 공무원 친절도나 청렴도 등에 있어 시민 만족도가 높게 나타난 것은 의미가 있다.

하지만 당면 시책에 있어 시민들의 평가에 대해 '좋은 쪽'만 집중적으로 포장하고, 전체적으로는 "시정 평가 긍정적"이라는 측면에 맞춰 결과를 제시하는 서귀포시정의 결과해석은 아이러니 한 점이 있다.

이번 조사는 스스로 잘하고 있다는 좋은 평가를 통해 위안을 받고자 하는 목적이 아니라, 객관적인 평가 속에 시정발전의 방안을 모색하는데 그 의미가 있었기 때문이다.

서귀포시가 시민의견 조사를 한 진짜 목적은 뭐였을까. <헤드라인제주>

   서귀포시 시민의견조사 결과 데이터
 서귀포시 시민의견조사 결과 관련 언론브리핑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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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 2011-05-25 14:47:39 | 59.***.***.23
여론조사 기관에 적당히 의뢰해서 고창후 시장님 취임후 아주 잘하고 있다는걸 어필하려고 했는데, 꼭 이렇게 딴지를 걸어요.
객관적인 평가와 시정발전방안 모색은 애초부터 생각이 없었고 홍보나 좀 하려했던거 뻔히 알면서 왜 자꾸 시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