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기지 '태클' 제주도, '윈윈 해법' 결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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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기지 '태클' 제주도, '윈윈 해법' 결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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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제주도, 찬성단체 측 설명회서 '윈윈해법' 구체안 밝혀
"해군기지 건설하되, 제주 이익 도모하자는 것"...강정주민 수긍할까?

서귀포시 강정 제주해군기지 문제와 관련해, '민항시설' 문제를 강하게 어필하고 나서면서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제주특별자치도의 '향후 구상'은 뭘까.

14일 오후 4시 제주시 연동 설문대여성문화센터 2층 다목적실에서 열린 해군기지 건설 찬성측 단체를 대상으로 한 설명회에서는 제주특별자치도의 해군기지 문제 관련 향후 구상이 제시됐다.

그 중에서도 민선 5기 제주도정이 출범하면서 약속한 '윈-윈 해법'의 문제해결 방식이 뭔지 구체적으로 설명됐다.

그동안 우근민 제주지사는 '윈윈 해법'에 대한 구체적 내용을 요구받을 때마다 "해군과 제주도민, 강정주민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문제해결 방식"이라는 추상적 내용으로 설명해왔다.

그러나 이날 설명회 자리에서는 이를 보다 구체화했다.

양병식 제주특별자치도 해군기지 갈등해소추진단장이 브리핑한 해군기지 문제와 관련한 '도정 기본방향' 설명에서 제주특별자치도는 해군과 제주도, 강정주민 3자가 만족할 만한 수준에 도달하는 것이 윈윈해법이라고 설명했다.

해군은 국책사업인 제주해군기지를 정상적으로 건설한다는 것이고, 제주도의 입장에서는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을 명확히 함 속에서 크루즈항 건설을 통한 광역단위 발전을 도모한다는 이익을 얻는 것으로 제시했ㄷ.

강정주민은 주변지역발전계획에 따른 국가차원의 지원으로 이전보다 훨씬 나아진 생활수준을 영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양병식 단장은 "국가이익과 제주발전, 그리고 강정마을의 성장을 동시에 도모하는 것이 윈윈해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군복합형 관광미항과 관련한 최근 불거진 논란의 문제와 관련해서는, △민항과 군항이 공존하는 '민군복합항' 건설 △국가이익과 제주발전을 동시에 추구한다는 2가지를 문제해결을 위한 제주도의 기본원칙으로 제시했다.

앞으로 풀어야 할 핵심과제로는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의 성격을 명확히 하면서 15만톤급 2척의 크루즈의 자유로운 입출항이 가능하도록 민항시설을 분명히 가져나가야 하는 점을 첫번째로 꼽았다.

두번째로는 무역항 지정을 통해 관제권은 국토해양부장관이 가져나가되, 관리운영권은 현행 제주특별법 규정에 따라 제주도지사가 가져가야 하는 절차적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밝혔다.

세번째로는 주변지역발전계획과 관련해 국토연구원과 제주발전연구원이 현재 수행 중인 용역이 올해 12월5일까지 이뤄질 예정인데, 그에 앞서 16건의 우선추진사업에 따른 내년도 예산 1544억원을 확보하는 것을 들었다.

양 단장은 "무엇보다 항만법 시행령을 개정해 15만톤급 크루즈가 자유롭게 입출항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제주해군기지 소위원회 회의를 통해 불거진 2009년 정부와 제주도간 체결된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기본협약서'가 이중으로 작성된 문제, 도의회 행정사무조사에서 드러나 각종 문제, 제주도의 민항시설 검증TF팀에서 밝혀진 민항시설 설계상 문제 등이 나타남에 따라 현재 정부와 이러한 문제를 놓고 협의를 진행 중에 있다고 밝혔다.

결국 이날 제주도가 밝힌 윈윈해법은 한마디로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전제로 해, 크루즈항의 관리운영권을 제주로 가져오고 주변지역발전계획을 통해 제주도와 강정주민에 이익이 되도록 한다는 '실리 얻기' 수준으로 해 합의점을 찾겠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하지만 4년 넘게 반대투쟁을 투쟁을 하고 있는 강정주민들은 '실리 찾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군사기지가 들어섬으로 인한 평화의 위협을 막아내고,  천혜의 절경을 자랑하는 구럼비 해안을 지키겠다는 취지를 천명한 상황이어서 이 '윈윈해법'을 쉽게 수용할지는 극히 미지수다.

9월 이후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면서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의 개념과 성격을 명확히 하며 곳곳에서 표출된 문제를 제기해온 내용으로 볼 때 '전면 재수정'으로 방향을 잡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미 '구상'은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명확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설명회에 참석한 해군기지 건설 찬성측 관계자들. <헤드라인제주>
제주특별자치도가 14일 해군기지 건설 찬성측 단체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갖고있다. <헤드라인제주>

#찬성측 "그동안 뭘하다 이제와서 문제제기 해?"...道 "해군기지 하지 말자는 것 아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참석한 한 찬성측 시민은 "집 한채를 지으려고 해도 사전에 예산과 평수, 대문위치 등을 모두 짜고 추진하는 법인데, 해군기지 사업이 추진된지 4년이 지나도록 도대체 현 도정과 전임 도정은 무얼 하다가 이제와서야 문제를 제기하느냐"면서 불만을 토로했다.

지금에 와서야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의아스럽다는 것이다.

차우진 기획관리실장은 이에대해 "그동안 (해군측에서 제공한) 자료가 미흡해 전임 도정과 실무자들이 전혀 감지를 못했다"면서 뒤늦게 문제가 불거진 이유를 설명했다.

차 실장은 이어 최근 '발파공사의 중단요청'이나 민항시설의 문제를 제기한 이유와 관련해, "그러나 (민항시설 설계 오류 문제 등은) 막상 케이슨을 갖다놓고 하는 공사를 하다보면 수정하기가 더 어렵게 되기 때문에, 공사를 하기 전에 수정할 것은 수정해보자는 생각에서 문제를 제기했다"고 말했다.

양 단장도 "지금까지 설명회를 통해 밝혔듯이 잘못된 부분을 확인하고 이를 바로잡기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제주도가 사전에 알고 있었으면서 놔둔 것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계속된 질의응답에서 찬성측 주민들은 강정마을에서 해군기지 반대운동을 벌이는 '외부단체'를 겨냥해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우회적으로 요구하기도 했다.

# 홍석표 회장 "우 지사께서 '해군기지 반대는 오해'라고 말해"

설명회 서두에서 홍석표 제주해군기지 범도민추진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지난 8일 재향군인의 날 행사에 참석한 우근민 제주지사를 찾아가 잠깐 면담을 나눴을 때 우 지사가 '나는 김대중 정부 때부터 해군기지를 반대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면서 "이는 아주 기쁜 소식"이라고 피력해 눈길을 끌었다.

홍 회장은 "당시 우 지사는 자신이 해군기지에 찬성하는 사람이라면서 '마치 내가 해군기지를 반대해서 추진이 안되는 것으로 많은 이들이 알고 있는데 그런 오해가 생겨 섭섭하다'면서 '다만 강정주민도 좋고 모두가 좋은 상생하는 길을 찾자는 것이 내 생각'이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차우진 실장은 "홍 회장님이 저보다 우 지사님의 말을 더 잘 알고 있는 것 같다"며 홍 회장의 발언을 첨부했다.

차 실장은 "우 지사님은 군 소령 출신으로 군사기지는 우리나라 어디나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말을 한바 있고, 해군기지가 안된다는 것은 말이 안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며 "다만 추진과정에서 약속했던 내용이나 상황이 충족돼야 한다는 뜻을 갖고 있기 때문에 오늘 이렇게 자료를 만들어 와 설명회를 가지면서 힘이 되달라고 부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60여명이 참석한 찬성측 설명회에서 제주도 당국은 '해군기지 건설은 정상적으로 되는 것'이라는 점을 설득하는데 초점이 모아진 분위기였다.

찬성측에 대한 설득은 그렇다 치더라도, '제주해군기지의 건설'을 전제로 한 실리챙기는 내용의 윈윈해법에 대해 당사자인 강정주민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헤드라인제주>

양병식 해군기지건설갈등해소추진단장. <헤드라인제주>
제주특별자치도가 14일 해군기지 건설 찬성측 단체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갖고있다. <헤드라인제주>

<김두영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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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 안된다 2011-10-14 23:10:49 | 220.***.***.59
정부와 한판협상을 앞둔 이 시점에 이런 해군기지 기정사실화의 윈윈해법 발표하는 이유가 뭔가?? 해군기지 문제 있다고 확인했으면 확실히 고칠 생각을 해야지.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최소 원점 재검토내지 공사 전면 중단인데. 갑자기 타협 자세로 가 버리다니.

4546 2011-10-14 18:49:40 | 211.***.***.46
찬성하는 새끼들끼리 모여 지들끼리 짓껄이는게 뭐냐 대체 독재정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