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율 개인전 '부유하는 존재들의 재회' ...17일까지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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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율 개인전 '부유하는 존재들의 재회' ...17일까지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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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율 作

허준율 개인전 '부유하는 존재들의 재회'가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문화예술재단의 후원으로 문화공간 양에서 오는 17일 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는 인간, 동물, 식물뿐만 아니라 사물 특히 쓰레기가 되어버린 것까지도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함께 살아가는 존재라는 생각을 담고 있다. 

작가는 해조류, 소라껍데기, 스티로폼, 나뭇가지 등을 제주 바다와 길 등에서 주워 와서, 건드리면 쓰러질 위태로운 상태로 잠시 서로에게 의지하게 하거나, 서로에게 물들게 하여 낯선 모습으로 바꿔놓았다. 특히 구리천이라는 새로운 소재의 특성을 잘 이용해 서로에게 미치는 영향을 직접적으로 표현함으로써 독창적인 작품을 선보였다.

작품을 위해 작가는 매일 해조류를 주우러 바다에 갔다. 물 위에 떠 있는 파래, 미역, 모자반 등을 가져와 구리천 위에 올렸다. 따가운 햇볕 아래 해조류와 구리천은 점차 하나가 되어갔다. 구리천은 염분 가득한 수분을 머금은 해조류로 인해 점점 녹이 슬어 푸른빛으로 바뀌었고, 해조류 내음이 구리천에 배었다. 해조류에도 녹이 쓴 구리가 스며들어 구리의 녹빛으로 변했다. 

이렇게 부유하는 존재들이 구리천 위에서 다시 만나 하나가 됐다. 그러나 다시 분리됐다. 작가는 구리천에서 해조류를 제거하고, 전시장에 설치했다. 

동네를 돌아다닐 때는 돌과 나뭇가지를 주워 왔다. 이렇게 주워온 돌과 나뭇가지와 소라껍데기는 바다에 떠밀려온 커다란 스티로폼과 하나가 되었다. 작가는 바닷가에서 우연히 발견한 스티로폼을 들고 왔다. 이 스티로폼을 열풍기의 열기와 흰색 스프레이 락카로 녹여 제주돌과 비슷한 느낌의 모양을 만들고, 다시 흰색 젯소로 정성스럽게 칠해 돌 위에 올려놓았다. 

열풍기로 녹인 스티로폼 구멍 속에는 소라껍데기를 넣었으며, 나뭇가지는 스티로폼 위에 걸쳐놓았다. 서로는 언제든 다시 분리될 수 있고, 다시 만날 수도 있다. 서로에게 의지해 존재하는 작품은 서로 의지해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우리의 모습이다.

 영상 작품도 관람할 수 있다. 바다를 배경으로 한 영상과 일상을 보여주는 영상은 두 개의 빔프로젝터에서 각각 투사되어 일부분이 겹쳐 있다. 이렇듯 영상이 서로 겹쳐있어 플라스틱 상자에 붙어있는, 해조류와 하나가 된 구리천과 같이 일상의 단면들이 바다와 서로 엉겨 붙어 하나가 되었다 다시 흩어진다. 

관람시간은 매일 낮 12시부터 6시까지이며, 예약 시 전시 설명을 큐레이터에게 직접 들을 수 있다. 문의: 064-755-2018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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