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필요한 친절은 어떤 것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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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필요한 친절은 어떤 것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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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김행수 / 서귀포시청 관광진흥과 
김행수 / 서귀포시청 관광진흥과 
김행수 / 서귀포시청 관광진흥과 

관광진흥과에서 일하다 보니 관광 안내와 관련된 여러 팸플릿을 보게 된다. 그중 눈에 띄는게 하나 있었는데 한국관광공사에서 여러 장애인협회의 검수를 받아 제작한 장애인을 위한 관광안내 매뉴얼이었다. 이 팸플릿이 눈에 띈 이유는 표지에 쓰인 작은 문구 때문이었다. “선의의 행동이 당사자에게 항상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므로, 필요한 지원을 정확하게 확인한 뒤 대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친절은 공직자의 주요 덕목 중 하나이기 때문에 친절 교육, 친절 캠페인 등 공무원의 친절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이 시행되고 있다. 이러한 노력들이 친절한 마음가짐을 갖도록 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위의 팸플릿 문구를 보고 나니 상대방의 입장에서 원하는 친절이란 무엇일까란 의문이 들었다.

그리고 몇 년 전의 기억이 불현듯 떠올랐다. 서울의 번화가에서 늦은 저녁 버스를 기다리고 있던 때, 젊은 분이 휠체어를 타고 일행과 함께 버스 정류장에 나타났다. 그분은 운전기사님께 휠체어가 탈 수 있게 저상 버스 출입문의 슬로프를 내려달라고 요청하였고, 운전기사는 버튼을 눌렀지만 잘 작동하지 않는지 버스에서 내려 휠체어를 본인께서 들겠다고 하셨다. 그러나 휠체어 탑승자는 사람이 휠체어를 직접 옮기면 위험하다고 거절하였고, 운전기사께서 다시 몇 번을 시도한 끝에 슬로프를 내리고 휠체어를 탄 승객분을 버스에 태울 수 있었다. 

휠체어를 탄 승객이 원했던 친절은 몸이 불편한 사람도 수월하게 버스에 탈 수 있도록 하는 잘 관리된 시스템일 것이다. 그 현장에는 나처럼 도와주고 싶어도 어떻게 도와줘야 할지 몰라 애만 태운 사람들도 있었을 것이다. 그 당시 모두에게 필요했던 친절은 따뜻한 목소리와 상냥한 미소도 있었겠지만,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정확한 대응을 해주는 것이었다. 

수많은 친절 교육과 시책에서 강조하는 밝은 표정과 먼저 건네는 인사말 등 서비스 제공자의 태도들은 친절한 공직사회를 위해 필요한 요소들이다. 그러나 이제는 더 나아가 서비스 대상자가 원하는 친절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에 따른 적절한 응답을 해주는 것, 그리고 이러한 과정이 유기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시스템과 전문지식을 사전에 준비하는 공직사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김행수 / 서귀포시청 관광진흥과>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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