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점자의 날'을 들어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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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점자의 날'을 들어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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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자연의 아름다운 환경부터 수많은 볼거리까지 세상의 많은 것들을 눈으로 보고 경험한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눈으로 보는 것들 중 가장 중요한 것들 중에 하나는 단연 문자일 것이다. 짧은 단어들로 수많은 의미를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세종대왕이 창제한 훈민정음을 사용하여 편리한 생활을 하고 있지만 사실 우리나라에는 한 명의 세종대왕이 더 있다. 바로 시각장애인의 세종대왕이라고 불리는 송암 박두성 선생이다. 박두성 선생이 시각장애인을 위한 한글 점자를 만들어 반포한 1926년 11월 4일은 점자의 날이다. 

점자의 날은 송암 박두성 선생이 한글 점자의 원형인 “훈맹정음”의 발표를 기념한 날이다. 훈맹정음이라는 단어가 의미하듯 훈맹정음의 ‘맹’은 盲 맹인 맹, 눈멀 맹이다. 사실 1926년 당시에는 미국이 만든 4점식 한글 점자가 이미 존재하였다. 하지만 평양 점자로 불렸던 이 점자는 많은 종이와 시간을 필요로 했고 훈민정음의 편리함과 위대함을 그대로 담아내지 못해 불편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에 박두성 선생이 일제 당시 조선총독부의 눈을 피해 1829년 프랑스의 파리맹학교 교사였던 브라이유가 고안해 낸 6점식 점자를 도입하여 비밀리에 점자연구회를 조직하여 한글점자인 훈맹정음을 만들었다.

우리 주변에서도 엘리베이터, 화장실 등 점자가 흔하게 보이는 것처럼 여겨지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2022년 한국소비자원에서 진행한 시각장애인 식품 점자 표기 소비자 문제 실태조사에서 음료 191개 제품 중 총 94개의 제품에만 점자가 표기되어 있다는 경과가 나왔다. 점자가 표기된 음료 94개 중 제품명을 표기한 제품은 페트병 음료 뿐이며 14개에 불과했다. 음료의 종류는 다양하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선택의 폭이 넓지만 시각장애인들은 음료라는 단어 하나로 구매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콜라, 사이다 등 구분없이 모두 음료라고 점자로 표기되어 있기 때문이다. 시각장애인들도 돈을 지불하는 소비자로서 음료를 알고 고를 권리가 있지만 그렇지 않다.

본문에 언급한 사례 외에도 개선해야 할 문제점들이 많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하나씩 개선해 나가면서 동시에 사람들이 시각장애인의 고충을 이해하고 조금씩 배려한다면 모두에게 더 나은 사회가 될 것이다. <김태규>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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