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장과 청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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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장과 청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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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오종학 / 서귀포예술의전당
오종학 / 서귀포예술의전당 

20년 전 충청도의 모 공연장이 개관할 때이다. 그날도 오늘처럼 예쁜 노을을 배경으로 대극장에서 개관식을 했을까? 아니다. 비가 억수같이 쏟아져 실내극장으로 들어가 행사 진행을 하자는 시청 참모진들의 의견에도 당시 시장은 "공연장은 공연하는 곳이지 이런 행사를 하는 곳이 아니다. 오늘 비 좀 왔다고 나부터 이를 어기면 앞으로 공연장이 제 역할을 하겠나"라며 단호히 잘라 말했다.

당시 모인 시민들과 함께 비를 맞으며 개관식을 치렀다는 일화는 아직도 몇 번씩 회자한다. 따라서 지금까지 어떠한 시장도 이를 어길 수 없게 되었다고 한다. 당시 극장 직원은 경험을 이미 갖춘 베테랑 직원들이 포진되어 있었다. 하루에도 몇 번씩 개관을 준비하느라 공연장의 역할과 목적 그리고 권위와 가치를 귀에 딱지가 앉도록 시장께 보고했고, 회의를 가졌을 것이다. 그러한 가치를 이해해주고 실천했으니 아직도 멋진 시장으로 기억한다.

과거에는 청렴이란 것이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재물 따위를 탐내는 마음이 없는 상태를 의미했으나 현재의 청렴은 좀 더 적극적인 의미로서의 공정한 민원응대, 정보공개의 투명성, 책임 있는 업무수행 등등의 좀 더 확장된 개념으로 해석된다면 어떤 상황에서도 원칙을 지키려 애썼던 저 시장이야말로 정약용의 목민심서에 나오는 목민관이 아닐까 한다..

청렴은 공직자 자신을 지키는 최고의 수단이자 최후의 안전라인임을 잊지 말아야겠다. <오종학 / 서귀포예술의전당>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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