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만나는 은빛 갈칫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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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만나는 은빛 갈칫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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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오은정 / 서귀포시청 자치행정팀장 
오은정 / 서귀포시청 자치행정팀장 
오은정 / 서귀포시청 자치행정팀장 

호박이 한창 익어가는 계절, 가을 들어 노랗게 익어가는 호박을 보면 생각나는 음식이 있다. 바로‘은빛 갈칫국’이다. 

갈칫국은 노란 호박과 은빛 갈치가 어울러져 담백하면서도 바다내음이 섞인 시원한 맛을 낸다. 여기에 매운 고추를 썰어 넣으면 칼칼한 맛까지 더한다.

늙은호박은 동양계 호박으로, 맷돌호박이라고도 불린다. 한국에서 흔한 노란빛 껍질을 가진 채소로 단맛이 난다. 또 비타민과 카로틴이 풍부해 우리에게 건강까지 챙겨주는 효자 채소이기도 하다.
제주 은갈치는 낚시를 사용해 잡기 때문에 갈치 은색펄이 별로 손상되지 않아 갈치 고유색인 은빛을 자랑한다. 따라서 신선도는 물론 모양새까지 좋아 먹갈치보다 더 쳐준다.

가을 갈치에, 가을 호박이 만나 최상의 맛을 내는 갈칫국은 가장 제주 토속적인 요리가 아닌가 싶다.

갈칫국은 간단한 조리법이 두드러지는 음식인 만큼 재료 신선도에서 맛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끓는 물에 큼직큼직하게 썬 늙은 호박을 넣어 익인 후 토막 낸 갈치를 넣고 간을 해 끓이면 갈칫국이 완성된다. 간도 조선간장과 소금 정도가 전부다. 여기에 매운고추를 넣으면 갈치 비린 맛을 마지막까지 잡아줘 특유의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

갈칫국은 제주 청정 바다에서 나온 신선한 재료와 제주인의 삶과 지혜가 섞여 담백·시원한 풍미를 만들어 내는 제주 향토음식이다.바다로부터 먹거리를 얻는 제주 사람들에게 갈칫국은 토속음식이면서 건강식이면서 추억을 머금는 음식이기도 하다.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로 바다가 심히 걱정되는 이 시점에 혹시 앞으로 기억속에만 남아있는 갈칫국이 될까 두렵다. 가을정취와 함께 시원한 맛을 전해주는 ‘은빛 갈칫국’이 항상 우리곁에서 같이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오은정 / 서귀포시청 자치행정팀장>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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