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제탑.터미널.주기장 문제 외면...국토부, 시설개선에 즉각 나서라"
제주국제공항이 국내 공항에서는 유일하게 '흑자운영'을 이어가고 있으나, 낙후 시설에 대한 개선사업은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사회단체는 제주 제2공항을 염두에 두고 고의적으로 낙후시설을 방치하는 것 아니냐며, 시설개선사업을 조속히 추진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18일 국토교통부 등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14개 공항 중 최근 5년간 흑자를 기록한 공항은 김포공항, 제주공항, 김해공항, 대구공항 4곳에 불과하다. 무안, 양양, 여수, 울산, 포항, 청주, 사천, 광주, 원주, 군산 등 나머지 10개 공항은 무려 4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또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는 기존에 흑자를 기록하던 공항 4곳 중 김포, 김해, 대구공항이 적자로 돌아섰다. 결국 현 시점에서 흑자를 보는 공항은 제주공항이 유일하다.
제주공항의 경우 2020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기록한 흑자규모는 약 1579억원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러나 관제탑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신축사업을 비롯해, 포화상태에 이른 터미널 및 주기장 확장 등은 매우 더디게 이뤄지고 있다. 시민사회단체에서 '고의적 방치'라는 의구심을 표하는 이유다.
제주도내 시민사회단체 등으로 구성된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는 18일 성명을 내고 "코로나 이후 국내 유일 흑자공항이지만 불편해소 위한 시설개선 제자리"라며 "국토부는 즉각 제주공항 시설개선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이들 단체는 "제주공항은 막대한 흑자를 기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설개선은 지지부진하다"면서 "안전을 최우선 가치라고 얘기하는 국토부는 문제가 되어 온 관제탑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관제탑 신축에 첫 삽도 뜨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 "이용객대비 협소한 터미널 문제도 여전히 해결하지 못해 많은 이용객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며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국토부 산하 JDC가 운영하는 내국인면세점은 그 면적을 더욱 늘려 운영되고 있는데, 사실상 국토부가 제주공항을 돈벌이 수단으로만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고 꼬집었다.
이어 "제주공항의 안전과 불편을 이유로 제2공항을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국토부가 이렇게 제주공항의 안전과 불편을 방기하는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반문한 뒤, "결국 제2공항 강행추진을 위해 고의로 제주공항의 안전과 불편을 방치하고 있다는 것 말고는 딱히 내놓을 답이 없다"며 "사실상 제2공항을 강행 추진하기 위한 명분으로 제주공항의 낙후를 방치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제주공항의 안전 문제를 해결할 관제탑 하나 제대로 만들지 못하고, 불편한 터미널과 부족한 주기장 문제를 외면하는 국토부가 과연 제2공항 추진을 운운할 자격이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제주공항의 흑자를 시설투자에 그대로 활용했다면 지금과 같은 안전 문제와 공항이용객의 불편이 과연 발생했을까. 또 제2공항을 굳이 만들어야 할 필요성이 있었을까"라며 "이에 국토부는 명확하게 답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지금 제주도에 필요한 것은 공항을 하나 더 지어 기후위기 시대에 도민사회에 폭탄을 떠넘기는 일이 아니다"면서 "지금 필요한 것은 제주공항이 제대로 운영될 수 있도록 관제시스템을 현대화하고, 터미널과 주기장 등 시설을 대폭 개선하여 낙후된 제주공항을 제대로 활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국토부는 불필요한 제2공항을 추진이 아니라 도민들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제주공항 현대화 등 적극적인 개선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