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가족연구원 '이상기류'...예산안 통과 난항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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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가족연구원 '이상기류'...예산안 통과 난항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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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의회 복지위, 예산안 심사 중 여성연구원 겨냥 발언
"지사님 공약에 10억원 있지 않나"...부정적 시각 표출

내년도 제주도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최근 논란을 불러일으킨 '여성가족정책연구원' 설립에 '이상기후'가 감지되고 있다.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이와 관련된 의미심장한 발언들이 새어나와 귀추가 주목된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복지안전위원회(위원장 신영근)는 29일 제주도가 제출한 일반회계 및 특별회계 세입.세출 예산안을 심사했다.

이날 심사에서 제주여성가족정책연구원 출연금으로 요구한 10억원은 충분한 여론 수렴과정이 부족했다는 지적과 함께 추가 설명이 필요하다며 보류됐다.

특히 현재 제주발전연구원내 여성정책연구센터의 전담연구원 2명과 위촉연구원 및 비상근 3명을 운영하면서 여성정책 개발 업무를 맡고 있는데 굳이 새로운 연구원이 필요하겠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실제로 내년도 예산안에는 여성정책연구센터 연구과제 수행 사업비 4000만원이 올해와 동일하게 계상돼 있다.

또 복지위는 이번 행정사무감사에서 별도의 연구원을 설립하지 말고 현행조직이나 설문대여성문화센터에 정책연구팀을 신설, 확대하는 등의 운영이 효율적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는 점도 거론했다.

이 밖에도 의원들은 예산안을 심사하는 중간중간에 여성가족연구원을 '타겟'으로 삼은 발언을 던졌다.

위성곤 의원(민주통합당)은 예산편성의 기준을 지적하며 예산 담당부서에서 내년도 추진될 예정이었던 여성영화제 예산이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해당 예산이 의회가 반영한 의회가 반영한 예산이기 때문에 집행되지 않은 것이냐"고 캐물으며 "집행부가 예산을 편성하면 '선(善)'이고, 의회가 반영하면 '악(惡)'이냐"고 분을 냈다.

이 과정에서 위 의원은 "여성가족연구원은 10억원씩 반영해주면서 1000만원 지원하던 예산을 삭감한 이유가 뭐냐"고 몰아세웠다.

위 의원은 "지사가 이야기하면 무조건 다 되는 것이냐"며 "그 예산 만들려고 나머지 사업에서 1000만원씩, 2000만원씩 삭감한게 아니냐"고 추궁했다.

제주도의회 복지안전위원회 예산안 심사 전경. <헤드라인제주>

같은날 오후 설문대여성문화센터를 대상으로 실시한 예산안 심사에서도 여성가족연구원이 거론됐다.

신영근 위원장(새누리당)은 설문대여성센터의 추가 사업비가 적다며 "지사님 공약사업을 삭감해서라도 이런 어려운 사업에 써야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센터측에서 요청하기도 전에 '필요한 예산을 말해보라'는 호의를 베푼 것이다.

신 위원장은 "1억원 정도 증액하면 되겠나. 필요한 사업 추려서 다시 제출하면 심사해서 반영하겠다"고 호언했다.

그러면서 여성가족연구원 설립 예산을 거론했다. 공식적인 발언은 아니었지만 마이크를 떼고 의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지사님 공약 사항에 10억원짜리 있지 않나"라고 언급한 것.

이 발언은 필요한 예산을 어떻게 배정해야할지 오가는 대화속에서 터져나왔다.

이 같은 정황상 제주도의회 차원에서 여성가족연구원 예산안을 삭감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전액 삭감되지 않더라도 대다수의 의원들이 여성가족연구원 설립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많아 예산안 통과에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헤드라인제주>

<박성우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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