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을 겁니다. 나는 행복한 공무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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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을 겁니다. 나는 행복한 공무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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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현승재 / 서귀포시 표선면
현승재 / 서귀포시 표선면. <헤드라인제주>

2011년 8월 10일. 불과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추리닝 차림에 수험생 신분으로 도서관을 오가던 한 명의 공시생일 뿐이었던 내가, 수습공무원으로서 표선면사무소에 배치를 받고 공직에 첫발을 내딛은 나에게는 역사적인 날이다.

햇볕이 따가웠던 8월이 엊그제 같은데 석 달이라는 기간이 지나, 어느덧 코끝 시린 겨울이 다가왔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나 많이 흘렀나 싶을 정도로 빠르게 지나간 듯한 기분이다. 모든 것이 어색하고 서툴기만 한 신규공무원으로서의 지난 석 달을 돌아보면 아직도 얼떨떨하다.

새로운 시작에 대한 설렘과 두려움이 공존하는 하루하루를 보내면서 배우는 점도 많고 내 자신에게 다짐하는 것도 많다. 어렴풋하게만 느껴지던 나의 공직생활의 윤곽도 점점 뚜렷해짐을 느낀다.

합격 발표 후 나는 사회생활의 첫 걸음을 내가 꿈꿔왔던 공직에서 뗄 수 있게 되어서 표현할 수 없는 기쁨과 기대감으로 충만해 있었다. 하지만, 막상 내가 그렇게 꿈꿔왔던 공무원이 되었지만 분명 내가 상상했던 공무원의 생활과 현실의 공무원의 생활은 달랐다.

내가 놀랐던 것은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많은 세세한 일들에 전부 공무원들이 관여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단순히 앉아서 업무를 보는 게 아니라 직접 발로 뛰어다니고, 행사를 기획하는 등등 사소한 일에서부터 큰일까지 공무원들이 관여하지 않는 곳이 없었다. 칼퇴근에, 앉아서 시간만 설렁설렁 때우다가 퇴근하고, 주말에는 한가하게 취미활동을 하는 공무원의 이미지는 출근 며칠 만에 거품처럼 사라졌고, 현실을 직시하게 되었다.

하지만, 오히려 그러한 거품이 걷히면서 알 수 없는 열정이 내 가슴속을 채우고 있다. 지금 신규공무원으로서의 이 열정의 불씨가 사그라들지 않고 더욱 활활 타오를 수 있도록, 나의 열정에 노력을 보태어 더 큰 불씨를 키워보려 한다.

"저는 시민을 감동시키는 공무원이 되고 싶습니다." 공무원 면접에서 했던 말이자 내가 공무원으로서 초심을 잃지 않도록 항상 되새겨야 할 말이다. 시민을 감동시키는 공무원이 되기 위하여 과연 나는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할까?

마음이 즐거우면 표정도 웃는다는 말이 있다. 일을 행함에 있어 즐거운 마음으로 행하고, 이를 밑바탕으로 한 웃는 표정과 따뜻한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 시민을 대하는, 감동행정을 실현하는 공무원이 될 것이다.

내가 행복한 마음으로 시민을 대하면 시민도 행복해지리라 믿는다. 그러기 위해서 우선 내 자신부터 즐거워지고 행복해지리라 다짐해본다.

오늘도 나는 거울에 대고 주문을 걸어본다. 나는 행복한 공무원이라고.

<현승재 / 서귀포시 표선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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