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적 '가뭄 해갈'..."박수 치기엔 이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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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적 '가뭄 해갈'..."박수 치기엔 이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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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지역 '단비'에 농민들 안도...한켠엔 '가뭄 재발' 근심
"이번 비로 향후 15일은 안심...장기적 가뭄 대책 마련돼야"

50여 일 동안 비가 내리지 않아 극심한 가을 가뭄을 겪어야 했던 제주 서부지역.

다행히 지난 13일 늦은 밤부터 14일 오전까지 비가 내려 땅을 적셨고, 애타던 농민들은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그러나 일시적 가뭄 해갈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가뭄을 예방할 수 있는 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한차례 비가 지나간 16일 오후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의 한 양파 밭에서 농민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한경면의 한 밭에서 농민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물기를 머금은 땅이 마르기 전에 일손을 바쁘게 움직이는 농민들. <헤드라인제주>
물기를 머금은 땅이 마르기 전에 일손을 바쁘게 움직이는 농민들. <헤드라인제주>

그동안 비가 내리지 않아 땅에 물기가 없어 파종을 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최근 50mm의 비가 내려 파종 작업이 재개됐다.

농민들은 아직까지 습기가 남아 있는 땅에 양파를 파종하는데에 여념이 없었다.

산양면의 또 다른 양파 밭에서도 작업이 한창이었다. 아직 물기가 있을 때 밀린 작업을 단기간에 끝마치기 위해 외부 인력까지 동원됐다.

분주하게 모판을 나르던 김국권(62)씨는 이번 비가 반갑기 그지 없다면서도 "박수 치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 언제 또다시 땅이 메마를지도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김씨는 "이번 비로 저수지에도 물이 차올라 앞으로 15일 정도는 물 걱정이 없을 것 같다"면서도 "그런데 그 이후 비가 내리지 않으면 또 다시 가뭄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1년 농사의 성공과 실패를 하늘에만 맡겨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행정당국 차원의 장기적인 가뭄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

그는 "이 지역 농사는 관정을 이용해 물을 끌어다 쓰는 방법에 의존하고 있는데, 관정이 제대로 정비되지 않으면 농사 짓기가 매우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또 다른 농민 강성필씨(64)는 "용수저수지가 있긴 하지만 세어 나가는 물의 양이 많을 뿐더러 수심도 얕다"며 "가뭄을 막기 위해서는 저수지 누수를 막고, 수심을 깊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민들의 근심을 덜어줄 수 있는 행정 당국의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한 대목이다. <헤드라인제주>

간만에 내린 단비로 물기를 머금은 한경면 저지리의 양파 밭. <헤드라인제주>
50여 일만에 내린 비로 물이 차오른 용수저수지. <헤드라인제주>

<조승원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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