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너무 올랐다"...상인들 "손님 늘었지만 매출은 뚝"
이어졌던 매서운 한파가 누그러지고, 모처럼 포근한 날씨를 보인 21일.
설 명절을 약 10여일 앞두고 주말에 열린 제주시 민속오일시장에는 많은 도민들과 관광객이 방문하면서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설 명절까지 앞으로 두번의 장이 더 열리지만 미리 시장을 한번 둘러보고 차례상 준비를 하기 위해 시장을 방문한 사람들도 많았다.
그러나 장을 보는 시민들의 표정은 무거웠다.
차례상에 올라가야 하는 과일의 경우 배가 3개에 1만원으로 상당히 비싼 가격이었고 사과의 경우는 못생기고 알이 작은 것은 8개에 5000원이면 살 수 있었지만 알이 크고 깨끗한 경우는 1개에 1000원으로 비싼 편이었다.
채소의 가격도 마찬가지로 손바닥만한 애호박의 가격이 2000원이 넘었고 배추와 무도 예전에 비해 많이 가격이 떨여졌지만 선뜻 손을 내밀기는 부담이 가는 가격이었다.
이렇다보니 시장을 찾은 주부들은 예상보다 가벼워지는 장바구니에 얼굴을 펴지 못했다.
#. "생각보다 가격이 비싸네요...설 명절 어떻게 할지 걱정이예요"
이날 오일시장을 찾은 박모 씨(46, 여)는 생각보다 비싼 가격에 놀라 구입할 계획이었던 물건들 대부분을 포기하고 일부만 구입한 후 발길을 돌렸다.
"뉴스에서 4인가족 차례상차림에 20여만원 든다고 했는데 여기와서 보니까 생각보다 물건이 더 비싸네요. 한 30만원 넘게 들여야 차례상이라도 차릴 수 있을 것 같네요. 요즘 벌이도 시원하지 않은데 설명절 보낼 생각하니 걱정이 앞서네요."
그는 "육지에 사는 가족들에게 선물로 과일을 보내기 위해 오일장을 찾았는데 생각보다 비싸다"면서 "솔직히 마트나 그런 곳에 비해서는 싸긴 하지만 선뜻 손이 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조금이라도 싼 가격에 좋은 물건을 보내기 위해 가게주인과 다시금 흥정에 나섰다.
#. "날씨 풀리면서 손님은 늘었지만...매상은 영..."
많은 손님들이 오일시장을 찾으면서 상인들도 바빠졌다. 그러나 표정은 영 시원치가 않은 모습들이다.
물건을 진열하기 위해 깨끗하게 다듬고 가격을 물어보는 손님들에게 일일히 대답해주기도 했다.
하지만 시장을 방문한 손님들이 가격을 물어본 후 그대로 발길을 돌리는 경우가 많아 매상은 시원치않다고 근심어린 표정을 지었다.
그러면서 "아직 설 명절까지 꽤 남았으니까 가격만 물어보기 위해 오는 손님들도 꽤 있는 것 같다"면서 "오늘 와준 손님들이 다음주 쯤 설 명절을 앞두고 다시 오면 그때는 잘 팔리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민족 고유의 설을 앞두고 치솟는 물가로 인해 시장 상인들과 시장을 찾는 손님들의 얼굴에는 걱정이 떠나지 않고 있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