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된 강동균 회장, '덫'에 걸려든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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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된 강동균 회장, '덫'에 걸려든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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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공사방해' 발단상황에 제기되는 의혹, 진실은?
'항의표시'인가 '공사방해'인가...경찰-해군 '박자 척척'

제주해군기지 반대투쟁의 구심점이었던 강동균 서귀포시 강정마을 회장(54)이 공권력 투입이 임박한 시점에서 전격 구속되면서 사전에 준비된 '덫'을 이용해 그를 인신구속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그와 더불어 함께 해군기지 반대투쟁을 전개해 왔던 강정주민 김모씨(54), 그리고 강정마을 중덕해안가에서 주민들을 지지하며 활동해온 평화운동가 김모씨(25)도 구속됐다. 모두 업무방해혐의가 적용됐다.

해군기지 공사를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 엄단을 내리겠다는 공안당국의 발표 후 첫 사례다.

2007년 8월, 종전 해군기지 유치를 주도했던 마을회장이 총회 결의에 따라 해임된 후, 4년째 강정마을을 이끌어오고 있는 강동균 회장은 제주해군기지 반대투쟁의 구심점이었다.

무더운 여름날, 마을주민들을 이끌고 제주도를 한바퀴 순례하는 도보행진을 비롯해 각계각층에 강정해군기지의 부당성을 알리는데 앞장서 왔다.

구속은 이번이 처음이나, 경찰에 연행된 것은 부지기수였다. 바로 한달전 새벽녘에도 연행됐다가 풀려나기도 했다.

이번에 혐의가 적용된 업무방해혐의는 이미 종전 사안으로 재판에 계류 중이다. 여기에 지난 24일 발생한 충돌사태의 원인이 됐던 '업무방해'가 추가된 것이다.

26일 영장실질심사를 통해 구속영장을 발부한 법원은 "도주 우려 등이 높다"는 사유를 들었다. '재범의 소지가 크다'는 이유가 전면에 내세워진 것이 아니라 '도주 우려'를 들면서 주민들은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영장실질심사 논쟁의 요지는 강동균 회장 등 3명이 24일 오후 2시쯤 해군측의 크레인의 가동준비에 항의한 행위가 '단순한 항의' 표출인지, 아니면 업무방해혐의에 해당하는지가 포인트였다.

변호사측은 해군측이 공사방해를 유도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는 점을 들었다.

해군측이 크레인 조립작업을 통해 마치 공사를 곧 재개할 것 같은 모습을 연출해놓고, 항의하러 온 강동균 회장 등을 곧바로 연행한 것은 일종의 '준비된 덫'이었을 수도 있다는 주민측 주장에 따른 의혹 제기이다.

당시 상황을 다시 정리하면 이렇다.

24일 오후 1시30분께 군용기를 타고 온 민간인들이 공사현장을 둘러보고 있었다. 이 때 크레인의 장비결합이 준비 중인 모습이 주민들에게 목격됐다.

강동균 회장 등이 현장으로 달려가 해군측에 무슨 공사를 재개하려고 하는지를 따지는 순간, 어디에 있었는지 경찰들이 나타나서 업무방해혐의로 체포한다면서 곧바로 연행을 시도했다.

이 상황만 놓고 보면 공사장 내부에 강정주민들이 달려올 것이란 것을 경찰은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얘기가 된다. 사복경찰 등 최소 30여명이 현장에 있었다고 했다.

그리고 곧바로 서귀포경찰서장이 경찰력을 이끌고 직접 현장에 나타나 5명에 대한 연행을 지휘했다. 뒤늦게 '사이렌' 소리를 듣고 달려온 주민들에 의해 7시간 동안 공권력이 수모를 겪는 일이 발생했지만, 그 발단은 의아스러운 점이 많았다.

해군측이 실제 공사를 하려했는지 여부는 알 수 없으나, 크레인 장비결합이란 액션만으로도 주민들 항의가 있을 것이란 것을 예상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바로 이 부분에서 '유도된 작전'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24일 충돌상황이 발생하기 직전의 크레인. <헤드라인제주>
강동균 회장이 연행되는 모습. <헤드라인제주>
강동균 회장이 연행되는 모습. <헤드라인제주>
항의하던 주민들이 연행되는 모습. <헤드라인제주>
이후 대규모 충돌상황의 발생. <헤드라인제주>
주민들에 둘러쌓인 호송차. <헤드라인제주>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으로 들어서는 강동균 회장. <헤드라인제주>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으로 들어서는 강동균 회장. <헤드라인제주>
상황을 지켜본 군사기지 저지 범대위의 고유기씨는 "해군측은 주민들이 몰려와서 항의를 하기라도 바랐던듯 크레인 조립작업을 했고, 이를 공사강행 시도로 본 일부 주민들의 항의를 받은 것인데, 경찰의 연행작전이 일사천리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혹을 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명백한 연행을 위한 유도작전이나 다름 없다"고 주장했다.

실제 현장에 가장 먼저 갔다가 연행된 강동균 회장 역시 영장실질심사에서 이 점을 집중적으로 어필했다.

그는 "업무방해를 인정할 수 없고, 경찰이 저를 체포한 것은 불법체포로서 인권을 유린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의 변호를 맡은 강기탁 변호사는 "강 회장은 크레인 위로 올라갔다가 내려오고 항의하는 말을 건넸다는 점 등은 인정했지만 이 같은 행동이 업무방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면서 혐의는 부인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상황은 강동균 회장이 당시 공사가 재개될 같은 상황을 목격하고 크레인 위로 올라가 어필하고 내려온 것은 사실이나, 목적의식적으로 행해진 업무방해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이다.

보기에 따라 단순한 '항의 표시'일 수도 있는 부분이다.

아직까지 해군이나 경찰은 이 부분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대규모 공권력 투입을 통한 강제진압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터져나온 강동균 회장에 대한 인신구속.

사전에 준비된 '덫'의 유도된 작전이었다는 제기되는 의혹의 진실은 뭘까. <헤드라인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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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곡 2011-08-29 22:47:59 | 211.***.***.53
후련한 글이다
난 그래서 헤드라인제주를 젤 일번으로 친다우

서귀포아줌마 2011-08-29 22:16:23 | 122.***.***.137
이놈들아, 이 나쁜 놈들아 마을회장님을 내놔라!!!

동감 2011-08-28 20:05:56 | 211.***.***.111
맞습니다 강동균 회장은 덫에 걸린게 분명해보입니더
함정수사는 위법이죠

시민 2011-08-27 19:41:47 | 211.***.***.189
강동균 회장님 힘내ㅔ요
정의는 승리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