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가치를 지키는 과정 '보전지역 정기조사'

[기고] 문정현 / 제주시청 기후환경과

2026-11-07     문정현
문정현

제주의 자연은 단순한 경관 자원을 넘어 우리 삶의 기반이자 미래 세대에 물려주어야 할 공공의 자산이다. 오름과 해안, 곶자왈, 하천과 습지 등 제주의 고유한 자연환경은 다른 지역과 구별되는 정체성이며, 이를 보전하는 일은 곧 제주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지키는 일과 맞닿아 있다.

이러한 환경자산을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추진되는 것이 절대·상대·관리보전지역 정기조사다. 보전지역 정기조사는 자연환경 변화와 지역 여건의 변동을 반영하는 5년 주기 법정계획으로, 절대보전지역과 상대보전지역, 관리보전지역 전반에 대한 조사와 분석, 그리고 변경(안) 마련 과정을 포함하고 있다.

보전지역 제도는 보전가치가 높은 지역을 계획적으로 보호하고 관리하기 위한 최소한의 공적 기준이다. 이는 단순히 개발을 제한하는 차원을 넘어, 제주의 환경적 특수성을 유지하고 난개발을 예방하며 지역의 장기적 경쟁력을 지키기 위한 제도적 장치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보전지역은 한 번 훼손되면 회복에 오랜 시간이 걸리거나 원상회복이 사실상 불가능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사전적이고 체계적인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번 절대·상대·관리보전지역 정기조사 역시 이러한 원칙 아래 진행되고 있다. 현장조사와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통해 자연환경의 변화 양상을 면밀하게 살피고, 이를 토대로 보전지역 변경(안)을 마련하는 절차다. 이 과정에서는 오름과 해안, 곶자왈은 물론 하천, 습지, 동굴, 숨골 등 제주의 주요 환경자산에 대한 보전 필요성과 현실적 여건이 함께 검토된다.

보전지역 변경(안)은 행정 편의에 따라 단순 조정되는 사항이 아니다. 조사 결과와 현장 여건, 관련 기준과 절차를 종합적으로 반영해 마련되며, 이후 주민의견청취, 전문가 검증, 도의회 동의, 고시 등의 절차를 거치게 된다. 즉, 이번 정기조사는 보전의 원칙과 현실의 변화를 함께 반영해 제도의 정합성과 실효성을 높이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절차에서 주민의견 청취는 2026. 10. 15. ~ 11. 13. 진행된다. 이는 보전지역 변경(안)에 대해 지역 현장의 의견을 공식적으로 확인하는 절차이며, 이후 전문가 검토와 후속 행정절차로 이어지는 중요한 과정이다.

환경 보전은 행정의 노력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그러나 그 출발점은 분명해야 한다.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 왜 지켜야 하는지, 그리고 어떤 기준으로 관리해야 하는지를 명확히 세우는 일이 선행되어야 한다. 절대·상대·관리보전지역 정기조사는 바로 그 기준을 다시 점검하고 정비하는 절차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제주의 가치는 자연에서 비롯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의 보전 원칙과 관리 기준은 단지 현재를 위한 것이 아니라, 앞으로의 제주를 위한 약속이기도 하다. 변화하는 여건 속에서도 제주의 자연적 가치를 흔들림 없이 지켜가기 위해, 보전지역 정기조사는 보다 정교하고 책임 있게 추진될 필요가 있다. <문정현 / 제주시청 기후환경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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