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 고르쿠다” 서귀포 어르신들이 당당히 전하는 이야기

[기고] 이현미 / 서귀포시청 공보실 

2026-11-01     이현미
이현미

“나가 고르쿠다.” 제주어로 ‘내가 말하겠다’는 뜻이다. 
짧은 말이지만 그 안에는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전하겠다는 당당함이 담겨 있다.

우리는 흔히 어르신을 정책의 수혜자로 생각한다. 
복지와 돌봄, 건강과 여가 등 어르신을 위한 정책을 만들고 필요한 정보를 알리는 일은 지방자치단체의 중요한 책무다. 하지만 정보를 전달하는 주체가 누구냐에 따라 그 의미는 달라진다. 누군가 어르신을 위해 대신 말하는 것과 어르신이 직접 자신의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것은 분명 다른 울림을 준다.

서귀포시의 ‘나가 고르쿠다’ 콘텐츠는 어르신이 시니어 앵커가 되어 노인 정책을 알리기도 하고, 자신이 살아온 마을을 소개하기도 한다. 처음에는 카메라 앞에 서는 일이 어색했지만, 촬영을 거듭하며 자신감을 얻고, 방송을 본 지인들의 반가운 연락에 웃음 짓기도 한다. 오래전 앵커를 꿈꿨지만 이루지 못했던 꿈을 이제야 이루었다는 이야기도 들려온다. 누군가에게는 영상 한 편이지만, 어르신에게는 새로운 도전이자 특별한 성취인 셈이다.

이러한 변화는 어르신을 바라보는 시선도 바꾼다. 어르신은 단순히 보호받거나 도움을 받는 존재가 아니다.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오랜 세월 쌓아 온 경험과 지혜를 나누며, 자신의 삶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갈 수 있는 주체다. 어르신의 목소리로 전하는 정책 소식은 같은 세대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고, 직접 들려주는 마을 이야기는 다음 세대에 전할 소중한 기록이 된다.

어르신을 위한 행정은 필요한 도움을 드리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새로운 역할을 발견하고 삶의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기회를 마련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어르신의 경험이 지역의 자산이 되고, 그 목소리가 서귀포의 이야기가 될 때 포용의 의미도 더욱 커진다.

‘나가 고르쿠다.’ 이 짧은 말처럼 어르신들이 자신의 목소리로 세상과 만나고, 새로운 꿈을 이루며, 이웃과 기쁨을 나누는 기회가 더 많아지기를 바란다. 어르신의 오늘이 더욱 풍성해지고, 그 삶의 이야기가 세대를 넘어 이어지는 서귀포. 어르신의 목소리가 서귀포의 따뜻한 내일을 만들어 간다. <이현미 / 서귀포시청 공보실>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