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SK, 막판 3연패에 무너진 파이널A 꿈…무엇이 발목 잡았나
[정규라운드 결산] 제주, 인천에 1-3 충격패…다득점에 밀려 7위, 파이널B행
기복 보인 골 결정력…이탈로·장민규 공백에 흔들린 중원
전국체전 제주 개최 여파 홈 경기장 사용 제한…원정 6연전 아쉬움
프로축구 K리그1 제주SK FC가 파이널A 진출에 실패하며 정규 라운드를 마무리했다. 북중미 월드컵 휴식기 이후 반등에 성공하며 3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지만, 막판 3연패로 파이널A 진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이번 시즌 파이널A 진출 실패를 단순히 몇 경기 결과로만 설명하기는 어렵다. 시즌 전반에 걸친 경기력, 득점력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헤드라인제주>는 제주SK가 다음 시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보완해야 할 과제가 무엇인지, 정규 라운드 33경기를 돌아보며 그 원인과 과제를 짚어본다.
올 시즌에 앞서 제주SK는 세르지우 코스타 감독을 선임하며 작년과 확실하게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초반 경기들에서는 아쉬움이 컸다. 1라운드 광주전에서는 이탈로의 퇴장 공백 속 광주와 무승부에 그쳤고, 이어진 안양, 서울, 울산전에서 모두 패했다. 강원 원정에서는 1승이 간절했는지 1-0으로 앞선 상황에서 '텐백'을 세우며 승리를 굳히고자 했지만 후반 막판 동점골을 내주며 첫 승을 다음 기회로 미뤄야만 했다.
◇시즌 초반 잃어버린 승점…결국 정규라운드 막판 부메랑으로
결과론적인 해석이지만, 시즌 초반 놓친 승점은 정규 라운드 막판 순위 경쟁에서 뼈아픈 부담으로 남았다.
특히 3라운드 서울전에서는 0-1로 뒤지던 후반 42분 최병욱이 동점골을 넣으며 '승점 1점'을 얻어내는 듯 싶었다. 그러나 불과 5분 뒤 이승모에게 실점하며 패했다.
앞서 언급한 5라운드 강원 원정에서도 첫 승이 간절한 마음에 1-0으로 앞선 상황에서 사실상 모든 선수들이 수비에 가담하며 승리를 지키고자 했다. 그러나 경기 종료를 코앞에 두고 아부달라에게 실점, 1-1 무승부에 만족해야만 했다.
시즌 초반의 승점 손실은 막판 순위 경쟁에서 뼈아픈 부담으로 남았다.
◇뼈아픈 선수단 공백…나가는 선수는 많고 들어오는 선수는 적었다
세르지우 코스타 감독은 줄곧 '스몰 스쿼드'를 지향한다고 밝혀왔다. 포옛 전 전북현대 감독 역시 지난 시즌 '스몰스쿼드'를 지향했고, K리그1 우승컵까지 들어올린 사례가 있다.
하지만 냉정하게 제주SK와 전북현대의 선수층 차이는 크다는 점은 간과해서는 안된다. 또, 선수단 이탈 규모, 부상 상황 등도 달랐다.
김천상무에 입대한 장민규, 오재혁, 김준하, 안찬기를 비롯해 남태희, 김건웅 등 많은 선수들이 팀을 떠났다. 특히 시즌 중 부상으로 이탈했던 이탈로와 이창민, 아이아스의 역할은 팀에서 큰 지분을 차지했다.
결과적으로 제한적인 선수단 규모와 잇따른 전력 이탈은 제주SK의 시즌 운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주축 선수들의 공백이 발생했을 때 이를 메울 대체 자원이 충분했는지, 스몰 스쿼드를 지향한 선수단 운영이 장기 레이스에서 적절했는지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이탈로, 장민규가 동시에 빠지면서 권기민, 이창민이 그 자리를 메웠지만 역부족이었다. 세르지우 감독 역시 기자회견에서 "장민규, 이탈로의 이탈은 미드필더에서 심장을 잃은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기복 보인 골 결정력…주축 공격수 공백에 흔들린 공격
골 결정력은 최근 몇 시즌 동안 제주SK가 풀어야 할 과제로 꼽혀 왔다. 올 시즌 초반 골 결정력에서의 아쉬움이 있었던 경기가 꽤 많았다.
북중미 월드컵 휴식기 이후 제주SK는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 공격수 아이아스가 영입되면서 공격의 활로가 보이기 시작했다.
8월 8일 전북 원정(22라운드)에서는 외국인 공격수 네게바가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등 골 결정력의 고민을 더는 듯 싶었다.
그러나, 9월 중순 아이아스가 훈련 중 부상으로 명단에서 빠지며 공격력에서의 균열이 보이기 시작했다. 9월 20일 강원 원정(30라운드)에서는 이탈로의 결승골로 1-0 승리하기는 했으나, 공격적인 측면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나타났다.
10월 10일 서울 원정(31라운드)과 18일 전북 원정(32라운드)에서는 아이아스의 공백이 뼈저리게 느껴졌다. 31라운드 서울 원정에서는 0-0으로 맞선 상황에서 박수빈이 골대를 강타하는 슈팅을 만드는 등 골 결정력 측면에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제주와 인천의 희비를 가른 것은 다득점이었다. 만약 제주가 정규라운드 경기에서 골 결정력을 살렸더라면, 결과는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 전국체전 여파로 홈 경기장 사용 제한…제주SK 구단 일정 배려는 충분했나
전국체전 개최에 따른 홈 경기장 사용 제한은 제주SK가 감당해야 했던 또 하나의 변수였다. 대회 개최의 중요성과 별개로, 프로축구단의 경기 일정과 경기장 관리 문제를 어떻게 조율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제주SK는 홈 경기장 사용이 제한된 기간 원정 일정을 이어갔고, 정규 라운드 막판 3연패를 당하며 파이널B로 향했다. 원정 6연전이 경기력에 미친 영향을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시즌 막판 홈 경기장 사용과 일정 조율 과정에서 프로구단의 경기 여건이 충분히 고려됐는지는 짚어봐야 한다.
12년 만에 열린 전국체전, 제주도 입장에서는 중요한 행사다. 그러나, 프로축구 경기장으로 사용되는 시설을 시즌 중 전국체전 개·폐회식 장소로 활용한 결정은 적절했는지 반드시 따져봐야한다.
지난 2019년에도 제주월드컵경기장 잔디 보수로 제주는 시즌 초반 원정 6연전을 치러야 했다. 이어진 홈 5연전도 제주종합경기장에서 치러야 했다. 제주는 시즌 초반 부진을 거듭했고, 결국 최하위에 머물며 K리그2로 강등됐다.
지난해 <헤드라인제주>가 전국체전 개.폐회식 장소를 월드컵경기장으로 지정한 것과 관련해 취재할 당시 제주도 관계자는 "일방적으로 '방을 빼라'라고 한 것이 아니고, 제주SK 구단과 협의를 마친 사안이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구단과 사전 협의를 거쳤다는 사실만으로 경기장 사용 제한의 적절성까지 설명되는 것은 아니다. 시즌 중, 그것도 정규 라운드 막판 순위 경쟁이 치열한 시기에 홈 경기장을 사용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2019년 시즌 초반 원정 6연전을 치른 데 이어 또다시 홈 경기장 사용에 제약이 생긴 것이다. 당시 강등이라는 아픔을 겪었던 만큼, 제주SK의 경기 일정과 경기장 사용 여건을 충분히 고려한 결정이었는지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전국장애인체전 개회식은 9월 11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지만, 폐회식은 16일 월드컵경기장이 아닌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제2센터에서 진행됐다. 전국체전 개회식은 이로부터 한 달이 지난 10월 16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그렇다면 경기장 사용 일정을 조정해 9월 19~20일 열린 30라운드나 10월 10~11일 열린 31라운드 경기 중 한 경기라도 홈에서 치를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는 없었을까. 제주SK 구단의 경기 일정과 홈 경기 운영 여건을 고려한 최소한의 배려가 아쉬운 대목이다.
3주간의 A매치 휴식기가 있었다고 해도 원정 6연전이라는 부담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제주는 정규 라운드 막판 3경기에서 모두 패했고, 결국 파이널A 진출에 실패했다. 원정 6연전이 불가피한 선택이었는지, 일정 조정 과정에서 제주SK 구단의 여건을 충분히 고려했는지 의문이 남는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헤드라인제주> 취재 당시 제주도 관계자는 "전국체전 개회식, 폐회식 중 월드컵경기장 필드를 불가피하게 사용하게 됐다"면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잔디 보호를 위해 제주SK 구단 측과 협의를 마친 상황이다. 잔디 보호 매트를 까는 등 최선의 조치를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약속도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 <헤드라인제주>가 전국체전 개.폐회식 영상과 확보한 사진 등을 확인한 결과, 잔디 보호 매트는 없었다.
모든 행사가 마무리된 지금, 제주월드컵경기장의 잔디는 '최악'이라고 밖에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11월 초로 예상되는 파이널라운드 홈경기 전까지 잔디를 새로 심는 등의 보수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것이 제주SK 구단을 위한 최선의 조치인가.
◇감정 컨트롤.경기 중 판단 여전히 숙제
제주SK는 올 시즌 퇴장으로 수적 열세에 놓이는 상황을 반복했다. 퇴장 자체뿐 아니라 불필요한 파울과 경고 누적에 따른 결장도 팀 운영에 부담이 될 수 있는 만큼, 선수들의 경기 중 판단과 감정 조절 역시 다음 시즌 보완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세르지우 감독 역시 지난 인천과의 경기 전 "감정 컨트롤이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할 정도로 감정 컨트롤 부분이 중요시되고 있다.
지난 인천 원정에서 심한 반칙 플레이로 퇴장을 당한 유인수를 비롯해 심판 판정에 항의를 하다 경고를 받은 김신진 등 중요한 순간마다 감정 컨트롤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제주다.
제주SK가 다음 시즌 더 높은 순위를 노리기 위해서는 경기 중 판단과 감정 조절도 개선해야 할 과제다. 경고 누적에 따른 결장이나 퇴장으로 인한 수적 열세는 팀 전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정규라운드 33라운드는 모두 끝났고, 이제 파이널B에서의 5경기 만을 남겨두고 있다.
파이널B에서 남은 다섯 경기는 순위 경쟁과 별개로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2010년과 2017년의 영광을 다시 재현할 수 있을까. 제주SK가 이번 시즌의 아쉬움을 교훈 삼아 전력을 재정비하고, 다음 시즌에는 더 높은 곳을 향해 나아가길 팬의 한 사람으로서 기대한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