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도민.관광객 카드 소비 늘었다는데...물가 상승분 걷어내니

8월 내국인관광객 9.9%. 도민 3.3%↑...물가 반영하면 1.0%. 0.2%↑그쳐
한국지역혁신연구원 "고물가.채무상환 부담겹쳐 가계 소비 개선 난망"

2026-10-21     최일신 기자
제주를

제주를 찾는 내국인 관광객이 감소했지만, 관광객의 카드 소비액은 1년 전보다 9.9% 증가했다. 제주도민의 카드 소비도 4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물가 상승분을 반영하면 실질 소비 증가율은 관광객 1.0%, 도민 0.2%에 그쳐 사실상 정체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고물가와 높은 채무상환 부담이 겹치면서 가계의 실질적인 소비 여건이 개선되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사단법인 한국지역혁신연구원(원장 문만석)은 이런 내용이 담긴 '제주 사회경제 현황 지표' 제3호 연구보고서를 21일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의 특징은 고용과 소비·물가 등 주요 경제지표 간 다중 연계분석을 실시했다는 점이다.

분석 결과, 생산이 정체된 상황에서도 고용은 증가했으며, 고용 증가에도 불구하고 상용근로자는 감소한 반면 비임금근로자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관광객 수는 감소했지만 관광지출은 증가했고, 카드 소비 역시 늘었으나 물가 상승으로 인해 실질적인 소비 확대는 제한적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내국인 관광수요의 부진이 지속되고 있지만 지난 8월 내국인 관광객 카드소비액은 전년 동월보다 9.9% 증가했다. 관광객 감소에도 7월 7.8%에 이어 두 달 연속 비교적 높은 증가세다.

그러나 항공사.연료판매를 제외한 증가율은 4.1%로 낮아졌으며, 물가상승률(3.1%)을 단순 적용하면 실질증가율은 1.0%에 그친다. 

같은 기간 제주도민의 카드 소비액은 전년 동월보다 3.3%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도 3.1% 상승했다. 소비자물가지수를 적용해 단순 환산하면 물가 상승분을 제외한 소비 증가율은 약 0.2%에 그친다.

이는 정확한 실질 소비 증가율은 아니지만, 명목 소비 증가분의 상당 부분이 가격 상승에 따른 것일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대형소매점 판매 감소와 전국 평균보다 높은 예금은행 연체율까지 고려하면, 소비지출과 소비심리가 일부 개선됐더라도 가계의 소비 여력이 안정적으로 회복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카드 소비 증가가 물가 상승에 따른 착시로, 실제 소비 개선은 미미했다는 얘기다.

연구원은 "관광객의 소비구성과 물가지수의 품목별 가중치가 다르다는 한계는 있지만, 관광객 카드소비액의 명목 증가율만으로 실질적인 소비 확대를 평가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관광객의 실질 소비 확대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도민소득과 소비로 이어지는 파급효과도 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대형소매점 판매 감소와 전국보다 높은 예금은행 연체율까지 고려하면 명목 소비지표의 개선에도 가계의 소비여력이 안정적으로 회복됐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는게 연구원의 판단이다. 제주지역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1.35%로 전국 평균의 두 배 수준으로 높다. 

제주경제 생산이 정체된 가운데서도 고용 증가세는 이어졌지만, 고용구조에는 변화가 나타났다.

제주 실질 GRDP 성장률은 2025년 4분기 -0.5%에서 2026년 1분기 1.8%로 반등했으나, 2분기에는 0.0%로 정체됐다. 관광수요 역시 1분기 증가세에서 2분기 감소세로 돌아섰다. 반면 취업자 수는 증가세를 유지해 9월에는 전년 동월 대비 1만2000명 늘었다. 그러나 고용 형태별로는 상용근로자가 2000명 감소한 반면 비임금근로자는 1만3000명 증가해 대조를 보였다.

이는 생산과 관광수요의 부진에도 고용의 양적 확대가 이어지고 있지만, 고용의 질과 구조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고용 증가세뿐 아니라 증가를 주도하는 고용 형태와 그 배경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문만석 원장은 "분석 결과를 정리해보면, 이번 제주 사회경제 현황 지표에서 제주경제의 5개 지표군 가운데 물가는 ‘보합세’, 소비·생산·관광은 ‘약한 악화세’, 고용은 ‘제한적 호전세’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이어 "고용의 양적 개선이 이어지고 있지만 생산과 소비·관광의 부진이 지속되고, 고용의 질적 안정성마저 약화되면서 제주경제 전반의 회복세는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진단했다.<헤드라인제주>